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자작나무숲에 봄바람이 지나가다.

Edgar. Yun 2018. 3. 11. 18:51

원대리 자작나무


경칩이 지났지만 원대리 자작나무숲에는

봄햇살보다 더 화사한 봄눈이 가득하다.

봄바람이

자작나무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니 이제 곧 봄이 올게다.

"당신을 기다립니다"

자작나무의 꽃말을 아는가?



원대리 자작나무 숲-봄바람이 자작나무 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다.


일시 : 2018년 3월 11일 일요일


경칩지난 산하에는 봄꽃소식이 들려오니 마땅히 봄꽃보러 가는것이 맞겠지만

난 오늘 인제 자작나무숲으로 향한다.

이곳 원대리 자작나무숲도 이번주가 끝나면 5월 15일까지 산방기간으로 문을 닫는다.

8:30분에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아직 한적하다.

아랫임도는 지난주 내린 눈때문에 통제를 하지만 난 이길을 선택한다.

도로 곳곳에는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지만 통제할만큼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너무 지나친 통제 아닐까?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볼때 자작나무숲은 가장 아름답다.

그런 이유와 접근성이 아랫임도가 더 좋아 난 늘 3코스부터 시작한다.

3코스 시작지점부터 자작나무숲까지는 등로가 얼어 있어 조심조심 오른다.

계곡의 얼음속에서는 물흐르는 소리가 요란스러운것을 보면 이제 곧 이곳도 봄이 올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작나무숲에 도착하니 숲이 밝아지며 산객을 반긴다.

ㄱ결혼식 불을 밝히는 초를 "華燭"이라하는데 자작나무를 "華" 빛날화를 쓰니 숲이 밝아지는것은 당연한지 모르겠다.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빛나는 초, 그초는 자작나무껍질인것이다.

옛날에는 기름기가 가득한 자작나무 껍질에 붉을 밝혀 촛불을 대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작년에 왔때는 없던 나무 계단이 길게 설치되어 있다.

측면 난간이 너무 높아 경관을 해친다는 생각이 든다.

3개의 난간 높이를 2개로 줄이면 좋겠다.




지난주에 내린 눈이 아직 자작나무숲 바닥에 남아 있어 하얀 자작나무와 잘어울린다.

지나주 눈이 내리던날은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까?




내고향 홍천에도 곳곳에 자생하는 자작나무가 있었다.

땔감으로 해온 자작나무를 아궁이에 넣으면 기름기 가득한 껍질이 타며 "자작자작" 소리를 냈었다.




요즈음 고로쇠물이 인기를 끌지만 자작나무 수액도 고로쇠 못지 않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80년대 후반에 식재된 원대리 자작나무... 훗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찿는 명소가 될 것을 짐작이나 했을까?

물론 담양의 메타세콰이어도 마찬가지다.




자작나무 움막이 경칩에 내린 춘설로 지붕을 새로 단장했다.

김장김치를 넣어두던 김치움막을 닮았다.

뒤뜰의 울타리를 나가면 양지바른곳에 김치움막이 있어 겨우내 맛있는 김치를 먹을수 있게 해주었다.

혹시 훗날 귀촌을 한다면 만들어 보고 싶다.





4코스를 가보지 않았지만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곳에도 봄이 내려 앉고 나비가 나풀거릴거다.

그렇게 봄은 요란하지 않게 곁에 다가온다.

(하산길에 노랑나비를 만났다)




3코스에서 올라오는 등로 주변의 자작나무를 렌즈에 담는다.

20년 30년이 지나 자작나무가 아름드리가 되면 얼머나 더 어름다울까?

생각만해도 행복하다.




4코스 밑에는 한무리의 단풍나무가 박제된 단풍을 자작나무숲에 피워 놓고 있다.





누군가가 하늘에서 자작나무숲을 보고 싶은지 드론이 요란한 소리로 하늘을 난다.

자신외에는 모두 드론의 소음이 유쾌하지 않음을 모르는걸까?

아니면 "나 드론있어요" 자랑하고 싶은 걸까?




시간이 지나자 탐방객들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저들에게 오늘 자작나무숲은 어떻게 기억될까?




윗임도로 내려 오는 곳에는 작년에 보지 못했던 코스들이 곳곳에 생겼다.

좌측 능선으로는 6코스로 명명된 등로가 만들어져 있고(폭설(?)로 통제)

멋진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는 전망대와 숲으로 향하는 등로가 만들어져 있다.

전망대에서 자작나무숲을 내려다 보는 조망도 좋지만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더더욱 좋다.




새로 만들어 놓은 전망대로 내려서서 자작나무숲을 내려다 본다.




따뜻한 봄날에는 꽃향기 가득한 따뜻한 꽃차한잔을 자작나무숲을 지나온 바람과 함께 마시면 더 없이 좋을듯 하다.

그 바람도 자작나무처럼 하얀 미소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리 잡고 앉아 시간을 보내기에는 아직은 바람이 제법차 어려울것 같다.


돌아오는길에 홍천 5일장에 들렸다.

곁에 와있는 남도의 봄이 이곳 홍천에는 아직 올라오지 못했는지 봄나물 보기가 어렵고

달래와 냉이, 그리고 잎이 없는 고들빼기만 가끔 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