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오대산(월정사 옛길)

Edgar. Yun 2012. 10. 16. 06:25

 

오대산(강원 진부)

코스 : 월정사 옛길~상원사~사자암(중대사)~적멸보궁

언제 : 2012년 10월 14일 일요일

누구와 : 가족^^

 

어제 영남Alps를 다녀와 피곤하지만 오대산 가자는 아내말에 베낭을 메고 나선다.

영동고속도로에 왠 관광버스가 그리 많나~~

귀가길 어찌하라고~~ㅠㅠ 할 수없지 뭐!

진부에서 아침을 먹고 월정사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들어서자

단풍을 시샘하는 바람이 불어 단풍이 꽃잎처럼 날린다.

상원사 3.4km에서 국공직원들이 갓길 주차를 안내한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옛길 탐방은 단풍 천국이다.

 

바람이 많은 단풍을 모아 놓았다.

방송에서는 18일이 단풍절정이라는데... 썩을 놈들 와보고 애기하지!

그때오면 이미 단풍 끝이다.

 

 

 

 

 

 

 

계곡옆으로 만들어진 옛길 탐방로는 정말 멋진 풍경을 선물한다.

 

 

 

 

단풍나무 길에 서서          장철문

 

꽃잎이 사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다

신록의 단풍잎 사이에서 와서

신록의 단풍잎 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선을 그리며

유성우가 떨어지고 있다

궁창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흙이었으며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꽃이었으며

꽃으로 돌아갔었다고 해도 좋다

햇살이

신록의 단풍나무숲을 투과하고 있다

사선을 그리며 사라지고 있다

사라지는

어느 한순간도 잡을 수가 없다

지금이

사라지고 있다

궁창으로부터 궁차으로 사라지고 있다

폭우처럼 사라지고 있다

가슴으로부터 가슴으로 사라지고 있다

 

 

 

산에도 단풍! 물에도 단풍이 가득하다.

 

 

 

 

 

 

 

 

단풍나무            유진택

 

잘 익은 단풍나무

이곳에 안기고 싶대요

 

한없이 햇살만 달라 손벌리는 산골에서

 

분홍물로 젖고 싶대요

분홍물로 젖어 절명하고 싶대요

 

이보다 더 잘 익어

온 산천 분홍물로 물결칠 때까지

끝까지 남아 산주인이 되고 싶대요

 

외로운 산주인 되어

철없는 아이의 손에 통째로 꺾이고 싶대요

통째로 꺾이면서도

다만 잔잔히 웃음 짓고 싶대요

 

 

단풍         김창균

 

그대를 밀며 산에 오른다

산협을 돌아가는 나도

그 곁 아슬아슬

절벽에 평생을 건 너도

다 햇볕이 건너뛴 자리마다 붉다

긴 빨대 같은 길

잘게 믹서된 인간을 서서히 빨며

산은 점점 붉은 피를 수혈하는데

누군가의 뒷 몸을 밀고 가는 나는

단풍 아래서 아프다

마을에 길흉사가 있을 때마다

생의 절정을 건너뛰던 무당처럼

저 원색의 잎들은

제 몸에 주문을 걸며

嚴冬까지 견딜 것인데

 

또, 산 아래 마을에서는

길고 푸른 작두날을 타는

날이 있겠다

 

 

단풍            이제하

 

가을이로다 가을이로다

생선처럼 뒤채며 일어서던 목숨이

어찌 볼 수도 없는 허공에서 아으

쓰러지는 목숨이

 

나무마다 나불어

닢닢이 토하는 핏줄기로다

그래도 못다한 숨결

바작바작 긁어대는 손톱 생채기로다

 

무엇을 바래 달음질했던

땅 끝에서 하늘 끝에서

되돌아 아득아득

달려오는 세상에

 

아 단풍이로다

어느 한 곬으로 머리 숙이고

눈물마저 못 뿌린 못난 마음이

 

쑥대밭으로 엉클리어 마구잡이

타오르는 불길이로다

 

 

 

 

단풍             임영준

 

앞날이

순탄치 않아

 

혹독하게

몰아치리라

예감하고들 있어

 

분기탱천한 구월이

피를 토하는거야

 

 

 

 

단풍                 이자규

 

알겠네, 기다리지 않아도 편지는 도착하고

계절의 중력은 몸을 낮추어 녹슬어가네

비워질 세상을 이미 알고나 있었는지

이동설계를 긋고 있는 다람쥐는

나무숲 사이를 굴러다니다 떨어져 죽은 동료의

두 귀를 세우네, 들리는가

흐느끼는 안개를 달래며 옆구리를 내주고 있는 절벽의 끝

멀리 누군가의 발에 채인 돌들

부서지며 뒹굴고 서로 부둥켜 안고

서로 상처 핥는 소리 들리는가

장대비 때려 아름다워진 삶의 무늬

칼바람 맞은 몸일수록 뒤척이지 못한 혓바닥

참 붉다, 뜨겁게 제 피멍든 살껍질

일어나 한시절 시뻘건 참회 벌이고 있네

서러움과 아쉬움이 만나서 독버섯이 된 가슴

뼈가 짓이겨진 그리움을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이명처럼 들려오는 강물소리 번개 섞는 소리

내 활화산의 중심에다 구멍을 내고 싶어라

알겠네, 타오르는 것은 언제나 내일과

어제 사이에서 그 존재가 되어가네

 

 

 

새로 단장한 사자암! 상원사에서 여기까지 오는길은 아수라장이다.

원효로2동에서 온 노인네들이 넘넘 시끄럽다.

아마 떼놈들인데 원효로 2동에서 왔다고 하는 것이 틀림 없다.

 

사자암의 풍경! 그 시끄러움속에서 청량제다.

 

적멸보궁! 예전에는 전국에 적멸보궁이 3곳밖에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단풍은 이곳 적멸보궁에서 끝이난다.

 

적멸보궁에서 상원사 가는 길인 지혜의 길에 있는 단풍!

 

 

 

상원사 이곳에 국보인 동종이 있다.

 

 

 

 

 

아쉬워서 다시 한 번 계곡을 담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약 9km의 엣길 탐방로를 강추하고 싶다.

계곡옆으로 이어지는 단풍은 최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비로봉을 가고 상왕봉을 가는 것도 좋겠지만

이 가을에는 옛길 탐방로가 정말 최고 인 것 같다.

만약에 왕복이 힘들다면 내려올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