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석촌호수 벚꽃에 취하다.

Edgar. Yun 2018. 4. 8. 11:48

봄봄이 한창인 4월 8일 벚꽃 만개한 계절에 눈이 내렸다.

서둘러 활짝핀 꽃들은 어떡하라고 눈이 꽃잎처럼 내릴까?

마치 자기가 꽃잎인줄아니보다.






석촌호수 벚꽃에 취하다.

일시 : 2018년 3월 31일 토요일


작년 이맘때 설악산 목우재에서 인생 벚꽃을 만났었다.

올해도 설악산 벚꽃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급습한 황사와 세차게 부는 바람은 나를 망설이게 한다.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걸려온 형님의 전화, 성묘를 가자고...

설악산을 다녀와서 일요일에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평소에 성묘를 잘 다녀오지 않던 형님이 토요일에 다녀 오자고 하니.... 별수 없다.

꽤 높은 산의 7부능선에 있으니 등산 다녀오는샘 치고 다녀오자.

올해는 계절이 빠른지 다른해에는 진달래가 피기전이었는데 올해는 진달래가 만개하였지만

산중턱부터는 눈이 가랑잎에 쌓여 있고 손도 제법 시리다.

산소로 오르는 산길에는 제비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고 예전에 보지 못했던 별꽃도 보인다.

달래도 한움큼 캐서 배낭에 담고 홑잎나물도 한움큼 따서 배낭에 담는다.

성묘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황사청소를 시작한다.

황사가 물러가고 눈부신 봄햇살에 차창 밖의 벚꽃이 마치 덕유산에서 만났던 얼음꽃같이 반짝이며 나를 유혹한다.

점심을 먹고 아내에게 석촌호수 벚꽃구경 다녀오자고 하지만 시큰둥하니 혼자 집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잠실역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 모인듯 발디딜틈이 없다.

역을 나서자 추위는 예상보다 몇배는 더 춥다.

패딩을 입었어야 했는데....(꽃구경에 무슨 패딩이야! -괜한 자존심이 사람 잡았다)

랜드마크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디자인이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롯데타워가

오늘은 봐줄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황사가 물러간 파란 하늘탓일까? 




북쪽의 하늘에는 뭉게 구름이 마치 거대한 설산처럼 파란하늘 밑에서 반짝이고 있다.

벚꽃보다 내 시선을 잡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가고 싶었던 설악산이 생각났나보다.




석촌호수 다리위에서 바라본 롯데타워는 또다른 모습, 마치 거대한 죽순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리에서 호수를 내려다 보니 눈꽃같은 벚꽃이 햇살에 반짝이고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로 보도는 가득차있다.




애들이 엄마 아빠보다 좋아하는 놀이동산을 난 한번도 와보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때 용인 자연농원에 한 번 가본것이 전부...

벚꽃속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환호소리와 유럽의 작은 성같은 모습에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호숫가 보도에 내려서니 꽃구경 인파가 장관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상춘객들이 신기하다.




예쁜 인생샷을 찍기위함인지 내가 보기에도 너무 추워보이는 옷을 입은 청춘들이 부럽기도 하고...

겨울용 등산웨어에 겨울용 바람막이를 입은 나도 이렇게 추워서 힘든데 저들은 정말 춥지 않은 걸까?




계몽이 이렇게 무섭구나!

수많은 상춘객들이 아무런 불편함 없이 한 방향으로 줄을 서서 걷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측으로 통행을 한다.








능수버들나무 옆에 있어 마치 자기가 능수버들나무 나무인지 착가하는걸까?

벚꽃이 호수로 뛰어들고 있다.




아마 벚꽂은 며칠전에 만개하였는지 꽃잎사이에는 벌써 초록 잎새들이 눈에 들어 온다.












예전에 이곳에 직장이 있어 가끔 찿던 석촌호수는 롯데타워가 들어서면서 조금의 변신을 했다.








예전에 이곳에 직장이 있어 가끔 찿던 석촌호수는 롯데타워가 들어서면서 조금의 변신을 했다.

타워 앞에는 노천카페가 있어 치맥을 파는 카페도 있어 날씨 좋은 날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함께 왔었으면 추위도 녹일겸 들어가서 맥주 한잔 하고 싶지만 혼자 청승맞아 보일듯하여 그냥 지나친다.




멀리서 보았던 놀이공원 방향으로 다시 걷는다.

아마 축제 기간이 아니면 통제하는 곳이 아닌가 싶가.




거대한 아파트숲이 장막처럼 놀이공원을 가로막지만 그래도 호수가운데 있어 멋지다.





벌써 해가 하루를 마감하려고아파트 옥상에 내려 앉았다.








내가 어렸을적만하더라도 벚꽃은 일본 국화라는 이유로 크게 환영받지 못했었다.

학교 화단에도 무궁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오히려 이맘때면 집주변 보다는 산에 피는 산벚들이 신록과 어우러져 멋진 수채화를 그렸었고

모내기가 끝나가던 유월초에는 벚찌가 우리의 관심을 끌었었다.

물론 지금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며칠 지나면 눈꽃처럼 피었던 벚꽃은 봄바람처럼 지나갈거다.





바람이 세찬 잠실대교에서 일몰을 바라본다.

이곳에서 일몰을 구경하고 아차산에 올라 야경을 보고 싶었다.




일몰을 보고 석촌호수 벚꽃을 다시 마나러 갈까 생각했지만 추위에 자신이 없어 집으로 향한다.

황사 물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