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설악산-관터골은 이미 봄이 지나가고 있다.

Edgar. Yun 2018. 4. 30. 06:21

관터골의 봄

사월에 춘설이 내리던 서락에 신록의 봄이오고 있다. 

마치 2018년의 봄은 없다는듯 버티고 있던 서락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춘풍에는 어쩔수 없나보다.

아직 멀리 보이는 점봉산 정상은 겨울색이 여전하지만

멀지 않아 눈부신 신록의 옷을 입을것이다.





설악산-관터골은 이미 봄이 지나가고 있다.

일시 : 2018년 4월 29일 일요일


후배가 스토커처럼 두릅산행을 가자고 조른다.

어디로 가지?

일요일에는 산행을 즐겨하지 않는데 토요일에는 회사 단합 등산대회가 있으니 어쩔수 없이 일요일에 떠난다.

오랜만에 3:30에 집을 떠난다.

사람의 습관이라는 것이 무섭다.

양양IC에서 오색방향으로 가양하는데 아무 생각없이 서락의 소공원으로 향한다.




길을 잘못들은 덕분에 계획하지 않았던 설악해변의 일출을 만난다.

인생이 다그런거다.

꼭 계획하고 가고자 하는 길로만 가지 않는데 때로는 그 길이 더 좋을때도 있다.




해변가 벤치에는 젊은 여성이 일출을 바라보며 글을 쓴것 같다.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멋진 싯귀를 적어내고 있나보다.




관터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관대교로 향하다가 돌아서서 아침햇살에 눈부신 서락을 담는다.

초록바람이 부는 서락의 아침은 눈이 부시다.




관대교에서 서락을 바라본다.

관터골을 가득메운 신록이 아침바람에 멋드러진 춤을 추고 있다.

며칠지나면 아마 아직 겨울옷을 입고 있는 관모능선과 대청봉에도 신록의 옷을 입을 것이다.




관터골은 지리산의 피아골을 연상시킨다.

고추나무꽃이 하얗게 핀 등로를 지나면 사방댐이 나오고 작은 폭포와 소가 쉬지 않고 산객을 마중한다.




큰 바위에는 돌단풍이 가득 하얀꽃을 피우고 봄햇살에 반짝인다.




지난 며칠전에 내린 봄비탓인지 각두골 입구의실폭도 한층 멋을 다해 흘러 내리고 있다. 




작은 폭포들은 신록의 봄옷을 입은 숲과 너무도 잘어울려

청량함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싱그러움과 건강함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가 이미 며칠전에 사냥을 하고 지나간 계곡에 우리의 몫은 없지만

멋진 풍광 그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며칠전 지나간 헌터들은 톱과 낫으로 벌목수준의 사냥을 하며 지나갔다.




소의 물과 와폭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아침햇살에 눈이 부신다.

이보다 더 아름답고 이보다 더 깨끗할 수 있을까?




폭포를 우회하며 신록뒤로 수줍게 숨어버림 폭포를 담는다.




좌측부터 3개의 폭포가 형제처럼 흘러 내리니 삼형제폭포라고 부를까?

막내 폭포는 렌즈에 담겨지기 싫은가보다.




가장 멋지게 흘러 내리는 가장 큰 폭포를 당겨서 담는다.




이곳은 형제폭포라고 부를까? 아님 쌍둥이폭포라고 부를까?




계곡을 오르다 멈춰 뒤돌아선다.

눈부신 아침햇살이 자꾸 뒤돌아서서 보아달라고 조른다.

서락의 아침햇살은 받은 신록이 눈부시다.



계곡의 곳곳에 금낭화가 예쁘게 피어 있다.

어린 잎을 삶아서 나물로 먹지만 너무 꽃이 이뻐 감히 꺽을수 없다.

꽃말이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좀 엉뚱한 꽃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곡의 바위틈새에는 매화밀발도리도 하얀꽃을 피우고 물소리를 듣고 있다.




바위옆으로 오르려다 깜짝 놀라 멈춰선다.

올오해 처음으로 독사를 만난다.

나무로 쫒아보지만 끔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나무를 물고 꼬리를 흔든다.




바위틈의 또다른 주인, 도단풍을 담는다.




계곡을 어느정도 오르자 며칠전에 다녀간 헌터의 흔적이 끊기고 우리 몫의 두릅이 온전하다.

늦은 춘설이 내리던 올해 봄이 순식간에 밀려든탓인지 예년보다 조금 빠른듯 벌써 세지고 있었다.

우리도 이곳에서 아즘을 먹고 내려서기로 한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선물을 받았으니 더 욕심을 낼 이유가 없다.

표고버섯 몇개도 챙겨 돌아선다.




4개의 폭포가 사이좋게 흘러내리고...




또다른 헌터를 만나 깜놀하기도 한다.




사바댐 부근에서 올라갈때는 보지 못했던 구슬봉이를 만난다.

자세히 보아야 보이고 보고 싶어야 보인다.




초여름처럼 뜨겁더니 사방댐을 지나자 바람이 시원하다.

관대교에서 봄바람 가득한 서락과 행복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