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치악산-다시 만난 치악산이 반갑다.

Edgar. Yun 2018. 2. 16. 06:14

비로봉

치악산 비로봉도 내일이 설날인지 알고 있는지 바람 한점 없이 따사로운 햇살로 산객을 맞는다.

한달 가까이 이어진 혹한은 이미 지나간 일이고 며칠전의 맹 추위도 이미 지난일디.

바람 한점 없는 비로봉은 봄햇살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하다.




치악산-다시 만난 치악산이 반갑다.


일시 : 2018년 2월 15일 목요일

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평창~비로봉~계곡길


명절 전날 늘 설악을 다녀 왔지만 올해는 설악을 가지 않는다.

올해의 설악은 동물의 왕국에서 보았던 하이에나의 얼룩무늬처럼 잔설이 듬성듬성 남아있어 품위를 잃고 말았다.

올해는 유례를 찿기 힘든 겨울 가뭄으로 설악이 신음하고 있다.

그래 차라리 보지 말자!

그럼 어디를 갈까?

27년만에 치악산을 만나러 가자!

1990년, 직장 산악회를 만들어 동료들과 다녀오고는 다녀온 기억이 없다.

아니 중간에 한번 다녀왔었나?  

그래 한번 더 다녀온것 같다.

잠에서 깨어 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고나니 7:00시가 넘어섰다.

실시간 내비게이션을 켜니 9:10분이 도착시간이다.

서둘러 애마를 몰고 구룡사 주차장으로 향한다.

군데군데 정체가 있었지만 견딜만한 정체다. 




구룡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구룡사로 향한다.

2,500원의 통행료(나는 통행료라 부른다)내는 기분은 나도 불자지만 유쾌하지는 않다.

통행료를 냈으니 들려서 가야지^^



신라 문무왕 6년 의상대사가 창건하였으며 대웅전 자리에 9마리의 용이 살고 있는 연못을 메우고 사찰을 창건하여 九龍寺라 하였으나, 조선중기 거북바위 설화와 관련하여 현재의 명칭으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탑주변에는 오색의 소원지가 가득하다.

어떤 소원들을 빌었을까?




구룡사의 대웅전은 절의 명성에 비해 크기도 작고 소박하다.

기둥도 꾸민이 없다. 강원도의 멋을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다.




대웅던에서 합장을 마치고 세렴폭포로 향한다.

등로는 잔설이 남아 있지만 아이젠을 착용할 정도는 아니다.

설전날이라서 그런지 산객들은 어쩌다 마주칠정도로 거의 보이지 않는다.

평지같은 등로를 걸어 세렴폭포에 도착하니 산객한명이 얼음위에 서있고 세렴폭포는 아직 한겨울이다.

세렴폭포는 작은 폭포이지만 덧물이 얼어 꽤 큰 폭포가 되어 있었다.




계곡길과 사다리병창 어디를 선택하지?

물론 사다리병창을 선택해서 비로봉으로 향한다.

치약산은 비로봉보다 이곳 사다리병창이 더 유명(?)하다.

"치떨리고 악바치고" 그러나 사다리병창도 나무계단이 만들어지는 등 등로가 개선되어 예전처럼 힘들지는 않다.

그러나 시작부터 급등하는 등로가 웬만한 산객들 기를 죽여 놓는 것은 여전하다.

첫 계단을 올라서자 76세의 노산객을 만난다.

일주일에 두세번 무등산을 오르지만 사다리병창은 차원이 달라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선다는 산객

나도 그분처럼 70, 80이 되어서도 치악산 사다리병창을 도전하고 설악산 대청봉을 오를수 있을까?




병창이 강원도에서는 "절벽"이라고? 홍천 사람인 나는 처음듣는 말이다.

그래도 설악산 대청봉 오르는 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설악산과 같이 조망이 전혀 없다는 것도 설악산 대청봉 오르는 길과 닮아 말등바위에 올라서야 조망이 있다.

군데군데  계단이 아닌등로는 눈이 쌓여 있어 제법 미끄럽지만 아이젠 착용이 귀찮아 그냥 오른다.

말등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면 절반은 오른걸까?




이곳에서 좌우를 돌아보면 사다리병창길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있다.




셀카질 한번하고 다시 비로봉으로 향한다.

잠시 얌전(?)하던 등로는 비로봉이 가까워지면서 본색을 들어내고 산객의 거친 숨소리를 요구한다.




비로봉을 4~500m 앞두고는 미끄러운 눈까지 산객의 성품을 테스트한다. 




비로봉 하늘은 내일 설날을 위한걸까? 열심히 치장을 한다.








와우 드디어 비로봉이다.

비로봉에 올라서면 산객을 반기는 것은 미륵돌탑이다.




비로봉에는 3개의 돌탑이 있다.












치악산의 주봉 비로봉이다.

남쪽으로는 1,182m의 남대봉과 북쪽으로는 1,084m의 매화산, 삼봉(1,073m)이 비로봉과 함께 치악산맥을 만든다.

조금 편하게 비로봉을 오르려면 급한경사의 북쪽 등로보다는 남쪽의 등로를 선택하면 좋다.

늘 아쉬움이 남는 정상석 인증사진이다.




비로봉은 돌탑과 파란 하늘이 멋진 조화를 이루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물론 며칠전만해도 돌탑에 상고대가 있어 더 멋있었겠지만...

난 지금의 비로봉이 더 좋다.





박새의 설날도 어제였나보다.

오늘은 산객이 적어 박새에게는 배고픈 하루가 아닐까? 




비로봉 전망대에서의 조망이 멋지다.

향로봉에서 남대봉으로 이어지는 산군이 이렇게 멋질수 있을까?

치악산을 두번 찿았지만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 그냥 그런 산이었지만 이제는 오래 기억될것같다.

그 기억때문에 다시 치악산을 찿는 날이 가까이 있을듯하다.




다음에 치악산을 만날때는 구룡사 코스가 아님 다른 코스로 오르고 싶다.








멋지니 다시 한번 당겨서...

조망이 너무 좋아 돌탑을 몇번이나 덜았는지 모른다.

날씨도 봄날처럼 따뜻해서 더 없이 좋다.

영상통화를 통해 멋진 조망을 설 제수음식 준비하느라고 정신 없을 아내에게 선물한다.

양지바른곳에 앉아 가래떡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하산길은 계곡길을 선택한다.

계곡길이라고 사다리병창에 비해 완반한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사다리병창처럼 암릉이 많지 않아 내려서기 편할뿐이다.

계곡길은 음지라 눈이 3~40cm 이상 쌓여 있어 어쩌면 올해 마지막일지 모르는 눈산행을 선물한다.




구룡사를 올라오면서 만났으니 내려설때는 전나무와 잣나무가 가득한 등로를 선택한다.

햇빛 한줌 들어설 틈조차 없이 빼곡히 잣나무와 전나무가 가득하다.




전나무의 향과 잣나무의 향이 가득하다.




주자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서고 있다.

4시간 30분이 조금 더 걸린 산행이었지만 사다리병창과 계곡길 모두 경사도가 심해 허벅지가 뻐근하다.

주차장에서 막거리 시음(옥수수, 더덕, 좁쌀)을 하고 그중에서 좁쌀막거리 한병을 산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찿은 치약산!

오늘 만난 치악산은 꽤 오래 기억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