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이야기

초가집 추어탕

Edgar. Yun 2019. 12. 8. 05:34

엄미리 계곡의 초가집추어탕


오늘같이 날씨가 제젖 겨울 코스프레를 하는 쌀쌀한 날씨에 딱 맞는 음식, 추어탕이 아닐까?

보양음식으로도 각광받는 추어탕은 추수 끝나고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이 제철이다.

광주와 하남의 경계에 있는 엄미리계곡은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들이 계곡주변에 줄지어 있다.

오늘은 변변한 간판도 없지만 오래전부터 추어탕 메니아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초가집 매운탕"집으로 간다.

그늘진 엄미리계곡길은 벌써 군데군데 얼음이 얼어 있다.

혹시나 지나칠까봐 조심조심 "초가집 추어탕"집 올라 가는길을 찿는다.

바깥마당에 주차를 하고 폐가같은 집으로 들어선다.

사랑채도 있으니 초가삼간은 아니다.



안채 벽에 걸려 있는 양은 주전자와 냄비, 그리고 커다란 냄비와 소쿠리가 세월을 말하고 있다.



마당 가운데 있는 우물을 들여다 보는 순간 깜짝 놀란다.

두레박을 길어 물한모금하고 싶은데... 우물에는 미꾸라지가 가득하다.

아마도 수족관대신 우물에 미꾸라지를 넣어 두는가보다.



안채벽에는 명명가들이 흔적으로 가득하다.

노무현대통령, 노회찬의원, 고건서울시장의 친필사인이 걸려 있다.

탤런트 임현식의 커다란 사인지가 걸려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주인이 임현식을 좋아하나보다.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도 다녀간 흔적을 남겨 놓았는데... 

소통령이라니... 그러니 문제가 생긴거다.



안내를 받아 사랑채로 들어선다.

사랑채의 방도 밖에서 만난 세월지난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 방안을 탐색한다.



괘종시계의 민증을 까보아야 하나?

오래되지 않은 것은 생수병과 손님뿐이다.



이희호여사님의 흔적도 있고... 이회창총리의 친필사인도 걸려있다.

이낙연총리의 명함도 걸려 있다.




드디어 나온 추어탕

추어탕과 추어만두를 주문했다.

먼저 추어먼두를 간장에 찍어 한입 베어문다.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간장에 조금 실망했었는데... 그럴만하다.

약간 매콤한 추어만두는 별다른 양념이 필요 없는 맛이다.

그리고 작은 접시에 담겨져 나온 모시떡도 제접 맛이 있다.


추어가 끓기전에 모시밥 한숫가락에 김치를 곁들인다.

딱 나에게 맞는 깔끔한 김치맛이다.


추어탕이 끓어 한국자 덜어 담고 맛을 본다.

다른 추어탕들보다 더 시골스러운 맛이라고 해야 할까?

추어탕에 밥을 말아 김치를 얹저 한입 크게 먹으니 행복이 따로 없다.



따뜻한 추어탕으로 행복을 담고 나서는 손님의 배웅은 고양이의 몫이다.

"조심해서 가시고 다음에 또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