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에서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지만 엄연히 도봉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접근성이 북한산에 비해 좋지 않지만 찿는 산객들은 북한산 못지 않다.
"불수사도사" 울투라 마라톤 참여 후 처음으로 도봉산을 찿는다.
도봉산-오랜만에 만나니 행복하다.
일시 : 2018년 1월 20일 토요일
코스 : 도봉탐방센터~산악구조대~신선대
지나주 설악을 다녀온 뒤로 삼월의 봄날처럼 포근한 날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눈이 내리지 않으니
겨울 풍광을 보고 싶은 산객들이 갈 곳이 별로 없다.
그래도 낙엽송 상고대를 보러 지리산 바래봉을 가고 싶으나 이번주 산행을 함께 하기로 한 산우가
진행하는 산악회 문제로 난색을 표시하니... 어딜 가지?
그래 도봉산이나 가자!
도봉산 타이타니과 에덴동산을 만나고 오자!
지난주 내내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금요일 잠시 주춤하더니 주밀과 휴일에 더 심한 미세먼지가 예보된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산행을 취소할 계획이었지만 새벽에 일어나 확인하니 그렇게 우려 할만한 상태는 아닌것 같다.
김치찌개를 해서 보온도시락에 담고 도봉산으로 출발한다.
약속 시간인 9:30보다 훨씬 이른 9:00 도착해서 산우를 기다리며 도봉산을 바라본다.
미세먼지에 가려 흐릿하지만 그래도 우려했던 정도는 아니다.
고인돌?
오늘 가고 싶은 타이타닉이 있는 선인봉이 미세먼지속에서 산객을 맞는다.
등로에 있는 인절미바위
신선대를 가는 등로에는 곳곳에 멋진 자태의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봄이 오면 디시 찿고 싶다.
타이타닉을 만날 계획을 하였지만 오늘은 만나지 않을련다.
봄날에 다시 와서 신록이 산객을 마중하는날 그때 타이타닉을 만나련다.
2~30명의 젊은 남녀 산객들로 도봉산은 활기차다.
그들의 젊음이 부러운것을 보면 나고 꽤 나이를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운봉의 멋진 암릉에 올라서니 제법 매서운 바람이 땀에 젖은 산객을 웅크리게 한다.
포대능선 정상에도 몇몇의 산객들이 보이고...
신선대 오르는 암릉 소나무에는 애기 상고대가 나처럼 반백이다.
신선대 오르는 암릉에는 상고대가 덮여 매우 미끄럽다.
장갑도 없이 철 난간을 잡고 오르니 손이 아려온다.
신선대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람막이 옷을 꺼내 이는 것이었다.
등로와 신선대 정상의 체감적인 온도는 최소 10도는 되는 듯 매섭다.
파란하늘에 멋진 조망이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지금도 행복하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도봉산의 매력이 설악 못지 않다.
오늘은 에덴동산도 을씨년스러운 날씨의 영향탓에 예쁘지 않으니 에덴돈산의 방문도 따뜻한 햇살 가득한 봄날도 연기다.
신선대 암릉의 소나무 상고대는 나처럼 반백이다.
오늘이 아마 절기로 대한일텐데... 전혀 대한답지 않은 날씨에 소나무는 반백이 되었나보다.
신선대 안내판의 멋진 도봉산과 북한산이 파란 하늘아래있다면...
오늘은 포대능선 정상도 패스다.
이만하면 이만하면 오늘 산행으로 족하다.
신선대 정상을 비워주고 내려선다.
아이젠을 할까? 고민했지만 그냥 조심해서 내려선다.
밑에서 만났던 20~30대의 젊은이들이 신선대를 오르고 있다.
저들에게도 도봉산의 자운봉과 신선대는 오랜 추억으로 남을거다.
울트라마라톤을 했을때 정신없이 지나갔던 포대능선 정상도 그립다.
사패산에서 확인을 받고 포대능선을 오를때 탈수와 탈진이 있어 포기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컨디션을 회복하고 포대능선을 올라 결국 완주했었다.
서둘러 마당바위로 향한다.
중간에 좋은 장소를 찿아 준비해간 김치찌개에 막거리를 곁들이니 더이상 바랄것이 없다.
우려했던 미세먼지가 그래도 생각보다 덜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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