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샘
부산의 시작은 동래에서 시작되었다.
동래의 뒷편에 자리한 금정산은 한 마리의 금빛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범천(梵天)에서 내려와
그 우물에서 놀았다고 하여 금빛 우물[金井]이라 하였고, 산 이름이 금정산(金井山)이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금정산은 금빛 우물인 금샘[金井]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금정산 - 물과 바람이 만든 금정산을 만나다.
일시 : 2019년 6월 22일 토요일
코스 : 어린이대공원~남문~동문~북문~금샘~고당봉~범어사
예기치 않은 부산 출장길에 오른다.
기(氣)가 다했는지(내 기가 다했는지... 회사의 기가 다했는지는 모르겠다) 지난해부터 어려운 업무가 계속 이어진다.
그냥 부산 영업소에 해결하라고 하기에는 상황이 심각해서 출장을 가지 않을수 없다.
어쩌면 금요일에도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어 배낭을 챙겨 출장길에 오른다.
때맞춰 서락산행 공지를 내렸으니 출장길에 금정산을 다녀오는 것도 나지 않을것 같다.
아주 좋은 결과는 아니지만 금요일(6월 21일) 오전중에 업부를 종결한다.
시원섭섭하다고 해야할까?
기분도 그래서 일찍 점심을 먹으러 광안리로 향한다.
영업소 직원 친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회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바람을 쐬러 바닷가로 향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한결 기분을 좋게 한다.
두곳의 거래처를 들리며 SRT 티켓을 계속 체크하지만 금요일 올라가는 표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표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5시가 넘어 표를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해운대에 숙소를 정한다.
숙소를 정하고 동백공원으로 향한다.
부산의 명소중에가 가장 좋아하는 명소중의 하나다.
바닷바람이 시원한 동백섬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섬에 있는 아셈회의장도 보기 좋고 노송이 보기 좋은 산책로를 걷는 것은 행복이다.
마린시티의 야경을 보며 야청카페에서 마시는 맥주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행복이다.
치맥을 하며 밤이 오기를 기다린다.
이곳(더베이 101) 왔으니 마린시티의 야경을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광안대교와 어우러진 마린시티의 야경은 우리나라 야경의 최고가 아닐까?
걸어서 숙소로 향한다.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젊은 연인들이 어둠속에서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며 행복한 모습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는 발디딜틈이 없이 전국의 젊은이들이 몰려오겠지?
이른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 금정산으로 향한다.
해운대역에서 전철을 타고 서면으로 가서 택시를 탈 계획이다.
숙소를 나서자 재미있는 간판이 눈길을 끈다.
어린이대공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콘크리트댐(발전용이 아닌 식수 공급용)이 있는 성지곡을 걸어 오른다.
가족들과 함께 걷기에는 그만일것 같다는
댐을 따라 도는 산책로 중간중간에는 작은 식당들이 있고 편백나무 숲이 곳곳에 있어 산욕을 해도 좋겠다.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지만 온순한 등로는 산이라는 느낌보다 평원을 걷는 기분이다.
혼자 걷기 좋은 등로가 계속 이어진다.
남문에서 동문으로 향하는 등로로에서 만난 기암이다.
기암뒤로는 파리봉이 보인다.
시간이 되면 가보고 싶지만 오늘은 아닌듯 싶다.
싸리꽃이 질펀하게 피어 있는 평범한 등로를 걷다보면 한무더기의 바위를 만나는데 대륙봉이다.
대륙봉에서 파리봉과 상계봉을 조망한다.
보랏빛 싸리꽃의 등로를 걷다 하얀 씀바귀꽃을 만난다.
8개의 꽃잎도... 6개의 꽃잎도...마치 헬기의 프로펠러 같다.
소나무 향기 가득한 등로를 거다보니 다시 산성길을 만난다.
마치 9월의 어느날처럼 시원했지만 성벽길로 나오니 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제 4망루와 의상봉이 조망된다.
마치 영남알프스에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멋진 풍경이다.
제4망루로 향하는 길에 만난 참나리꽃,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깨끗한 마음" 참나리꽃의 꽃말이다.
의상봉을 올라 지나온길과 멀리 조망되는 해운대를 바라본다.
멀리 해운대 앞바다가 가까이 조망되는 것을 보면 망루의 역활을 하기에 충분했을거라 생각된다.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는 의상봉은 640m로 작은 암릉이다.
산객의 도움을 받아 의상봉에서 인증을 한다.
전설에 따르면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을 하려고하는데 갑자기 금정산 산신령호랑이가 나타나 승천을 저지하기 위해
한참 격렬한 몸싸움을 하게 되었지만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두봉우리가 되었는데
위쪽에는 용을 저지하는 모습의 虎峰이 되고아래는 용을 닮은 龍峰이 되었다고 한다.
이 두봉우리를 龍虎峰이라고 불렀는데 산악인들이 의상봉이라 칭하였다고 한다.
원효봉에서 고당봉과 북문 방향을 바라본다.
원효봉은 의상봉보다 조금 높은 687m이지만 의상봉과 달리 봉우리를 가름하기도 쉽지 않은 평범한 모습이다.
원효와 의상, 우리나라 고승을 대표하는 두 스님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다.
원효봉에서 의상봉을 바라본다.
등로 주변에 있는 산딸기들이 선물을 한다.
빨간 산딸기를 한움큼 입에 털어 넣고 걸으면 기분까지 좋아진다.
어릴적 추억이 소환되어 웃음을 머금게 된다.
남문에 도착해서 간단히 점심을 먹는다.
점심 메뉴는 어제 더베이 101에서 먹다 남긴 치킨 몇조각!
까마귀 한 마리가 머리 위에서 간절히 원한다.
치킨 피를 던져 주니 기분이 좋은지 먹이를 물고 사라진다.
금정산의 이름을 만든 금샘에 먼저 들린다.
금정산이라는 이름도 이 우물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샘에 관하여 '세종실록지리지'과 동국여지승람'에서는
“금정산 정상 돌 위에 샘이 있는데 항상 마르지 않는 이 우물은 물빛이 황금색으로 빛난다고 전한다.
현재 샘의 크기는 긴 남북 방향이 147㎝, 짧은 동서 방향이 125㎝이며 깊이도 51㎝에 이른다.
이름과는 달리 물이 솟아나는 게 아니라 빗물이 고인 것인데,
안개 등의 영향으로 비가 오지 않아도 웬만해서는 샘물이 마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악의 칠성봉에는 더 큰 샘물이 있고 울산바위 서봉에도... 성인대에도 있지만
금정산처럼 유명하지 않은것을 보면 어디에 있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