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한라산-봄이오는(?) 길목에서 백록담에 오르다!

Edgar. Yun 2015. 1. 25. 15:33

한라산-봄이오는(?) 길목에서 백록담에 오르다!

 

언제 :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코스 : 성판악~속밭대피소~진달래산장~백록담

 

 

올해는 유독 서락에 눈이 내리지 않는다.

그덕에 올겨울에는 서락에 미처 다니지 못했던 다른 산들을 다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서락에 드디어 어제 눈에 왔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한라산을 가는 나를 심란(?)하게 만든다.

그래도 모처럼 아내가 제주도행 비행티켓을 끊어주었는데 기분좋게 가야지!

4:00 알람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준비를 하고 4:40 김포공항으로 향한다.

주차를 하고 로비에 들어서니 이미 많은 여행객들로 가득차 있다.

그중 절반이상은 산객들로 보인다.

6:20분 내가 탑승한 아시아나가 이륙하며 한라산 산행을 시작한다.

"백록담"

백록과 백록이 마셨다는 물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한라산이 족히 몇미터는 낮아질만큼 많은 산객들만 가득하다.

 

 

 

어둠이 아직 채가시지 않은 6:20분에 내가 탑승한 아시아나여객기가 김포를 이륙한다.

고도가 높아져서 일까? 오늘은 여느때보다 빨리 새벽이 오는 것 같다.

구름속에서 보이는 저산은 덕유일까? 아님 지리일까?

날이 밝아지고 제주에 가까워지면서 구름은 더욱 더 가득차 있다.

설화&상고대는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탁트인 조망은 선물로 받고 싶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에서 성판악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빠르고 편하지만 35,000 정도의 택시비는 아깝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조금 늦게 도착(8:50)한 탓일까? 성판악은 발디딜틈이 없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 정상에 다 오르면? 휴우~

김밥 2인분을 사서 1인분은 먹고 1인분은 배낭에 넣는다. 생각보다 깁밥이 맛있다.

오늘 등반코스는 성판악에서 정상, 그리고 관음사로 하산한다.

등로에 가득한 산객들을 헤아릴수 없이 추월하며 진달래 산장으로 향한다.

눈이 제법 쌓인 등로 주변에는 만병초와 비슷한 무고나무가 잎을 귀처럼 늘어트리고 있다.

 

까마귀가 어리목산장에만 많은 것이 아니다.

편백숲을 지나면 바로 속밭대피소가 나타난다.

속밭대피소에도 이미 많은 산객들로 가득하다.

나는 그냥 쉬지 않고 그냥 진달래 산장으로 향한다.

중간에 사라오름을 갈까 잠깐 고민도 했지만 더 많은 산객들이 정상에 오르기전에 오르고 싶다.

오버페이스를 한 탓일까?사라오름을 지나면서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진달래산장에 도착까지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반적으로는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코스다.

화장실에서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준비해간 김밥을 먹고 다시 백록담으로 출발한다.

컵라면을 먹고 싶지만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포기한다.

백록담으로 출발하며 다시 산장을 돌아다 보니 정말 "인산인해"이다.

 

운무를 두르고 있는 진달래산장이 이국적인 모습으로 배웅을 한다.

 

진달래산장부터는 앞서 나갈수가 없다. 그냥 긴 을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뒤돌아보니 출발했던 성판악과 갈까 고민했던 사라오름이 멀리 보인다.

이곳에는 생각보다 고사목이 많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백록담으로 오르는 끝이 없는 산객들이 장관(?)이다.

 

운무가 멀리 물러나 서귀포시가 보인다.

백록담 정상에는 오로라같은 구름이 지나고 있다.

 드디어 3:20분 걸려 백록담에 도착(12:20)했다.

물을 마시던 백록은 물과 함께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백설이 대신하고 있다.

 

 정말 발디딜틈이 없다. 따사롭던 날씨도 정상에는 제법 춥게 느껴지는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백록이 물을 마시는 곳이어서 백록담인데 백록도 물도 없다! 

 수많은 산객을 비집고 목책에 걸터 앉아 백록담을 담아본다.

 성판악에서 올라오는 산객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눈을 지긋이 감고...

 관음사 방향으로 이동하며 다시 백록담을 담아 본다.

 멀리 사라오름과 성판악이 오른다.

잠시동안 정상에 머물다 오늘 하산코스인 관음사로 향한다.

성판악에서 백록담 오르는 코스는 많은 산객들이 코스가 짧고 쉬워 많이 이용하지만

볼만한 것이 많은 곳은 아니다.

물론 현재로는 백록담을 오르는 길은 이곳이 유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돈내코에소 올라 남벽으로 백록담을 오를수 있도록 코스 개방을 간절히 기도한다.

그러면 돈내코로 올라 관음사로 내려가는 멋진 코스가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