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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寶山(칠보산)-보물을 찾아 떠나다!

Edgar. Yun 2020. 4. 26. 06:41

칠보산 정상에서

 

 

 

칠보산(七寶山)-보물을 찿아 떠나다.

일시 : 2020년 4월 25일 토요일

코스 : 떡바위~청석재~칠보산~활목고개~쌍곡폭포~절말

 

 

 

七寶山(칠보산)...

통일이 되면 가장 가보고 싶은 산이다.

금강산보다 더 가보고 싶은 산이 칠보산이다.

함경북도에 소재하고 있는 659m의 칠보산은

경치가 아름다워 "함북 금강"이라고 불린다.

우연히 북한매체에서 소개되는 칠보산을 보았는데 " 아! 가보고 싶다"가 절로 나왔던 칠보산이다.

칠보산은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칠보산은 구성 암석이 주로 땅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돌 물(용암)이 솟아 나와 식으면서 굳어진 현무암, 조면암, 흐름 무늬 암 및 이들의 재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칠보와 외칠보, 그리고 해칠보로 나누어지는 오랜 세월 비바람에 씻겨진 기암들이 즐비하다.

오늘 내가 가는 속리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칠보산은 괴산의 3 대구 곡인 쌍곡구곡(雙谷九曲)을 품고 있는 779m의 산이다.

높이는 함북에 있는 칠보산과 견줄만 한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까?

불교의 무량수경이나 법화경에 나오는 일곱 가지 보배인 금, 은, 파리, 마노, 기거, 유리, 산호를 뜻하는 칠보의 이름을 갖고 있으니 실망시키지 않으리란 기대를 갖고 이른 아침 출발을 한다. 쌍곡구곡이 있어 주로 여름철에 산객들이 많이 찾지만 지난주 관악산을 다녀온 뒤로 한동안 서울 근교의 산은 찾지 않기로 생각했다.
다행히도 코로나 확진자자가 하루 한자리 숫자로 줄었지만 마스크도 쓰지 않은 산객들이 수천명이 몰려들어 거리두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아마 산악회가 운영되지 않으니 산객들이 수도권의 가까운 산으로 모두 몰려드는 것 같다.

 

7시30분이 넘어 집을 떠난다.

집에서 약 130km이니 설악보다 가까운데 이렇게 발걸음이 어려웠을까?

아직은 고속도로가 한가하지만 일부 산악회의 버스가 운행중인것을 보면 얼마지나지 않아 일상으로 돌아올것 같다.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를 한다.

이미 많은 차량들이 자리를 잡아 몇자리 남지 않았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여름 성수기였다면 주차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들머리입구에서는 국공직원들이 나와 손소독제를 나와주며 코로나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쌍곡에는 아직 산벚이 곷을 피우고 있지만 거친 등로를 조금 오르고 나니 등로 주변에 각시붓꽃이 제법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각시붓꽃은 기별, 존경의 꽃말을 갖고 있다.

어떤 기쁜 기별을 주려나!

 

 

등로를 따라 조금 더 오르니 "사랑의 기쁨" 꽃말을 갖고 있는 산철죽도 곱게 꽃을 피운다.

마치 어머니의 봄 한복 같은 연분홍의 꽃앞이 사라스럽다.

 

 

 

전혀 기대하지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고산구슬붕이가 낙엽속에서 보라색꽃을 피우고 있다.

어쩌면 이름이 큰구슬붕이니지도 모르겠다.

워낙 야생화의 구분이 어려워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도 꽃말이 "기쁜소식"이라니 기분이 좋다.

 

 

 

아무니 찿아도 떡바위는 보이지 않고 그저 평범한 등로가 이어진다.

속리산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속리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는 탓인지 등로는 법주사에서 문장대 오르는 길 같다.

청석재를 오르니 바람소리가 마치 동해의 거친 파도소리처럼 들려온다.

각연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청석재는에는 쉬어 갈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거센 바람이 불어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처석재를 지나면 제법 가파른 등로가 이어지고 보배산과 각연사가 조망되는 조망처를 만난다.

각연사 뒷쪽으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은 박달산이다.

오늘은 각연사로 내려가지 않고 절말로 내려선 후 차량으로 각연사를 찾을 계획이다.

 

 

 

 

세찬 바람속을 뚫고 동해를 입은 진달래 꽃길속을 한참 걸어 778m의 칠보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두세명의 산객만이 있는 한적함이 너무 좋다.

지난주 관악산의 소란스러움과 너무도 비교가 되어 더 없이 좋다고 느껴진다.

 

 

 

 

칠보산 정상에서 십여미터 더 지나면 정상보다 백배는 더 멋진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우측으로 금부처가 나왔다는 보배산이 있고 괴산에서 가장 높은, 그래서 이름도 군자산이다.

다음 산행지로 군자산을 갈까?

 

 

 

 

좌측부터 장성봉과 막장봉, 그리고 가운데 멀리 보이는 대야산과 속리산의 문장대가 만들어 내는

백두대간의 산군들이 멋진 산그리메가 산객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다음 산행지가 단순한 군자산이 아니라 괴산에 있는 모든 산군들을 다녀오라고 명령한다.

 

 

다시 군자산과 선도산 앞에 섰다.

바람은 마치 나를 끌어 내릴듯 거세게 불어 오지만 어림 한푼없다.

 

 

만약에 나보고 칠보산의 칠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정상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의 산군들이 만드어 내는 산그리메라고 일초의 망설임 없이 애기하리라!

 

 

 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고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을 피해 앉았지만 거센 바람을 온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등으로 바람을 막고 앉아 캔맥주에 반숙 계란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시원한 맥주가 차갑다고 느껴지는 것을 보면 아직 봄을 지나가지 않았다.

 

 

주목은 아직 새잎을 피울 생각조차 없는데 신갈나무위의 겨우살이는 이미 꽃을 피우고 봄을 맞고 있다.

 

 

 

정상에서 활목재로 내려서는 길은 암릉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매력 있다.

설악이나 월악 등에서 만나는 암릉과는 결이 다른 암릉과 소나무가 명품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다. 

 

 

활목재로 내려서며 바라본 각연사와 선도산, 그리고 박달산이 어우러진 모습은 히말라야의 풍경 같다,

 

 

 

 

 

우리 민족처럼 소나무를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아마도 많은 외침을 받으며 힘들때 늘 푸른 소나무를 보며 위로를 받고 견뎌오지 않았을까?

그래서 소나무를 더 좋아 하는 것이 아닐까?

어떤 소나무는 쓰러지니 삶을 내려 놓았고 또 다른 소나무는 그옆에 쓰러져서도 삶을 이어간다.

낙낙장송, 춘행목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어가며 살아가는 소나무도 좋다.

 

 

활목재에서 각연사로 내려서는 길은 이달말까지 산불예방으로 통제되고 있었다.

설악은 산불을 핑계로 5월말까지 문을 닫아 놓는데 그에 비하면 이곳의 통제는 양호하다.

암릉과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던 등로는 이곳 활목재에서 절말까지 온순한 오솔길이 된다.

사초들이 푸른 몸둥이를 바람에 맡기고 흔들거리는 모습이 애처로움보다는 평온함이 느껴지는 등로이다.

 

 

사초가 바람에 흔들리는 등로를 따라 내려서면 살구나무골을 만난다.

갈수기인 봄날에 이정도의 수량이면 작지 않은 계곡이다.

벌써 성질급한 사람들은 계곡으로 내려가 발을 물에 담그는 것을 보면 칠보산의 여름을 상상 할 수 있다.

여름 산행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살구나무골을 내려서다 만난 작은 폭포와 넓은 담, 그리고 산 벚꽃!

그냥 무심히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산골의 봄 풍경이다.

바람에 인상을 찌뿌리는 물속을 들여다 보니 계곡에서 쉽게 발견 할 수 없는 달팽이가 보인다.

지금 다시 들어도 힐링이 되는 산속의 봄 풍경이다.

 

 

작은 폭포와 넓은 담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이다.

설악의 관터골이 생각나지만 소나무는 관터골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풍광이다.

소나무 그늘 아래 누우면 아무리 무더운 한여름의 날씨도 얼씬하지 못할거다.

 

 

쌍곡의 팔경중 7곡인 쌍곡폭포 앞에는 돌배나무가 화사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돌배가 열리려고 저렇게 많은 꽃들을 피웠을까?

꽃술들이 마치 돌배꽃이라고 얘기하듯... 귀엽다.

말괄량이 삐삐의 주근깨가 생각이 난다. ㅎㅎ

 

 

 

쌍곡의 구곡중에서 칠곡인 쌍곡폭포는 폭포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폭포밑의 넓은 푸른 담이 주변의 풍경과 자 어울려 한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한다.

 

 

 

쌍곡휴게소에서 떡바위까지는 1km 남짓 도로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도로에서 내려다 보는 쌍곡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절경의 풍광을 갖고 있지만 

사유지 철조망이 가로 막고 있어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나중에 찿아보니 3고인 떡바위와 용소, 쌍암등도  펜션뒤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그냥 지명으로만 사용되고 있었다.

떡바위부터 절말까지 트레킹코스를 개발한다면 명품 트레킹 코스가 될것을 확신하다.

 

 

쌍곡의 지천에 자리잡은 돌담이 인상적인 농가의 모습이 나의 눈을 사로 잡는다.

폐가인지.. 아닌지... 

땅을 사서 아담한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땅을 살수 있는지 알아볼까?

 

 

 

도를 걸어 내려오다 다시 큰구슬붕이를 길 아래에서 만났다.

솔잎을 이불삼아 늦은 꽂샘추위를 이겨내고 있는 큰구슬붕이가 너무 사랑스럽다.

1km 가까운 도로 옆길을 따라 걸어 내려서니 들머리였던 떡바위 입구에 도착한다.

천천히 산행해도 4~5시간이면 누구나 충분히 다녀 올 수 있는 칠보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칠보산의 옛이름인 칠봉중에서 몇개의 봉우리를 다녀 왔는지 잘 모르지만

칠보산의 보물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이 산군이 한눈에 보이는 일망무제의 조망이라는 생각이다.

 

다시 차를 몰아 각연사로 향한다.

칠보산을 오르며... 활목재로 내려서며 보았던 신라의 법흥왕때 창건되었다는 각연사를 들려서 올라 가기로 한다.

신라 법흥왕때 유일대사가 세웠다고 알려지고 있는 각연사는 

법흥왕 때에 어느 대사가 쌍곡리에 사찰을 지으려고 목수를 시켜 나무를 다듬고 있는데

까마귀 떼가 날아와서 나무 조각을 물고 자주 날아가므로, 이상하게 생각한 대사가

그 까마귀 떼를 따라가 보니 깊은 산골에 있는 연못 속에 나무 조각을 떨어뜨렸다고 한다.

연못을 살펴보니, 그 속에 석불이 앉아 있어 그곳에 절을 세우고 "연못 속에서 부처로서 깨달을 수 있다.(覺有佛於淵中)" 하였기 때문에 절이름을 각연사라 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고찰이다.

"깨달을 각(), 연못 연()"자를 써, "각연사"라고 한다.

 

 

 

대웅전에서 300m 떨어진 일주문 앞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간 나를 먼저 반기는 것은 

비로전의 마당에 우뚝 솟은 수종과 수령을 아루 없는 커다란 나무이다.

 

 

 

대웅전 마당에 분홍색꽃을 피운 수사해당화가 너무도 예뻐 오랫동안 나를 머물게 한다.

중국 서부지방이 원산지라 서부해당화라고 불리기도 하는 꽃으로 벚꽃이 진 4월말이나 5월초에 피는 꽃이다.

꽃말 "산뜻한 미소"처럼 정말 산뜻한 꽃이다.

 

텃밭에 계시는 스님에게 꽃이름을 여쭈어보니 꽃사과라고 하는데 틀린 것 같다고 퉁명스런 답을 하신다.

스님! 낼 모레가 석탄일이니 조금 상냥하고 인자하게 말씀하세요^^

그리고 스님! 꽃사과라고 부르기도 한데요^^

 

 

 

각연사는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433), 통일대사탑비(보물 제1295호)을 갖고 있지만 통일대사탑비는 

각연사에서 약 1km 떨어진 보개산 중턱에 있어 포기하고 돌아선다.

충북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대웅전과 비로전, 그리고 보배산과 보개산으로 둘러 쌓여진 멋진 풍광을 만난것으로 충분하다.

기회가 된다면 각연사 원점회귀 산행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