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귀도 배낚시
피래미 낚시는 많이 해보았고 자천타천 도사지만 배낚시는 해 본적이 없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선택한 버킷리스트 2번이다.
차귀도 앞바다 선상에서 다른 가족 10여명과 함께 낚시를 했다.
한마디로 우리가족은 "도시어부"다.
가족여행-둘쨋날,마라도 짜장을 먹고... 차귀도에서 "도시어부"가 되다.
일시 : 2017년 12월 23일 금요일
아내의 버킷리스트 1번이 마라도다.
사실 난 마라도를 2번 다녀왔지만 굳이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내의 버킷리스트 1번이니 싫은 내색하지 않고 따라 나선다.
뱃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사계항에 들러 산책을 한다.
삼방산 앞바다에 있는 사계항은 용어리해안과 형제바위, 그리고 송악산이 조망되는 멋진 곳이다.
사계항에서 바라본 송악산... 불친 달인님은 제주에만 오면 저 산에 오르는것 같던데... 나도 한 번 올라 볼까?
아니다, 난 한라산이면 만족한다.
따로 또 같이... 나래가 아내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나래와 연인처럼 포즈도 취해보고...
나 혼자도 폼 잡아보고...
마라도 가는 여객선 터미널에서 마라도는 약 30분의 항해시간이 소요된다.
마라도는 여전히 검은 현무암이 앞서서 우리를 반긴다.
작은 섬이지만 이 초원을 걸으면 마치 대평원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드는 것은 아마 넓은 잔디밭 때문일거다.
입구에쥐포를 사서 먹으며 우리는 시계 방향의 코스를 걷는다.
바로 끝단 비석방향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해성이는 마라도 성당이 만화에나 나오는 모습이란다.
성당옆에 피어 있는 노란꽃은 마치 복수초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몇년전에 풍도에서 복수초를 만난뒤 아직 복수초를 만나지 못했는데 내년 봄에는 복수초를 만나고 싶다.
이어도를 국토로 인정한다면 이 비석은 세우지 말아야 했는지 모른다.
어찌되었든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니... 모처럼 가족이...
남단 끝 바다에는 고기잡이 선단이 모여 있다.
무슨 고기를 잡는걸까?
우리는 첫집에서 뿔소라 짜장을 시켜 이른 점심을 먹는다.
9개의 짜장면집 대부분이 방송에 출연했다는 광고를 하고 서로 원조라니 그냥 첫집에서 먹기로 한다.
사실 내가 짜장면을 좋아하지 않기에 맛을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가족이 여행와서 함께 먹으며 추억을 쌓으니 좋다.
마라도에는 내가 좋아하는 방풍나물도 많지만 선인장도 곳곳에자라고 있다.
짜장면집 중간에는 절이 있고 두개의 불상도 있다.
나래하고 가족평안 합장을 해 본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도 적었지만 마라분교는 학교라기 보다는 작은 연수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는 "1박2일"에서 강호동과 애들이 축구했던 얘기를 한다.
마라도에 있는 신당 "할망당"이다.
육지로 보면 성황당하고 비슷한것 아닐까?
할망당에는 아기업개(아기를 돌보는 처녀)에 대한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옛날에 사람이 살지 않았던 마라도에는 유난히 해산물이 많아서 출입을 금지하는 땅이었음에도
해녀들이 몰래 배를 타고 들어가 물질을 했다.
어느 초겨울 한무리의 모슬포 해녀들이 여러날을 잡아 물질할 요량으로 식량을 챙겨 마라도로 갔다.
풍성한 해산물을 채취하고 돌아갈 날이 되었는데 갑자기 바다가 거칠어지고 바람이 몰아쳐서 배를 띄울수가 없었다.
며칠을 섬에 갇혀 지내던중 하루는 어느 해녀가 꿈을 꾸었는데 섬을 떠날때 아기업개를 떼어 놓고 가면
무사하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배가 파산되어 모두 고기밥이 될거라는 것 이었다.
다음날 해녀들이 아기업개에게 섬 언덕에 아기 기저귀를 놓고 왔으니 가져 오라고 이르고, 아기 업개가 간사이
배를 출항시켰는데 과연 바다는 바람 한점 없이 잠잠하였다.
해가 가고 따뜻한 봄이 와서 해녀들이 다시 조업을 하러 마라도에 가니 바닷가에는 울다 지쳐 굶어죽은
아기 업개의 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해녀들은 자신들 때문에 희생된 아기업개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당을 만들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다시 배를 타고 나오며 삼방산을 담아본다.
오후 일정은 내 버킷리스트 두번째인 차귀도 바다 배낚시다.
가족들이 좋아할지 걱정되지만 홍천강에 휴가를 다니면서 이미 체험을 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응다.
차귀도 선착장 곳곳에는 한치를 말리는 곳이 있다.
드디어 배를 타고 차귀도 해안으로...
차귀도 해안에는 이미 서너척의 배들이 와서 낚시를 하고 있다.
우리도 선장의 간단한 낚시 교육을 받고 낚시를 시작한다.
누구 할 것 없이 넣으면 올라오는 고등어새키들에 정신이 없다.
해성이는 그중 대어를 낚고 신이 났고 아내와 나래도 너무 재미 있어 한다.
새우미끼도 본인들이 알아서 척척!
도시 어부가 따로 없다.우리는 도시 어부 가족인가 보다.
금새 파란 양동이에 가득하다. 선장이 떠온 고등어 회는 꿀맛이다.
한시간쯤 지나자 모두 지쳐가고... 더 큰 물고기를 원하지만 우리가 하는 낚시가 고등어새끼 잡는 낚시인것을...
다시 돌아와서는 우리가 잡은 고기중에서 일부를 회를 뜨고 매운탕을 시킨다.
직접 잡아 회를 떳으니 얼마나 맛이 있을까?
회귀신인 아내와 나래의 젓가락은 쉴틈이 없다.
숙소로 돌아오며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용머리 해안으로 향한다.
지난번 홀로 여행을 왔을때 파도 때문에 가지 못했었다.
해안에 도착하니 오후 5시5분! 우씨 5싞지 입장 가능하단다.
용머리 해안에서 일몰을 볼 계획이었는데... 용어리와 나의 인연은 쉽지 않은가 보다.
할수없이 근처에서 일몰을 본다.
일몰은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화려한 해넘이를 한다.
용머리해안에서 본다고 뭐 특별할것은 없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제주에서의 두번째날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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