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고려산-진달래 축제에 가다.

Edgar. Yun 2018. 4. 16. 08:42

고려산 진달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시중에서도 대표적인 김소월의 시 "진달래"다.

록커 마야가 불렀던 노래의 가사가 이기도 하다.



고려산 - 진달래 축제에 가다.

일시 : 2018년 4월 15일 일요일

코스 : 고비고개~진달래 군락지

고려산은 높이가 436m이지만 산세가 작아 더 낮아보이고 진달래 군락지도 면적이 작아

산행으로 적합하다기 보다는 강화 투어의 한 코스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선뜻 찿지 않는 산이다.

함께 꼭 같이 가자는 지인의 청으로 올해 고려산을 찿는다.

작은 산에 진달래 축제 인파가 몰리면 아마도 서있기 조차 힘들것 같아 이른 새벽 고려산으로 향한다.




어제 내린 비탓인지 옅은 안개와 구름이 시야를 방해하지만 고려산의 운무는 나를 마중하는듯 하다.

3코스인 고비고개에 주차를 하고 고려산으로 향한다.




헐구산과 고려산 등로를 연결하는 구름다리

구름다리가 유행이지만 굳이 큰 예산을 들여가며 구름다리를 놓아야 할까?




익산 미륵탑같은 이 친구는 누구지?

찾아보니 꿀풀과의 조개나물이다.

흰조개나물과 붉은 조개나물이 있으며 한강 이남에서 주로 서식한다고 한다.





물푸레나무가 큰 가지 다섯개가 사이좋게 자라고 있다.




군락지가기전에 만난 진달래는 새벽의 짙은 안개탓인지 물에 흠뻑 젖어 있다.





진달래의 꽃말은 절제, 청렴, 사랑의 즐거움인데 우리는 김소월의 시 영향인지 세 꽃말모두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고려산 정상에는 군시설이 있어 우회를 한다.

고려산 주변는  3개의 사찰과 1개의 암자가 천오백년을 넘게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데 청련사에서 오는 길목에 개별꽃이 피었다.





군락지로 향하는 길, 행사장 입구에 걸려 있는 거대한 진달래 그림속의 진달래색은 낯설다.

나만 그렇게 생각할까?




이른 아침탓일까? 손이 시리다.

아직은 사람이 많지 않아 전망대에서 진달래 군락지를 조망하기는 좋지만 햇살이 없는 탓인지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축제 인파는 생각보다 적지만 쌀쌀한 날씨에 분홍빛 진달래 꽃도 잔뜩 움추린듯 하다.




우리민족이 예로부터 좋아했던 소나무가 진달래와 어울려 멋지다.




고비고갯마루에서 만났던 지달래는 어제 내린 비와 짙은 안개로 흠뻑 젖어 있지만

군락지의 진달래는 이슬을 털어내 한결 가볍고 화사해 보인다.




노부모를 모시고 장년의 아들이 진달래축젱에 왔다.

계속 사진을 찍으라는 노모의 말에 장년의 아들은  "이제 그만 찍어요"라고 투정을 하는듯하다.

아들의 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의 구도까지 얘기하며 사진을 찍으라는 노모는 다시 오지 못하는 세월을 담으려한다.

생전 아들과 꽃구경 한 번 못하시고 돌아가신 어머님이 생각난다.

살아계실때  효도하세요!




아직 7~80% 개화했지만 진분홍 진달래 꽃잎은 화려하기만 하다.

어릴적 숫꽃술로 꽃술싸움을 하며 놀곤 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데크에서 내려다 본 진달래는 아직도 꽃잎에 이슬을 잔뜩 머금고 있다.




















이친구는 설악 귀때기청의 털진달래처럼 진분홍 꽃잎을 가지에 가득 달고 있다.




두견주! 진달래꽃잎을 그늘에 말려서 찹쌀떡에 버무려 우물물로 100일 간 빚어 내는

두견주 탓에 진달래꽃을 두견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두견주는 찹쌀과 가루누룩으로 청주를 빚어 술이 부글부글 끓어 오를때 진달래꽃을 따서 명주주머니에 넣어

1개월이상 그대로 담가두는데 삼월삼짇날의 절기로주도 유명하다고...




북한에서 진달래로 술을 담근 들쭉주를 마셨보았지만 내가 소주를 부어 담근 진달래주가 더 맛있지 않았나? ㅋㅋ




백련사 방향의 군락지에 도착하니 햇살이 들며 쌀쌀함이 물러서 한결 포근해진다.

건너편 전망대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고려산 정상에는 군시설이 있어 오르지 못한다.

어차피 정상이 그리 중요한 산행은 아니니 문제 될 것 없다.




통제하고 있는 구 등로를 올라 다시 군락지를 담아본다.





고려산을 다녀와서 고려왕궁지와 기타 유적지를 만나보고 싶지만

고려산은, 아니 강화도는 이미 진달래 축제 인파와 자동차로 가득차서 포기하고 풍물시장만 잠깐 구경하고 강화를 빠져 나온다. 

강화대교까지 줄을 서 있는 자동차를 보니 에고 내가 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