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덕유산-상고대는 피지도 않고 떨어졌다.

Edgar. Yun 2019. 1. 27. 05:37

지리산과 덕유산의 산군

산호초같은 상고대를 기대했지만 상고대는 피기도 전에 바람에 지고 없다.

상고대가 아니면 어떠랴!

미세먼지에 찌들었던 안구를 정화하고도 남는 이 청명함을...





덕유산-상고대는 피지도 않고 떨어졌다.

일시 : 2019년 1월 126 토요일

코스 : 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오수자동굴~어사길~삼공리



밴드의 신년 산행지로 덕유산을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설경을 보여주는 덕유산이라면 신년 산행지로 최적이라 생각했다.

다녀올적마다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설경을 밴드 회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첫눈이 제대로 내린뒤에 눈다운 눈이 오지 않아 전국의 산하는 사월의 봄풍경이었지만 설마설마 했다.

산행일까지는 눈이 아무리 오지 않아도 한 두번은 오겠지!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기다리는 눈은 오지 않았다.

일기예보에서는 금요일 밤과 새벽에 동해안으로 눈이 온다는, 그것도 최대 7cm가...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산행지를 바꿀수도 없고...




리조트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봄날이다.

안내산악회에서 미리 준비해서 나누어준 티켓을 들고 곤드라에 오른다.

예년같으면 곤드라가 움직이자 마자 창벆으로 멋진 상고대가 마중을 했는데...

설천봉에 도착해서 향적봉을 올려다 보지만 역시 상고대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 청명함으로 마중을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멀리 남덕유가 잡힐만큼 가까이 있으니 기분이 좋다.

이렇게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어서 더욱 좋다.

비록 상고대는 없지만 지난 겨울 힘들었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온 기분이다.





향적봉을 오르는 등로에도 산호초같던 상고대는 물론이고 서리같은 상고대는 보이지 않지만

지리산 주능선과 덕유산의 주능선이 반겨주니 행복하다.

언제 다시 덕유산을 종주 할 수 있을까?









향적봉에 올나서니 정상석 앞에는 긴줄이 늘어서 있다.

처음 온 사람들은 누구나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니 제법 추운 날씨에도 줄이 길수밖에 없다.

일행중에도 처음 덕유산을 오른 회원이 있어 줄을 세우고 난 정상석보다 더 좋은 덕유에서 만날수 있는 풍경을 찿는다.

향적봉에서 바라보는 가야산과 비계산, 그리고 청량산이 그림처럼 펼쳐 놓은 산그리메를 만나는 것이

정상석에서 사진 한장 남기는 것보다 열배, 아니 백배는 더 좋다.






남덕유에서 가야산까지...

지리산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지리산의 주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향적봉에서 무룡, 그리고 삿갓재를 넘어 남덕유와 서봉까지...

청량산과 비계산, 그리고 가양산까지...





일행들의 정상 인증샷을 찍어주고 나는 온전한 정상석 사진 한장으로 남긴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14좌 완등 산악인 기념사진 행사를 하지만 스타 산악인이 아닌지 산객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엄홍길이 왔어도 시큰둥했을까?

세상이 다 그런거다.







안성에서리조트로 들어오는 버스안에서 바라본 향적봉은 그레도 제법 상고대가 있었는데

그 사이 따뜻한 햇살에 상고대는 채 피지도 않고 떨어졌나보다.

시끄럽게 안내하던 산악회대장의 설레발에 상고대도 도망쳤나보다.

고객을 배려하지 않는 말은 많이 하면 할 수록 안한것만 못하다는것을 그 친구는 모르는것 같다.





예년같으면 긴줄에 그냥 지나쳤을 주목에서 사진을 남긴다.




중봉은 여기저기 이미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삼월에도 찿아봤지만 이렇게 눈이 없는 겨울 덕유산은 처음인것 같다.

오늘 함산한 산객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남기고 오수자동굴로 내려선다.














이제 내려서면 당분간 만나지 못할 산군들이니 담고 또 담는다.

5월에 철죽을 만나러 오려나!

6월에 원추리나 만나러 오려나!





오수자동굴의 위로 자라는 고드름은 신비롭다,

이곳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서둘러 삼공리로 향한다.

시멘트 포장길을 피해 어사길로 내려선다.

계곡은 꽁꽁 얼ㄹ어 있고 수달의 흔적만이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