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한라산-안개가 주는 희노애락

Edgar. Yun 2019. 1. 14. 06:16

병풍바위 상고대

병풍바위를 올라서자 기대하지 않았던 상고대가 산객을 맞는다.

설화보다 난 상고대를 더 좋아하는데... 행운이다.





한라산-바람과 안개에 웃고 울다. 

일시 : 2019년 1월 13일 일요일

코스 : 영실탐방안내소~병풍바위~선작지왓~윗세오름대피소 & 새연교, 천지연폭포



어제 한라산에 눈이 올거라고 예상하고 기대했지만 추적추적 내리는 비로 일정을 변경했었다.

사실 오늘도 눈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냥 한라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새벽에 일어나 커튼을 걷고 성산일출봉을 바라본다.

일기예보에는 구름이 많다고 했는데 하늘을 보니 다행히 별이 보이고 구름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고 한라산을 다녀올 계획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일출봉으로 향한다.

일출봉 왼쪽으로는 제법 짙은 구름이 지나고 있어 일출을 볼수 없을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올라야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성산일출봉으로 향한다.

해발고도는 180m에 불과하지만 0m부터 오르는 일출봉은 산행처럼 제법 힘이든다.

일출봉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데크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지만 짙은 구름은 피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

이많은 사람들의 기도로도 어쩔수 없나 보다.

일출시간이 지나고 나서 체념하듯 돌아서 내려온다.





"미향"이라는 프랜차이저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아내는 우거지해장국, 난 우거지 선지...

해장국 맛도 나쁘지 않지만 깍두기처럼 나온 물김치가 독특하고 맛있다.







아침을 먹고 영실에 도착하니 10시가 다되어 간다.

이미 영실 주차장은 만원에 가깝게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비싼 주먹밥 한덩어리 사서 배낭에 넣고 선작지왓으로 향한다.

등로의 군데군데에만 눈이 있을뿐... 한라산도 예외없이 겨울 가뭄인가 보다.

병풍바위 전망대에 오르자 영실 기암 능선의 상고대가 산객을 반겨준다.

어찌나 고맙고 반가운지...











요즈음 등산을 전혀하지 않았던 아내는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잘오른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멋진 상고대는 힘을 불어 넣어주기에 충분하다.

오늘도 언젠가는 저 능선을 한번 오르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 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조금 더 계단을 오르자 제법 멋진 상고대가 펼쳐져 있다.

분명 덕유산의 상고대와는 다른 상고대의 멋이 느껴진다.

파란 하늘까지 열어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원망 할수는 없다.

사실 바람과 상고대가 만들어 놓은 상고대의 풍경 아니던가!









아쉬우면 아쉬운데로...

혹시 내려올때는 안개를 걷어내고 파란 하늘을 열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파란하늘보다 더 아쉬운것은 선작지왓을 안개가 삼켜버렸다는 사실이다.

"신들의 정원"이라고 불리우는 선작지왓에서 바라보는 광활한 설원과 설원끝에 우뜩솟은 백록담을 보고 싶었었다.

윗세오름대피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돌아선다.

안개가 짙어 윗세오름에 오르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선작지왓을 돌아 내려올때도 안개가 가득했는데

병풍바위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안개 물러서고 파란 하늘이 보인다.

역시 상고대와 설화는 파란하늘과 어우러져야 제맛이다.





생각보다 산행시간이 짧아 오후 시간을 덤으로 선물받았다.

사우나에 들려 목욕을 하고 새연교로 향한다.

제법 제주 여행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은 이름 새연교다.

도착해서 보니 천지연폭포 옆에 있고 새섬과 연결되는 다리의 이름이다.

언제인지도 모를만큼 천지연폭포를 다녀간지 오래되었으니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2009년도에 교량이 연결되었으니 10년은 되었는데...












새섬에는 주민이 살고 있지 않으니 순전히 관광을 위한 다리라고 볼수 있다.

새연교에서 바라보는 범섬이 오후 역광에 멋진 자태를 보여주고 30여분의 둘레길을 걸으면 눔섬과 섶섬도 조망이 된다.

조망이 좋은 날에는 새연교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이 멋질거라 생각된다.







일몰까지의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서둘러 천지연폭포를 만나러 간다.

바로 옆에 있으니 그냥 가기에는 서운할것이다.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천지연폭포는 98년도에 만나고 30년만인듯하다.






서둘러 천지연폭포를 만나고 다시 새연교로 돌아와 해넘이를 한다.

범섬 옆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해가 넘어가고 있다.

바람은 마치 오월의 봄날처럼 포근하고... 봄바다 같은 서귀포 앞바다는 황금비늘 넘실대니 이보다 더 좋을수 없다.




아내가 회를 워낙 좋아하니 오늘 저녁 메뉴는 회와 쏘맥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올레 시장에 들려 모듬회 한접시를 사서 숙소로 향한다.

 이밤이 지나면 아내는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업무를 해야한다.

아쉬운 제주의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