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도봉산-오봉의 겨울을 만나다.

Edgar. Yun 2018. 11. 25. 21:01

오봉

세월이 만든 작품은 때론 경이로움에 두렵기조차하다.

아무리 인간이 크리에이티브한 존재라지만 어찌 자연과 견주랴!




도봉산-오봉의 겨울을 만나다.

일시 : 2018년 11월 25일 일요일

코스 : 오봉탐방안내소~여성봉~오봉~신선대~송추폭포


이런저런 이유로 토요일에 산행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주에는 새로운 아이템의 납품 및 설치가 있어 토요일은 움직일수 없었고

일요일에는 둘째와 셋째 수시시험에 결혼식, 그리고 장모님 생신까지...

이번주도 어제는 둘째의 수시... 오늘도 수시시험이지만 가까운곳이라 아내에게 맡기고 난 산으로 간다.


가까운 곳이니 서락을 갈때처럼 새벽에 일어나 서두르지 않아서 좋다.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집을 나서니 8시가 조금 지나고 있다.

어제 눈이 내린 탓인지 봄날의 안개처럼 아침을 막아서고 있다.


토요일 아침, 올해첫눈이 내렸다.

첫눈치고는 제법 많은 눈이 내리지만 오늘은 산을 가지 못하고 둘째의 수시시험장을 다녀와야 하니 기뻐해야할 일이 아니다.






송추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여성봉으로 출발한다.

새로 조성되어 있는 주차장 요금은 5천원 선불이지만 맘편하게 주차할수 있으니 맘편해 좋다.

새로 조성된 상가를 지나 등로로 들어선다.

어제 내린 눈이 삼월의 잔설처럼 등로에 남아 있지만 날은 포근하다.

민둥바위에서 돌아서니 의정부방향에서 운무가 송추 계곡으로 밀려들고 있다.

이미 도봉산과 북한산은 한겨울 풍경으로 산객을 맞고 있다.





여성봉에 오르자 마자 보고 싶었던 오봉을 담는다.

눈에 덮힌 오봉이 낯설게 느껴진다.





쉬고 있는 산객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오봉을 담고 여성봉으로 향하는 나를 고양이가 내려다 보고 있다.

여성봉에는 5~6마리의 들고양이들이 산객에게 음식을 구걸하고 있다.

책임질수 없다면 함부로 고양이나 개를 키워서는 안된다.





몇년만에 다시 만나는 여성봉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그때는 펜스가 없었나?




들어가지 말라는데... 결국에는 들어가서...







여성봉위로 올라가서 오봉과 북한산의 풍경에 빠져 한참을 머문다.

좋은 풍경이 있는 곳에서 늘 갖는 마음... 하루 종일 머물고 싶다.




다시 배낭을 메고 오봉으로 향한다.

등로에는 어제내린 눈이 아직 채 녹지 않고 남아 있지만 생각보다 미끄럽지 않아 다행이다.




ㅎㅎ~ 웃음이 나온다.




암릉사이로 보이는 오봉이 멋지다.




오봉이 멋지게 조망되는 곳에서 다시 잠시 머문다.

보면 볼수록 멋진 오봉이다.





오봉 정상에 올라 자운봉의 도봉산과 백운봉의 북한산을 담는다.

아직 깨끗한 사패산 방향과 달리 서울방향은 짙은 스모그가 가득하다.

그래도 멋진 북한산이다.

이렇게 북한산이 멋졌던가?






마음같아서는 오봉능선을 오르고 싶지만 오늘은 아니다.

그냥 이렇게 바라보는 것으로...



이곳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설 계획이었지만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으니... 자운봉으로 향한다.


자운봉으로 향하다 북한산을 담는다.

박무가 오히려 북한산을 더 분위기 있게 만든것 같다.






오봉에서 자운봉은 약 1km밖에 되지 않지만 눈 덮힌 암릉의 등로가 신경쓰인다.

오르막도 제법이라 30분 가까이 소요된다.

눈이 덮여 있지 않았다면 아마도 더 걸렸을거다.

만나는 암봉마다 다 올랐을테니까^^




드디어 포대능선과 만나는 신선대 삼거리를 지난다.

서산에서 온 산악회의 회원들이 소란스럽게 지나간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으니 북한산과 도봉산이 멋진지 모르겠지만

내생각에는 최소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명산이니 전국에서 산객들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오를수 없는 자운봉, 그 아쉬움은 신선대가 대신 달래준다.

한참을 머물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포대능선으로 가서 사패산을 들려 내려설까?

잠시 망설이다 다시 오봉으로 향한다.

오늘은 "송추폭포"를 만나고 싶다.

북한산이나 도봉산이 설악보다 못한것은 계곡과 폭포아닐까?






큰 기대를 한것은 아니지만...




음식점이 떠나고 제모습을 찿아가는 송추계곡을 따라 내려선다.

송추계곡의 끝에서 만난 안내판이 기분 좋게 한다.




"어쩔려구"

서리 내리고 눈까지 내렸는데...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 모퉁이에서 개미취를 만난다.

"친구야 오래사는 것이 꼭 행복은 아니야"

"어쩔려구 이 추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