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향적봉-눈꽃 활짝 핀 설국에 다녀오다!)
언제 : 2013년 12월 14일 토요일
누구와 : 홀로
코스 : 삼공리~백련사사~향적봉대피소~향적봉~설천봉~곤드라~설천지구
몸 컨디션이 좋지 않고 일요일 송년 산행도 계획되어 있어
토요일은 쉬려고 했는데...
화봉님과의 망년회가 의외(?)로 쉽게 끝나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밤 11시에 산행 신청을 한다.
늦게 돌아와서 아내보고 대신 입금하라고 라니 짜증이 대단하다.
산방 기간중이라 향적봉 외에는 갈 수 없지만
그래도 올 첫 눈산행지로 덕유산은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덕유산 향적봉대피소의 눈이 만든 크리스마스트리
5:45에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라면을 끓여먹고...점심 반찬 김치를 챙기고 홀아비가 따로 없다.
아파트를 나서자 제법 매서운 바람이 인사를 하고 바닥에는 밤에 눈이 왔는지 새 눈이 쌓여 있다.
일찌감치 죽전간이정거장에 도착하여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는 기름 아끼려고하는지 난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춥다.
방한모를 쓰고 산행하는 겨울 산행은 올해 처음이다.
삼공리에 10:25분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생각보다 많은 눈이 내렸고 바람이 세차게 분다.
첫 눈산행&겨울산행이라서 일까?
더 춥게 느껴진다.
장갑도 왼쪽만 두켤레 가지고 왔고... 썬크림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점심은 챙겨야지! 컵라면을 사서 챙겨 넣고 백련사를 향해 출발한다.
삼공리에서 백련사까지 구천동 33경이 있는데... 억지로 33을 맞춘 듯하다.
물론 경치가 좋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과유불급"이다
너무 많이 선정해서 일까? 오히려 관심이 덜 한 것 같다.
어렸을적에 눈이 오면 가끔 개울가를 찿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알탕할까? 푸하하~~
산방중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산객이 적어 백련사로 가는 길이 수월하고 운치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삼공리에서 백련가까지 1시간 30분! 천왕문이 계단위에서 반갑게 산객을 맞이한다.
천왕문을 지나면 다시 계단위에 대웅전이 구천동을 굽어보며 지켜 서 있다.
제법 바람이 차고 세차게 불어 버프로 얼굴을 온통~~^^
사진을 부탁하기 미안할 정도로 장갑을 벗으면 금새 시려 온다.
성의껏 사진을 찍어준 산객에게 감사~~^^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사계에 나오는 사찰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 오수자굴을 걸쳐 중보으로 오르고 싶은데 산방기간이라 갈 수가 없다.
행정편의적이라고 얘기 할 수 밖에 없다.
이 눈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고 해도 불가능할텐데... 산불예방으로 출입금지라고?
더욱이 기간이 내일까지니 얼마든지 오늘 주말에 해제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갈수록 슈퍼갑 공무원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자꾸 이러면 그리스처럼되는데...
할수없이 백련사 우측으로 길을 잡는다.
백련사를 지나 향적봉 오르는 길에 수백개의 겨우살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참으로 현명한 겨우살이들이다.
사람들이 건드리지 못하는 곳에 둥지를 튼 것을 보면 말이다.
백련사에서 1km 오르자 눈꽃이 보이기 시작하고 바람이 세차게 불며 구름이 몰려든다.
내려오기전에 확인한 일기에보예는 흐리고 눈이었다.
조금더 오르자 눈꽃이 산객의 발길을 잡는다.
이나무는 더 이상 눈을 올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눈을 이고 있다.
마음같아서는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지만 너무 추워 부탁 할 염치가 없다.
향적봉에 가까워질수록 눈꽃은 더욱더 장관을 이룬다.
산밑의 나무들은 눈이 차가운지 바람에게 눈을 털어달라고 난리인데
산꼭대기 나무들은 너무 추운지 눈을 이불처럼 덥고 있다.
사람이 눈을 뿌리면 이렇게 될까?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대피소에는 점심을 먹는 산객들로 발 디딜틈이 없다.
나도 서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날씨가 추워 컵라면도 제대로 익지 않고 젓가락질하는 손이 시리지만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올라 왔더니 시장하다.
대피소 주변은 점심을 먹는 동안 안개가 몰려오고 눈이 조금씩 내리며 화이트아웃이 되어 버렸다.
대피소 옆의 나무는 그림카드에 나오는 크리스마스 트리같다.
점심을 먹고 중봉쪽을 바라보지만 마음만 허망 할 뿐이다.
얼마나 멋진 설경으로 산객들을 기다릴까?
월요일에 이곳을 찿을 이들이 부럽다.
삼조금 올라서서 대피소를 바라보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마치 눈꽃이 공룡새끼의 머리같다.
눈이불을 덮고 있는 나무들은 따뜻할까?
바로 앞의 향적봉조차 희미하게 보이지만 오히려 수묵화 같은 풍경이 더 운치가 있어 보인다.
향적봉정상에는 바람이 더 세차게 분다.
날씨가 추워 미안했지만 산객에게 부탁해서 그래고 인증샷~~^^
산방탓일까? 아님 추위탓일까?
생각보다 향적봉정상부위는 한산하다.
조망이 좋은 날이면 볼 수 있는 주변 경관을 안내하는 표지판도 추위에 떨고 있는 듯...
향접봉에서 설천봉으로 내려서는 길은 백련사에서 올라오며 본 눈꽃과는 또 다른 눈꽃이다.
이곳의 눈꽃은 세찬 바람이 만들었다.
내려서며 다시 올려다 본 향적봉!
세찬 눈보라는 암릉에도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눈꽃터널이 설천봉까지 이어진다.
햐얀 녹용?
눈꽃 구경온 사람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와"
설천봉밑에 있는 나무에도 커다란 눈꽃이 폈다.
설천봉은 더 바람이 세차게 불어 눈 뜨기조차 어렵다.
스키장에는 많은 인파(대부분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치킨 한조각과 생맥주 한잔을 사서 버스로 돌아온다.
산행마치고 하산식으로 치맥을 먹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물론 6시가 조금 넘어 집에 도착한 것도 드문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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