설악산-상투바위골을 만나다.
무명골 채석폭포
이름이 알려져야 꼭 멋지거나 어름다운것은 아니다.
서락의 비경은 누구룰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설악산-상투바위골을 만나다.
일시 : 2018년 5월 1일 화요일(근로자의 날)
계절의 여왕이라는 명성을 이미 4월에 양보한지 오래되었지만 서락의 봄은 누가 뭐라해도 아직 5월이다.
서락의 900~1,000m 고지에는 이제 신록이 한창이고 아직도 정상부위는 겨울이 미쳐 떠나가지 못했다.
그저께 다녀온 남설악보다는 이곳 서북능선이 더 늦게 봄을 맞는다.
양양고속도로 개통 후 원통을 지나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모처럼 원통을 지나 아침이 오는 안산의 모습을 볼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미세먼지가 발목을 잡는다.
설악의 골짜기도 미세먼지에 자유롭지 않다.
신록이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은 간곳없고 귀때기청에서 흘러내린 암릉도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작은 합수점에 도착해서 데친 두릅과 산당귀향 가득한 라면으로 아침을 먹는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나만의 농장에서 두릅사냥을 한다.
예년보다 나무들이 많이 죽어 수확은 간신히 체면치레 정도다.
커다란 바위가 문지기 노릇을 하는 좌골을 오르니 수확이 제법이다.
몇년전에 넘어진 전나무에는 잔나비걸사 가족이 가득 자리를 잡고 있다.
관터골과 달리 이곳의 두릅은 이제 제철이다.
변산의 채석강 같은 모습의 암릉이 특이한 와폭을 오른다.
채석의 암릉 위에는 털진달래가 한창 진분홍의 꽃잎을 피우고 있다.
지난달 동강에서 만났던 고랭이와 닮았다.
아니 고랭이와 똑 같다.
올해는 귀때기청의 털진달래를 만나고 싶다.
아마 올해의 봄기온을 보면 5월 10일 전후 만개할것으로 보인다.
털진달래꽃 옆에는 진달래가 뒤늦은 꽃을 피우고 있다.
채석폭포와 어루러진 털진달래는 유난히 짙은 분홍색의 꽃잎이다.
다시 내려서서 작은 좌골을 오른다.
건천의 좌골을 올라 상투바위골로 내려선다.
미답지를 선택할때마다 걱정을 하지만 오늘의 선택은 Good이다.
상투바위골로 내려서서 푸짐한 점심을 먹고 하단으로 내려선다.
상투바위에 대해서는 새군데의 바위를 지도마다 다르게 표시하지만
내 생각에는 뒤에 보이는 바위가 상투바위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상투바위도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사실 상투바위라고 하지만 상투의 모양이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어릴적 만화에서 보았던 일본 자객의 머리 모양같다.
괜한 생각이고 트집인가?
합수점을 내려서면 만나는 상단폭포, 여전히 포얀 얼굴로 산객을 맞는다.
산우들이 무사히 다 내려서니 이제는 인증샷!
상단폭포는 끝이 났지만 폭포는 쉬지 않고 와폭으로 이어진다.
하단폭포 상단에는 기기묘묘한 모양의 수로가 족가되어 있다.
새삼 물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단폭포는 상단폭포보다 조금 더 높은곳에서 물이 떨어진다.
먼저 내려서서 산우들의 하산을 도와주고 폭포를 담는다.
상단폭포와 달리 폭포밑에 소나 담이 없이 와폭으로 쉬지 않고 흐른다.
상투바위골 하단으로 내려서니 미세먼지속에서도 신록이 눈부시다.
하늘이 파란 봄날에 만났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며느리취나물이라고도 불리는 금낭화가 무명골에서 상투바위골 넘는 작은 골에 가득하더니
상투골 하단폭포 밑 바위틈에도 담홍색 예쁜 꽃을 피웠다.
꽃말이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중국이 원산지라고 알려졌으나 설악산의 곳곳에 지천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원산지가 맞는 것 같다.
1시가 되어 산행이 마무리되고 택시를 타고 내설악광장으로 무사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