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할미꽃
푸른 쪽빛 봄동강에서 동강할미꽃을 만난다.
동강할미꽃은 어릴적 무덤 주위나 강둑에서 만났던 할미꽃과는 다르게 흰솜털이 많고 밝은 보라색을 띠고 있다.
고개를숙이고 피어서 할마꽃인데 동강할미꽃은 고개를 들고 이른 봄의 햇살을 받아 마시며 꽃을 피우니
요즘 젊은 할머니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고향에서도 할미꽃은 어릴적에 봄이면 지천이였다.
백운산&동강할미꽃 축제-동강 할미곷을 만나다.
코스 : 문희마을~백운산~전망대~칠족령~문희마을~백룡동굴 동강할미꽃서식지
일시 : 2018년 3월 31일 토요일
난 "한국의 산하"100대 명산" 세대이다.
"산림청 100대 인기명산"이 지나가고 지금은 "블랙야크 100대명산"이 한창이다.
한국의산하 100대 인기명산에는 동강의 백운산이 100대 명산에 포함되지 않고 광야 백운산, 포천 백운산이 선정되어 있다.
동강 백운산 산행은 오늘 초등이다.
6:20에 40만km를 달려온 애마를 타고 정자역으로 향한다.
오늘 동강할미꽃은 프로(?) 진사와 함께한다.
산행들머리인 평창 문희마을까지는 집에서 약 130km이니 2시간이 채걸리지 않을거다.
동강인데 왜 평창이지?
동강은 영월이나 정선 아닌가?
동강은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한 한강 원류가 북류하면서 아우라지를 지나 송천과 합류하여 조양강을 이룬다.
조양강은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다시 오대천과 합류하고 다시 수미마을에서 동남천과 합류한다.
이곳에서부터 동강이라고 불린다.
동강은 진탄나루에서 평창군 미탄면에서 발원한 미탄천과 합류하여 영월읍 덕포리에 이르니 동강은 평창을 지나게 된다.
평창강(서강)과 합류하여 남한강 본류를 이루는 하송리까지 65km이르는 강이 동강인것이다.
동강이라는 하천 지명은 현지 주민이 부르는 것으로 영월읍 동쪽을 흐르는 하천이라는 뜻이다.
오늘 산행지가 동강 백운산, 영월과 정선, 그리고 평창에 걸쳐 있는 산이니 평창으로 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행정구역으로는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에 백운산은 소재하고 있으니 정선 백운산이라 부르는 것이 맞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습관처럼 새벽에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이른 아침을 먹는다.
누군가가 그렇게 습관처럼 산에 가기때문에 스트레스 해소가 어려우니 취미를 바꿔보라고 한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려 문희마을에 도착한다.
문희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동강을 오른쪽에 끼고 간이도로 같은 좁은 시멘트 포장길을 달려야 한다.
동강은 생각보다, 아니 홍천강보다 더 크고 수량이 많아 나를 놀라게 한다.
문희마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백운산으로 향한다.
등로 주변의 고들빼기가 나를 유혹하지만 어찌할수가 없다.
역시 강원도의 봄은 남도의 봄과는 다르게 천천히 오는지 아직 겨울이 남아있는듯 하다.
등로옆에 피어 있는 올괴불나무꽃은 쌀쌀한 바람에 꽃잎이 창백하다.
누구의 집일까?
작은 나뭇가지에 지어진 그물망같은 집이 곳곳에 지어져 있지만 이미 주인은 집을 모두 떠나고 빈집만 남아있다.
가파른 등로를 오른다.
알싸한 생강꽃의 향기가 온산에 가득하다.
절반쯤 등로를 오르니 노란 생강꽃나무 군락지 아래 노루귀꽃밭이 산객을 맞는다.
이른 아침 아직 잠이 덜깬 노루귀꽃 삼형제는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꽃말 "인내"처럼 이른봄에 여린 꽃잎을 피우기 위해
추운 겨을을 이겨내고 봄을 기다린 노루귀꽃이 사랑스럽다.
오늘은 어쩐일인지 배가 고프다.
열흘째 진행중인 다이어트때문일까?
능선에 올라 간식같은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능선에 올라서니 정상이 지척이라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은 돌탑과 정상석이 어울리지 못하고 어지럽게 놓여져 있다.
조망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곁들여 산우가 준비한 치킨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가파르고 미끄러운 뻥대 옆의 등로를 따라 칠족령으로 내료선다.
등로 좌측으로는 천길 낭떠러지, 석회암 절벽이 이어지고 동강은 백운산을 굽이굽이 돌아 흐른다.
추모탑 가기전 우측의 작은 골짜기 입구에 노루귀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 산객의 발깅을 잡는다.
다른이들의 블로그에는 청노루귀가 올라와 있어 혹시나 기대하지만
청노루귀는 만날수기 없어 아쉽다.
언뜻 청노루귀로 보여 다가서지만 진분홍 노루귀만 산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흰노루귀면 어떻고 청노루귀면 어떠랴!
강원도의 그 추은 겨울을 버텨내고 얼어있는 갈잎을 헤치고 이렇게 봄을 맞고 있는 것으로 충분히 예쁜것을...
추모탐을 지나면서 좌측의 절벽을 기웃거리지만 동강할미꽃을 만날수가 없어 애가 탄다.
드디어 양지바른 뻥대에서 만난 동강할미꽃!
밝은 보라색으로 단장을 하고 동강할미꽃이 봄바람 마중을 나왔다.
아직은 동강의 강바람이 추운지 솜털 가득하다.
이곳 백운산과 동강부근의 마을은 5억 년 전쯤에는 적도부근의 바다 속 이었다고 한다..
동강할미꽃은 석회암 지시식물로 석회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은 세계유일종인 식물이다.
.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하고, 적응하여 아름다움을 뽐내는 동강할미꽃은
남의 탓이 아닌 나의 책임임을 가르쳐주는 꽃이다.
지난주에 오려다가 혹시 지난 겨울 늦추위에 아직 피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번주에 찿았더니 조금 늦은듯하다.
그래도 가끔 이렇게 아직 채 피지 않은 동강할미꽃이 있어 고맙고 반갑다.
일반적인 할미꽃이 붉은 자주색이지만
동강할미꽃의 색깔은 밝은 보라색이 주종을 이루지만 때로는 흰색과 분홍색도 있다고 한다.
할미꽃의 꽃말은 "슬픈 추억" "후회없는 사랑" "사랑의 배신"
화려한 꽃의 샛과는 어울리지 않는 꽃말이다.
동강할미꽃은 왜이리 위험한 절벽에만 꽃을 피우시나!
목모숨걸고 사진에 담아야만 한다.
칠족령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전망대에서 동강을 담는다.
강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동강할미꽃 축제를 하고 있어 가고 싶지만
문희마을에서 이곳 제장마을로 가려면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어이없는 다리라는 산객의 말에 하늘다리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문희마을로 돌아온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뒤 백룡동굴 부근의 동강할미꽃 군락지로 향한다.
백룡동굴 가는 길은 낙석위험으로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동강의 바위틈에서 오늘의 주인공 동강 할미꽃을 만난다.
군락지에는몇몇의 사람들이 동강할미꽃을 렌즈에 담고 았지만 생각보다 적은 사람이 의외다.
어느마을은 하늘다리가...
또 어떤 마을은 작은 꽃 하나가 마을을 바꾸어 놓는데
이곳 동강의 절해고도 규암리는 동강할미꽃이 세상밖으로 손잡고 나온듯하다.
어떤 동강할미꽃은 하늘보다 쪽빛 동강이 더 좋은지 동강을 향해 피어 있다.
동강고랭이는 동강할미꽃의 편애에 서운할만도 할텐데 서운한 기색없이 예쁜꽃을 피웠다.
노란색은 수꽃이고 하양색은 암꽃이다.
동강할매라고도 불리는 동강고랭이 뒤로 동강할미꽃과 돌단풍이 어우러져 피어 있다.
동강성씨(?)의 동강할미꽃과 동강고랭이와 달리 돌단풍은 동강의 지명을 얻지 못했지만
백옥같은 하얀색 꽃으로 봄을 맞고 있다.
보라색 동강할미꽃 뒤로 자주색 동강할미꽃이 수줍은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모든 동강할미꽃이 "뻥대"라고 불리는 절벽의 바위틈에서 자라지만
이친구는 아예 90도의 절벽에 자리잡고 꽃을 피웠다.
밝은 보라색 동강할미꽃도 좋지만 어릴적 강이나 개울의 절벽에서 보았던 하양꽃을 피운 돌단풍이 반갑다.
어린잎은 나물로도 먹는다지만 난 먹어본적이 없다.
동강할미꽃
김승기
햇살이 끌어낸 바람기
동강 물결 위에 아롱지는 꿈이여
콩닥콩닥 몽글어 오르는
열여덟 소녀 젖가슴
구름 위를 넘나드는데,
어이할거나
이름은 할미꽃,
애꿎은 바람만 얼굴 후려치네
팔을 벌리면 날개 돋을까
눈 감으면 날 수 있을까
헤어나려 벗어나려
허공으로 머리 내밀어보지만,
벼랑 바위틈에 뿌리박은 몸
하늘은 또 하나의 감옥
펼치지 못하는 나래
멍든 가슴이
꽃으로 피었구나
그래, 꽃으로 있어라
한 가닥 마음 내려놓으면
웃음 활짝 터지는,
감옥이 천국 되는 것을
할미꽃
문정희
이곳에 이르러
목숨의 우뢰 소리를 듣는다.
절망해본 사람은 알리라
진시롤 늙어본 이는 알고 있으리라
세상에서 제일 추운 무덤가에
허리 구부리고 피어 있는
할미꽃의 둘레
이곳에 이르면
언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꽃이란 이름은 또 얼마나
슬픈 벼랑인가
할미꽃
네 자줏빛 숨결에
태양이 가라앉는다.
시인은 노래한다.
어이할거나 이름은 할미꽃
이렇게 예쁘고 당당한데 할미꽃이라니....
늦게 찿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천처히 꽃을 피우려나 보다.
동강 할미꽃
이학주
동강물 구비구비
물줄기 따라
애타게 바라보네
동강 할미꽃
몸이야 늙었지만
마음은 청춘
가슴속에 숨겨 둔
자주빛 순정
정선골 아라리서
뗏목 타고 온
뗏목지기 그님과
하룻밤 정이
행여나 오시려나
그때 그님은
삼백년 기다려도
오시질 않아
늙어죽어서 할미꽃 되었네.
화분에 심어 놓은것처럼 한포기도 뿌리내리기 힘든 바위틈에서 풍성한 동강할미꽃을 보니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이 밀려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내가 부끄럽다.
동강할미꽃 탐방을 마치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세족을 한다.
발만 씻어도 개운하고 시원하니 계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울진산우의 전화를 받고 정선 아우내 장터로 향한다.
시장 식당에 들러 곤드레비빔밥과 모듬전을 시켜 늦은 점심을 먹지만 음식맛은 형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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