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서락산-겨울의 끝에서 독*주폭포를 만나다.

Edgar. Yun 2018. 2. 25. 13:03

독*주폭포

일년에 서너번씩 찿는 독*주폭포지만 겨울에 독*주폭포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오래전에 토왕성폭포의 빙폭을 만나고 아주 오랜만에 처음 빙폭을 가까이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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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락산-겨울의 끝에서 독*주폭포를 만나다.


일시 : 2018년 2월 24일 토요일

오색~독*주폭포~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


불친의 독*주폭포 산행기를 보고 "깜놀"

겨울이면 눈이 많아 비탐산행은 "언감생심"이었다.

목숨을 걸고 서락을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봄을 기다린다.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서락이 가물어 눈을 찿아보기 힘든데(또 그래서 서락을 찿지 않았다.)

그런데 그 어느해보다 추웠던 서락이 폭포수를 꽁꽁 얼린 멋진 모습으로 등로를 열러 놓을줄이야...

그래 다시 산방으로 문을 닫기전에 다녀오자.


겨우내내 없던 서락의 눈소식이 목요일에 갑자기 전해지며 나를 당황하게 한다.

"도대체, 왜그래"

모르는 사람은 서락에 눈이 오면 더 좋은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비탐은 눈이 오면 선뜻 나서기 어렵다.

위험하고... 흔적이 남고...

일기예보를 찿아보니 인제군 북면은 1~4cm가 예보되어 있지만 설악동은 눈이 예보되어 있지 않다.

그래 출발해서 상화을 보고 진행여부를 결정하자!


금요일 저녁에 확인하니 서락에 약 4cm의 눈이 내렸지만 오색은 거의 눈이 내리지 않았다고 하니 문제 될 것이 없다.

오랜만에 서락을 만나러 새벽에 집을 나선다.

'정말 왜그래"

4:00 알람에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급하게 두번이나 다녀온다.

시집가는날 등창난다고 왜 오늘 설사가...

준비해둔 배낭을 메고 남양주 T/G에서 일행을 만난다.

약속 시간인 5:00되어도 일행들이 도착하지 않아 전화를 하니... 이런 5:20분이 약속시간이란다.

서락을 만난 들뜬 기분에 아마도 내가 착각을 하고 있었나보다.


서락으로 향하는 도로는 생각보다 한산하다.

오색전용주차장에 약속시간보다 훨씬 빠른 6:40분에 도착을 한다.

늘 이렇게 교통이 원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울진에서 올라오는 산우를 만나 독주골로 들어선다.

독주골은 예전에 본적이 없는 낯선모습으로 우리를 맞는다.

아직 눈이 가득해야할 독주골은 지독한 겨울 가뭄에 계곡 전체를 들어내고 있다.




군데군데 소와 담에 물이 조금 남아 있을뿐이지만 봄은 어김없이 오고 있는지 버들강아지가 예쁘게 피었다.




이제 얼마지나지 않으면 마른 꽃대 밑에 초록의 봄이 올거다.

벌써 지리산에도 복수초가 피었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홍매화가 피었다는 뉴스가 들려오니

서락에도 머지 않아 봄이 올거다.




백장폭포에 가까워지자 계곡에 제법 눈이 쌓여 있다.

어제 내린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적석량이지만

바람이 독주골에 내린 눈을 모두 이곳으로 몰고와  쌓아 놓았다면 가능한 일이다.




백*장폭포는 조용히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눈쌓인 계곡길을 오르다보니 평소보다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되고 체력도 많이 소모되어 제법 허기가 느껴진다.




오랜만에 백장폭포를 만났으니 아무리 허기가 느껴져도 반가운 사진 한장은 남겨야 하지 않는가?

봄날처럼 포근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땀이 식으면 제접 쌀쌀함이 느껴져 쉘터를 치고 아침을 먹는다.

한시간의 아침이 너무 과한가?

우리스러운 아침을 먹고 다시 천장과 독*주를 만나러 출발이다.




천장폭포로 가는 등로 밑에는 눈이 녹아 만든 빙폭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폭포상단으로 내려서는 길은 눈이 쌓여 매우 미끄러워 일행등은 아이젠을 착용한다.




드디어 오늘 만나고 싶었던 천장폭포다.

지난 봄에도 있던 외나무다리(?)도 여전히 그자리에서 눈을 얹고 산객을 맞는다.





천장폭는은 아직 봄이 곁에 오는것을 허락할 마음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

물론 그들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봄은 이미 가까이 오고 있는지 빙폭속에는 물흐르는 소리가시원하다.




멋지 빙폭이다.

어제 눈이 내린 폭포의 얼음에 화이트 메이컵을 해 빙폭은 더더욱 하얗다.








조금더 올라서서 온전하게 천장폭포를 만난다.

날리 풀려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볼 수 없으면 어떡하지? 그 걱정은 기우였다.




천장폭포 옆의 작은 폭포는 수정고드름으로 멋진 얼음커텐을 만들었다.




그 얼음 커텐속에서 밖을 내다본다.

고드름은 마치 종유석처럼 자라 산객들을 마중하고 있다.








 천장폭포를 떠나 오늘의 주인공인 독*주폭포를 만난다.

몇년전에 토왕성폭포의 빙폭을 가까이에서 만나고는 이렇게 다시 빙폭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독*주폭포는 불친의 블로그에서 보았던 모습 그대로의 모습으로 산객을 맞는다.








혹시 해빙이 되어 얼음 족가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아직까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몇년전 폭포에서 떨어진 낙석에 혼비백산 했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독*주폭포를 떠나며 우리가 지난온 흔적을 담아본다.

여기서 하산하고 싶지만 하늘이 뚝뚝 떨어지는 파란색으로 나를 유혹한다.

여기까지 왔으니 서북능선을 올라 눈내린 서락을 바라보고 싶다.




독*주폭포 우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눈은 많이 없어도 나뭇잎 밑이 얼어 있어 만만하지 않다.

독*주골로 내려서는 음지의 등로에는 눈이 무릅까지 쌓여 있고 때로는 허벅지까지 빠지기도 한다.





독*주폭포 상단 계곡에는 생각보다 많은 눈이 쌓여 있어 많은 체력과 주의를 요구한다.




눈속에는 아직 얼음이 그대로 남아 있어 조그만 부주위하면 쉽게 미끄러진다.




능선에 힘들게 올라서서 끝청으로 향하지만 이미 러셀에 지친 몸은 천근만근이다.

천근만근의 산객을 상고대가 위로한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는 갑자기 내려간 수온탓에 나무 곳곳에 상고대를 만들고 있다.




사실 지난주부터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오늘도 영상의 날씨를 보여 기대하지 않았는데

전나무의 멋진 상고대가 서락의 체면을 살려준다.



끝청에서 중청으로 향하는 등로 옆에는 바람이 만든 멋진 설벽이 지친 산객을 응원한다.




오늘 함께한 산우들이 대청봉 인증을 함께한다.

대장의 욕심(?)으로 힘든 산행을 함께 했다.




대청봉에는 정상석만 남아 있을뿐 서락은 짙은 안개가 삼켜 버렸다.

독주골에서 이렇게 안개가 곰탕을 만들어 버렸다면 힘들게 대청을 오르지 않았을텐데...

우리네 인생이 다 그런거지 뭐!

한치앞도 알 수 없고 꿈꾼다고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




짙은 안개가 하루의 끝을  더 빨리 재촉하며 어둠을 부르고있다.

더 어둠워지기전에 서둘러 내려서야 한다.

지친 몸을 이끌며  하산을 재촉한다.




오색으로 내려서며 만나는 사람들의 머리와 눈썹에 상고대가 가득하다.

포근했던 아침과 다르게 기온이 내려가 제법 추위가 느껴진다.




체력이 바닥이 나서 매우 힘이 들지만 서락은 언제나 내게 힐링켐프다.

바닥난 체력으로 어두워지는 등로를 따라 오색으로 내려서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오색매표소를 지나니 이미 서락은 칠흑같이 어두어지는 18:40이 지나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우선 화장실을 찿는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설사가 산행중에는 참아줘서 무사히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예상보다 힘이들었던 이번 산행!

아마도 며칠은 뻐근한 다리로 고생을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