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7가족여행- 첫날,정방폭포와 이중섭을 만나다.

Edgar. Yun 2017. 12. 22. 08:07

이중섭의 소를 만난다.

암울했던 생을 살고 간 천재 아티스트는 어쩌면 힘찬 소를 통해서 희망을 구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감을 구입할 돈도 화폭도 제대로 없던 이중섭이 이렇게 멋진 작품을 남겼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크나큰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017가족여행- 첫날,정방폭포와 이중섭을 만나다.

일시 : 2017년 12월 22일 목요일


아내가 얼리버드 티켓팅을 해놓고 제주도 가족여행을 가자고 한다.

썩 내키지 않았지만 나래 고3 뒷바라지에... 수능 핵망으로 우울해 있는 아내를 보니 가지 않을 수 없다.

솔비까지 함께 가는 가족여행이었으면 더 좋겠는데 솔비는 알바와 수강을  핑계로 소함께하지 않는다.

아내는 못내 못마땅한지 며칠을 궁시렁거렸지만 자식이기는 부모있으랴!

가기 싫어하는 놈 억지로 데려가서 또 무었하냐는 내말에 그냥 포기하고 만다.

전날 눈이 많이 내린다는 뉴스에 걱정이 많이했는데 다행히 도로 사정은 나쁘지 않아 제시간에 공항에 도착한다.

런데 결국에는 밤사이 내렸던  눈이 사고를 치고 만다.

6:30분에 기내에 탑승을 했지만 짙은 안개로 이륙이 지연된다.

공항에 올때까지는 안개가 없었는데 수속 밟는 동안에 밀려든것 같다.

3시간이 지나도 안개는 걷히지 않고 좁은 비행기속에 갇혀 있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여행을 포기하고 내린 사람들의 보안검색이 끝나고도 한참 후인 11:14분에 비행기는 겨우 김포공항을 이륙한다.

공항에서 연착되는 비행기 때문에 몇시간은 기다려 보았어도 이렇게 비행기 안에서 4:44분을 있어 본 것은 처음이다.




비상한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산하는 온통 하얀 안개 천국이다.

이제 내 발아래에 있으니 운해라고 해야하나?




운해에 쌓인 산하는 제주공항에 도착 할때까지 조금의 변화도 없다.



국토의 남단끝을 비행할때 구름속에서 만난 저 산은 월출산일까?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찿고 렌트를 하니 오후 1시가 다 되었다.

공항을 빠져 나오자 마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식당을 찿는다.

제주 음식을 찿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는 사치 "놀부부대찌게"면 트리플플러스 메뉴다.




예정대로 도착했으면 효리가 사는 애월의 해변을 드라이브하며 숙소로 왔을텐데...

당당함이 매력인 소길댁을 만날수는 없겠지만 아직 제대로 애월의 멋진 풍광을 보지 못해 내심 기대했었다.

숙소는 아내가 좋은 곳을 골라 예약했나보다.

큰 창문의 커텐을 열면 제주 남쪽의 푸른바다가 보이고 야자수 나무에 살짝 가려진 범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숙소에 짐을 풀고... 아내는 근무를 해야 해서 나래와 해성이를 데리고 정방폭포로 향한다.

지난번에 와서 천지연폭포를 만났으니 이번에는 오랜만에 정방폭포를 만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정방폭포는 제법 수량이 되어 멋진 모습이다.

서울은 한겨울인데 이곳은 초가을 같은 기온이라 가볍게 입은 옷인데도 땀이 난다.




옛날에는 카메라가 없어서... 지금은 애들이 부모와 사진찍기 싫어서...

사진 찍어주는 아들이 효자다.



해성이가 작가가 되어...ㅋ




작은 바람인데도 폭포는 바람에 날린다.




섶섬과 파란 바다가 잘 어울리는 정방폭포 앞바다
















따뜻한 남쪽 나라가 맞다.

폭포밑 바위틈에 노란 해국(?)이 제절인듯 싱그럽다.

나래는 따뜻해서 넘 좋다고 결혼해서 제주에 살고 싶단다.

그럼 아빠도 좋지^^




폭포밑에 무지개가 피었다.

우리네 인생된 저 무지개처럼 곱고 예쁘길 바래본다.




회를 좋아하는 나래가 해변가에서 할머니들이 파는 회에 관심이 있어 내려가 본다.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냥 가자고...




이름은 모르지만 바위틈에 분홍색꽃도 피어있다.




다시 보고 생각하지만 서귀포! 새삼스럽게 정말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든다.

푸른 바다와 하얀 설산의 한라산...








몰래 포착해서 한 컷... 그러지 않으면 얻을수 없는 사진이다.




이중섭이 5살과 3살의 자녀, 그리고 일본인 아내인 남덕과 게를 잡으며 보냈다는 자구리 해안의 조형물이다.




우리는 발길을 돌려 이중섭거리로 간다.

올 여름에 만났던 "김광석 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중섭이 1951년 피난시절에 거쳐했던 초가이다.

초가집의 오른쪽에 있는 1.4평의 아주 작은 방이 이중섭의 네 가족이 살았던 곳이다.




돌담에는 붉은 동백이 벌써 피고 지고 있다.

제주의 동백은 봄에 피지 않고 겨울에 핀다.








1.4평? 상상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방에서 그는 가족과 함께 보냈다.

물론 그 당시의 집들이 다 작고 방이 작았지만 네 가족이 살기에는 좁아도 너무 좁은 방이다.




"소의 말"

몇번을 읽어도 그 뜻을 제대로 헤아리기 어렵다.




방옆의 돌담을 끼고 뒤곁으로 들어가 본다.

역시 장독대 하나 없는 작은 공간이다.




밖으로 나와서 돌담길을 걷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담벼락이다.

나중에 귀촌을 하면 낮은 돌담을 쌓고 넝쿨장미를 심고 싶다.




돌담에 앉아 예쁜 분홍색 꽃을 피운 사철나무가 예쁘다.








내가 나중에 귀촌하게 되면 돌담에 넝쿨장미를 심고 싶었는데...

이제는 가능하다면 사철나무를 신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중섭거리의 작은 기념품 가계에 들려 실공예와 가죽공예의 팔찌를 사서 선물하니 딸이 좋아한다.

아내와 솔비것도 사고... 내것은 나래가 선물하고...

이중섭미술관 앞의 콘테이너 박스에 그려진 그림...




이중섭하면 소를 생각하지만 이중섭은 소보다 아이들, 그리고 게를 그림의 소재로 사용했다.

종종 닭도 그림에 등장한다.




기념사진을 찎을수 있게 1층에 그의 대표작 소를 전시하고 있다.

화폭도, 물감도 변변하지 않았던 이중섭은 은박지등에 그림을 많이 그려 다른 미술관에서 보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짧은 생을 살면서 이렇게 많은 그림을 남겼다는 사실이 놀랍다.




3층 전망대에 올라 해지는 서귀포의 저녁을 만난다.




서귀포도 해는 또다른 서쪽으로 지는구나^^




미술관 입구의 작은 카펫트에서 잠을 자던 개는 나올때까지도 같은 자세로 미술관을 지키고 있다.




올레시장에 들려 주점불이도 하고... 아내와 나래가 좋아하는 모듬회도 사고...

이렇게 제주에서의 하루는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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