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성인봉-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을 완등하다!
성인봉에서
아주 오래전에... 아마도 94년도? 성인봉을 오를 기회가 있었다.
그때 기회를 잃고 나니 25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야 성인봉에 오른다.
이렇게 성인봉에 오르기가 어려울줄 몰랐다.
일부러 완등을 목표로 하지 않았지만 산림청 선정 100대명산을 99산을 오르고 난뒤
100번째 산을 오르기까지 정말 긴 시간이 흘렀다.
그 100번째 산이 성인봉이다.
그래서 더 감회가 새롭고 기분이 좋은걸까?
울릉도 성인봉-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을 완등하다!
일시 : 2019년 10월 8일 화요일
코스 : KBS중계소~팔각정~성인봉~성인수~나래분지
다른 곳은 몰라도 울릉도 여행은 아내와 함께하고 싶었는데 아내가 이직으로 3개월의 휴가를 얻었으니 이 기회를 놓치기 싫다.
얼마나 좋은 기회이고 축복인가?
나도 눈 딱 감고 이틀 휴가를 내서 울릉도를 떠난다.
신경쓰고 싶지 않았지만 산림청 선정 100대명산 완등을 1개 남겨 두고 10년을 넘게 기다렸으니 이제 완등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번 여행의 버킷리스트?
당연히 성인봉이다. 그리고 덤으로 독도땅을 밟고 서는 일이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 강릉에 도착하니 아직 배 시간이 여유가 있어 시내 입구 기사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강릉항으로 향한다.
강릉항은 주차공간이 여유가 있고 주차료가 무료라서 너무 좋다.
날이 조금 흐리기는 했지만 바닷 내음이 좋다.
강릉에서 울릉도 항해하는 선박은 생각보다 배가 몹시 흔들린다.
아마 그래서"울렁울렁 울렁대는 처녀 가슴 뱃머리도 신이나서 트위스트 아름다운 울릉도...." 이런 노래가 있었나보다.
많은 사람들이 배멀미에 고생을 하는데 자리가 화장실 바로 앞이라 냄새도 소리도 신경이 쓰인다.
에고 꽤 길게 느껴진 3시간, 드디어 울릉도 저동항에 도착한다.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에게 방을 배정 받고(방은 작지만 깨끗해서 맘에 든다) 어판장 2층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식당이름이 대운횟집이었던가? 먹을만하다^^
식사를 마치고 셔틀버스에 오른다.
팩키지 여행, 오늘 오후 일정은 울릉도를 한바퀴도는 순환관광이다.
얼마전 일주 코스가 완성(?)되었다니... 행운이란다. 기사님 말씀이!
그러나 아직은 도로 곳곳이 공사중이고 도로가 좁아 속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기회에 울릉도를 전기차만 통행 가능하게 하면 어떨까?
울릉도의 곳곳은 낯익은(?) 모습이다.
해안의 암릉들이 제주도와 비슷하다.
같은 화산섬이니 비슷한 것이 그리 이상할 것 없지만... 또 다시 자세히 보면 다른 풍경이다.
물론 울릉도가 제주보다 비교도 안될만큼의 형님이지만...
팩키지 여행이니 당근, 들리는 코스가 있다.
울릉도 호박엿공장...그리고 나래분지 식당, 또 백리향비누공장
잠깐 버스를 세워줘서 코끼리바위를 멀리서 담아본다.
주름이 많아 노인바위란다.
나리분지의 어느 식당에서...
누개승마(삼나물)회무침이 15,000원이니 결코 싸지 않고... 그래도 껍데기 술과 잘 어울리니 아내도 좋아한다.
버스안에서 삼선바위와 관음도를 지켜보며 숙소로 돌아온다.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와 저녁을...
뭘 먹지?
울릉도 주메뉴인 따개비국수... 먹을만하다.
거의 대부분의 식당에 따개비국수는 다 있다.
어제 몸살이 있어 걱정을 했는데 따뜻하게 잠을 자서인지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 않다.
아침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나라 최동단 울릉도의 일출을 본다.
물론 독도가 최동단이지만 독도에서 일출을 보는것은 불가능하니 내가 볼수 있는 일출은 이곳 울릉도의 일출이 가장 동쪽이다.
촛대바위 너머로 해가 올라와야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다.
아침을 먹고 성인봉으로 향한다.
오늘 원래 스케쥴은 오전에 독도여행, 그리고 오후에 B코스 단체 관람인데 선사의 일정때문에 독도 여행이 하루 늦어지면서
B코스여행이라니 나도 스케쥴을 바꿔 오늘 성인봉 등산이다.
가이드는 등로가 험하고 위험하니 가능하면 B코스 단체관람을 권유하고 사고시 책임 없다는 각서도 받아간다.
웃긴다.
언제부터 그리 걱정해주었는지...
숙소앞에서 택시를 타고 KBS중계소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사동의 아침은 이제 시작하는지 구름과 빛의 향연이 멋지다.
초반 30분정도 가파른 등로를 오르면 걷기 편한 등로가 산객을 반겨준다.
아내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제법 잘따라 온다.
고사리가 지천이다.
아니 바닥 전체를 덮고 있다고 표현해야 한다.
아름드리 나무는 별로 없지만 숲이 제법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산행 시작 2시간만에 성인봉 정상에 올랐다.
이렇게 좋은 등로의 성인봉을 위험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웃음밖에는...
2m를 쌓아 1,000m를 만들어버릴까? ㅋ
남들처럼 요란스럽게 목표를 정하고 산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을 오늘 완등하니 기분이 더더욱 좋다.
성인봉 정상 바로 아래의 조망처에서...
바로 아래가 울릉도 유일의 평지인 나리분지이다.
하산은 나리분지로...성인수도 한잔하고....
나리분지에서 기분 좋은 선물을 받는다.
은빛여울 출렁대는 억새밭! 지금까지 만난 억새중에서 가장 예쁜 억새다.
어쩌면 이렇게 예쁠까?
그 어떤 꽃보다 더 예쁘다.
나리분지에서 만난 또 다른 선물 "울릉국화 군락지"
국화의 향이 아직도 나는듯하다.
나리분지의 알봉둘레길은 걷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마술같은 길이다.
나리분지에 도착하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17분이 남았으니 나는 어제 들리지 못한 나리분지 전망대에서 버스를 타야지...
천부에서 저동행 버스를 갈아탄다.
선창에서 내리면 삼선암과 관음도를 들리수 있으니 그냥 지나칠수 없다.
어쩌면 삼선암이 울릉도의 랜드마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삼선암을 구경하고 다시 관음도로 향한다.
이친구는 뭐지?
자연이 만든 터널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
마땅히 식사할곳이 없다.
김밥과 어묵, 그리고 호박 막걸리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관음도도 좋지만... 난 하얗게 부서지는 저 파도가 더 좋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너무 좋다.
관음도는 특별한 경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워한 바람 맞으며 1시간정도 걷기에는 아주 좋다.
섬 이름을 쥐도로 바꿔야하지 않을까?
천적이 없는 탓인지 들쥐가 너무 많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나니 아직 여유가 있어 해안길을 찿는다.
다리가 아직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갈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봉래폭포를 갈껄 ?
오늘은 독도 방문만 공식적으로 있는 날이다.
어제처럼 파도가 높으면 어떡하지?
일출을 보러 나와 바다를 보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촛대바위에 매달려 있는... 소나무? 애처롭다.
2019년 10월 9일 한글날에 독도에 오른다.
울릉도 저동항을 떠난지 1시간 40여분에 도착한 독도는 생각보다 훨씬 멋진 모습이다.
주어진 20여분의 시간이 너무 아쉽기는 하지만...
접안을 허락한 독도에게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