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반나절의 강릉 이야기

Edgar. Yun 2020. 8. 7. 09:12

반나절의 강릉 이야기

2020년 8월 6일 목요일

 

7월 중순부터 시작한 장마가 남부지방을 걸쳐 중부지방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꽤 여러해동안 마른장마라며 툴툴거렸는데 올해 장마는 그간의 화풀이라도 하듯 물폭탄을 퍼붓고 있다.

오늘도 한밤중부터 요란한 천둥번개를 앞세우고 세차게 비가 내려 창문을 열고 탄천을 내다보니 범람한 흙탕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가는 길도 예외는 아니다.

평창을 지나 대관령을 내려서니 세차게 내리던 비는 그치고 군데군데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한다. 태백산맥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고개너머까지 세차게 내리던 비가 이곳은 내리지 않으니 말이다.

 

일정이 일부 취소되어 차를 몰고 강릉항으로 향한다.

 

파란 하늘만이 멋진것은 아니다. 마치 짙은 먹으로 그린듯한 하늘도 제법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2년전에 이곳에서 아주 멋진 일몰을 만난적이 있다. 오늘도 저녁까지 기다리면 볼 수 있을까?

 

 

솔바람다리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그 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듯하다. 남대천 너머 태백산맥이 짙은 구름속에 보인다. 오늘 선자령이나 안반데기를 갈까?

 

 

솔바람다리를 지나 남항진해변으로 들어선다.

작은 해수욕장을 지니고 있는 남항진해변은 안목해변보다 훨씬 더 조용한 해변이다. 일본까지 놓으려다 일본 아베 꼴보기 싫어 중단한 대한해협다리^^

 

 

 

많은 사람들은 강원도를 "감자"라고 하지만 내고향 홍천은 감자를 그렇게 많이 심지 않는다. 오히려 옥수수를 더 많이 심는다. 대관령이 가까워 감자가 유명한가? 감자옹심이 식당이 여럿이다.

너무 많은 손님이 있어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혹시 일인 손님도 받아요? 네 자리있으면 앉으세요!

빈자리를 찾아 앉아 순옹심이를 주문하고 30여분을 기다리니 감자옹심이와 김치로 식탁이 찿아진다. ㅋ 반찬은 김치한접시... 난 좀 매콤했으면 좋겠는데 국물이 강원도 사람을 닮아 순하디 순하다. 옹심이를 입에 넣고 씹으니 처음 먹어보는 옹심이인데 감자떡 같은 식감이 낯설지 않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엄마는 가끔 감자떡을 해주시곤 했었다.

큰딸 솔비는 워낙 감자떡을 좋아하니 순옹심이도 좋아할것 같다. 혼자가 아니라면 감자전도 먹고 싶고 장칼국수도 먹고 싶은데...

 

 

 

차를 몰아 해변을 따라 경포대로 올라간다. 예전같으면 해수욕인파로 붐비겠지만 코로나와 폭우탓인지 해변이 한가롭다.

경포해변을 지나 사천으로 가는길에 테라로사 한잔과 커피빵을 주문해서 해변데크에 앉아 오늘따라 성질부리는 파도를 바라보니 후~ 답답했던 가슴에 작은 바람 구멍이 나서 숨을 쉴것 같다.

 

 

 

교수님이 연꽃 자랑을 해서 나도 경포호수의 연꽃을 보러 간다.

한참을 걸어도 연꽃은 보이지 않고 명품 송림이 대신 나를 반겨준다. 강릉에 올때마다 반하는 송림, 경포호수 주변의 송림도 명품중의 명품 자태를 뽐내고 있다.

 

 

 

 

 

드디어 만난 연꽃

벌써 많은 꽃이 지고 연밥을 매달고 있었다. 그래서 일까? 연꽃은 생각보다 많이 피어 있지 않다.

작년에 만났던 궁남지를 기대한 댓가일까? 조금은 실망스럽게 돌아선다.

 

 

연꽃이 조금 덜 피어 있으면 어떠냐!

이렇게 평온한 마음으로 반나절을 강릉을 만났으면 그것으로 행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