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綠苑에서...
담양의 담양천을 끼고 있는 성인산에 위치한 죽녹원
16만㎡ 울창한 대나무 숲!
국민학교때 담양은 죽세공이 발전했다고 배웠었다.
그 담양이 이제는 죽세공이 아닌 대나무 숲으로 사람을 부른다.
담양에 반하다.
일시 : 2017년 11월 어느날
전남도립대학교 업무를 기분좋게 마무리하고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죽녹원으로 향한다.
사실 난 죽녹원에 대해 무지하다.
아내는 "1박2일"에서 이승기가 연목에 빠졌고... 대나무가 멋지고...
교수님에게 물었다.
죽녹원이 뭐하는 곳인가요?
담양천변에 주차를 한다.
겨울로 가던 날씨는 다시 가을로 돌아왔지만 담양천변삼백살이 넘는다는 잎이진 나무는 다시 가을로 돌아오지 못한다.
죽녹원 정문으로 들어서서 오른쪽 전망대로 향한다.
전망대에 올라 작은 공연장으로 보이는 뒷쪽 대나무숲을 담아본다.
전망대에 오르면 담양천과 관방제림, 그리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에는 60~90년대까지 죽세공으로 유명했던 담양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오른쪽의 대나무 숲길을 골라 걷는다.
겨울로 접어둔 대나무는 봄이나 여름처럼 싱그럽지 않다.
일년내내 푸르다고 하지만 대나무도 겨울은 어쩔수 없나보다.
평일의 대나무 숲길은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몇몇과 한무리의 단체 관광객이 총 2.2km의 길을 걷고 있다.
눈이 내리면 예쁘겠다는 생각을 한다.
셀카를 찍던 젊은이의 사진을 몇컷 찍어주고...
바람이 불어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면 좋으련만...
오늘은 바람도 쉬나보다.
인공폭포에 펜다 조형물을 놓았지만 난 별로...
하늘을 바라본다.
하루종일 우울했던 하늘이 회색의 구름을 걷어내고 파란 하늘을 맞이하고 있다.
뉴 미디어아트 이이남전시관에 들려 작가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매화가 마치 봄햇살에 꽃잎을 펼치는 것 같아 아름다움에 매화향이 가득해지는듯하다.
활짝 핀 매화에 나비가 날아들고...
미디어를 이용해 자연의 아름다움, 특히 나비와 꽃, 그리고 대나무를 멋지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이남전시관을 나서며 만난 죽세공을 파는 가게와 집들이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차가 주차되어 있는 담양천으로 나와 도넛과 핫도그를 시식하고 한박스를 산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차를 갖고 지난번 찿았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만난다.
단풍이 든 메타세콰이어를 보고 싶었다.
주차를 하고 단풍이 든, 아니 조금 늦은 가로수길을 걷는다.
왼쪽의 메타세콰이어는 단풍이 한참이지만 오른쪽 메타세콰이어는 이미 갈색잎을 털어 냈다.
아무도 없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에는 늦가을 오후 햇살과 나만 걷는다.
연인일까? ㅋㅋ
함께 걷는 햇살이 다시 짙은 구름속으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빛을 잃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뒤로하고 "소쇄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소쇄원"
소쇄원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에서 차로 30여분이 떨어진 무등산 밑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민간정원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소쇄원은 1530년경에 양산보가 조영한 조용한 별서이다.
양산보는 조광조를 스승으로 두었는데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사약을 받고 세상을 뜨자
충격에 고향으로 은둔했다고 한다.
소쇄원은 공사중이라 요금을 받지 않는다.
소쇄원의 입구는 울창한 대나무숲을 사이에 두고 작은 언덕을 올라 시작된다.
소쇄원의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초가로 지붕을 얹은 대봉대 너머 홍시가 여류홉게 익어가고
십여마리의 때까치때들이 달콤함에 소란스럽다.
공사중이라 가까이가지 못하는 아쉬움은 말해서 무었하랴.
가을의 쓸쓸함도 좋지만 백일홍이 활짝피는 봄날의 운치가 더 좋으리라!
미쳐 떠나지 못한 국화도 이제는 겨울을 마중해야 하리라!
소쇄원은 자연을 거스리거나 누르지 않고 자연과 철저히 함께하는 별서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권세를 누렸던 그들을 보면 오히려 초라하다는 생각도 든다.
정치에 환별을 느끼고 낙향한 양산보는 어쩌면 입구를 울창한 대나무로 막아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소쇄원에서 광주시내로 들어오는 무등산 고갯길을 드라이브하며 짧은 담양과의 데이트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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