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칠암자 순례길 & 삼정산

Edgar. Yun 2018. 1. 29. 15:18

실상사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지장대사의 제자인 증각대사가 자신의 고향에 건립한 실상사

우리니라의 험난한 역사속에서 함께 긴 세월을 보냈다.

정유재란때 왜구에 의해 전소되었고 순조 때 다시 증건된다.

고종때 근처 유생들이 숭유억불과 절터를 가로챌 목적으로 방화를 해서 또 홀라당 타버리고다시 중건하여 지금에 이른다.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공비들이 번갈아 점령하였지만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칠암자 순례길 & 삼정

일시 : 2018년 1월 28일 일요일

코스 : 음정마을~영원사~삼정산~상무주암~문수암~삼불사~약수암~실상사


토요일 지리산 바래봉 상고대를 보러 가고 싶었으나 공지했던 산악회의 취소 결정에 영화 "신과 함께" 관람으로 대신한다.

연일 영하 15도를 넘너드는 혹한에 취소자가 속출하니 산악회도 별 수 없이 취소를 한다.

나도 어쩌면 "잘 되었다"였는지 모른다.

혹한을 핑게삼아 집에서 그냥 쉬자니 왠지 마음이 편하지 않아 급하게 산악회를 찿는다.

오랜전에 함산했던 "기분 좋은 산행"카페에서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을 진행한다.

급하게 신청을 한다.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을 신청하며 눈이 가득한 지리산과 암자를 기대했었는데 춘삼월보다 더 눈이 없다.

그냥 사진만 본다면 살을 에는 혹한의 섣달이라고 보기 어렵다.

삼정산 능선에는 오랜 세월 자리해온 암자와 사찰이 일곱개 있다.

그 이름 '지리산 칠(七)암자'다.

오늘은 음정의 양정마을에서 하차하여 영원사로 오른다.

도솔암은 비정규탐방속에 있어 오늘은 도솔암을 가지 않고 바로 영원사로 오른다.

잠시 도솔암방향으로 알바를 하다가 길을 찿아 영원사로 오른다.




마을길을 오르다 계곡 옆길로 들어선다.

마을 맨 마지막집에서 지리산의 주능선을 조망하니 천왕봉에서 중봉, 대원사로 내려서는 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기대했던 설경은 없어 실망스럽지만 시원스러운 조망이 나를 위로 한다.




운동부족인지 에고~그렇게 가파른 등로도 아닌데 힘이 부친다.

아마도 근래에 산악회 산행을 하지 않다 보니 조금만 산행속도가 있어도 힘이드는 것 같다.

계곡 옆길에서 다시 신작로로 들어서서 한참을 오르면 영원사가 산객을 맞는다.

영원사는 통일신라때 영원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지며 한때는 100칸이 넘는 선방의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여순반란사건때 소실되었다가 일부 중건된 사찰이다.




영원사는 천왕봉이 보이는 바람도 불지 않는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일주문, 천왕문,금강문,해탈문도 없는 영원사는 두류선원이 이를 대신하는듯하다.

영원사 산신각 주변에서는 보주머니란이 자생하고 전나무를 비록한 거목이 주변에 산재해 있다니

봄에 다시 찿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것 같다.




영원사에서 도솔암을 가는 길을 지나 빗기재로 오른다.

제법 가파른 등로를 20여분 오르면 빗기재에 올라선다.

빗기재에서 오른쪽 삼정산 능선을 타고 0.7km를 진행하다 왼쪽으로 다시 올라서면 삼정산 정상이다.

빗기재에 올라서니 춘삼월 같던 지리산의 날씨가 매서운 바람과 바래봉과 만복대 넘어에서 불어 온다.




지리산의 주능선이 조망되지만 박부가 지리산 주능선을 멀리 옮겨 놓았다.




그래도 박무 너머 반야봉은 아련한 눈짓으로 산객을 위로한다.




박무속의 주능선을 조망처에서 담아본다.




1,200m 가까운 산의 정상석치고는 작은 정상석이 좁은 정상에서 산객을 맞는다.

아니 어쩌면 다른 산의 정상석들이 필요이상으로 큰 것인지도 모른다.





다시 등로로 내려서서 조금만 걸으면 상무주암을 만난다.

산객들이 까칠하다고 느끼는 상무주암, 입구에 제주도 집앞에 설치해 놓은 것처럼 빗징을 걸어 놓았다. 




축대위의 작은 돌탑이 눈길을 끌지만 들어설수 없으니 밖에서 합장을 하고 서둘러 떠난다.




문수암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멋진 조망처에서 지리산의 주능선을 담는다.

지난 10월 기분좋게 걸었던 기억이 새롭지만.짙은 안개에 대월사로 내려서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상무주암에서 한참을 산허리를 돌아 내려오면 큰 바위밑에 자리한 문수암이 산객을 맞는다.




아무도 없는 문수암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산객에게 사진 한장을 부탁한다.








노란 서까레를 보니 묘향대 지붕이 생각나고 백열전구가 밝혔던 전등의 갓은 붉은 녹으로 채색이 되었다.








다시 동굴로 들어서서 휴게실에서 사온 빵으로 허기를 달랜다.

산객들의 목을 적셔주던 샘물도 얼어 수정 고들름만 달려 있다.








산객들에게 인심 좋기로 소문난 삼불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삼불사에서 약수암까지는 소나무 숲이 멋진 완만한 등로를 꽤 오래 걷는다.

소나무 사이의 잡목을 간벌하면 너무 멋질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지겹다는 생각도 든다.

약수암은 황량한 벌판에 건물이 흩어져 있어 을씨년스럽다.




그래도 가정집 같은 안채는 제법 단장이 되어 있다.




약수암에서 조금 내려서면 실상사를 만난다.








꼭 춘향목처럼 곱게 자라 하늘 가까이 가야 소나무가 멋진 것은 아닌가 보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석탑과 연등이 실상사의 나이를 얘기하고있다.




천왕문 너머 지리산의 주봉, 천왕봉이 아득하다.




실상사를 나서 연꽃이 얼어 있는 연못을 지나 사진에 담는다.

멀리서 보는 실상사는 산에서 보던 절들과 달리 커다란 대궐같다는 생각이든다.




실상사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한다.

지리산 방향에서 이곳으로 흘러야 되는 물은 어떻게 반대로 흐르지?

대답없는 천왕봉은 박무속에 숨어 있고...

젖은 옷을 갈아입고 아주 오랜만에 주차장에서 산악회 총무님이 끓여주는 떡만두국에남원 생막걸리 한잔!

산악회에서 하산식을 준비해주던 시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