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덕유산

Edgar. Yun 2021. 11. 29. 09:36

일시 : 2021년 11월 27일 토요일

코스 : 무주리조트~설천봉~향저공~백련사~구천동~무주리조트

 

지난주에는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산행 엄두조차내지 못하고 이틀동안 방콕을 했다. 일기 예보를 보니 주말과 휴일에 쾌청, 그 자체가 예보되어 있다. 비가 올 확율이 0%라고 예보되어 있다. 그런데 어느산을 가지? 산방기간이라 국립공원의 대부분 산은 짧은 겨울잠을 자고 있고... 지난번 기사에서 덕유산 상고대를 본 기억이 있어 금요일 오후에 덕유산국립공원에 전화 문의를 했더니 혹시나 했던 상고대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토요일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서야 산행지를 정했다. 그래 상고대가 없어도 시원한 조망을 기대 할 수 있는 날씨가 예보되어 있으니 덕유산을 가자! 급하게 아내를 깨워 무주로 출발한다.

조금 늦게 출발하였더니 내비는 용인 뒷길을 안내한다. 어느길이면 어떠랴! 편하게 다녀오는 길이면 OK이다. 타이어공기압이 부족하다는 시그널이 떠서 휴게실에 들려보니 운전석 타이어에 못이 박혀있다. 공기를 보충하고(오늘은 버티겠지) 다시 덕유산으로 출발이다. 곤도라 잎의 주차장은 생각보다 많은 차량들로 가득하다. 아직 성수기가 아니고 상고대도 없어 한적할거라 생각했는데...

 

 

 

설천봉으로 오르는 곤드라에서 바라보는 밖의 풍광은 기대이상이다. 수십번 덕유산에 올랐지만 오늘처럼 좋은 시계는 본적이 없다. 설천봉에 도착해서 바라보는 풍광은 꽉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명약이다.

 

마치 남덕유산이 코앞에 있는듯 가까이서 인사를 한다. 이렇게 가까우면 종주 할 수 있을텐데... 이제 종주라는 말은 남의 이야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설천봉에서 향적봉 오르는 등로는 지난주 내린 눈이 아직 남아 있어 빙판을 이루고 있다. 서두르다가 보니 아이젠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나는 아무 문제 없지만 아내는 어떡하나!  그래도 내려가는 길이 아니고 오르는 길이라 큰 문제 없다.

 

 

 

주목의 가지에 쌓인 눈은 바람도 어찌하지 못했나보다. 그래 애써서 떨구고 간다고 좋을것도 없는데 그냥 놓아 두거라!

 

향적봉의 정상석에는 아내도 관심이 없다. 멀리 가야산과 비계산이 오늘따라 쨍하고 깨질듯 투명하다. 그 투명함을 보려고 먼거리를 달려왔는데... 가슴이 시원해서 너무 좋다.

가야산을 당긴다. 칠불봉이 바로 코앞이다. 덕유산을 수십번 올랐지만 오늘처럼 시계가 좋은 날을 만난적이 없다. 

 

거창의 명산인 비계산과 우두산을 당겨 담는다. 겨울파도처럼 넘실되는 산그리메 뒤로 보이는 비계산과 우두산이 멋지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중봉 뒤로 민족의 영산 지리산의 천왕봉과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나는 지리산보다는 설악산을 더 좋아하지만 최근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지리산'을 보면 아쉬움이 많다.

 

남덕유는 바로 코앞이다. 이렇게 가까우면 지금 당장이라도 종주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피소로 내려가서 오랜만에 라면을 끓여서 점심을 먹는다. 산에서 먹는 라면맛이야 두말이 필요없지 않은가? 곤드라를 타고 내려가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남아 무주구천동으로 향한다. 곳곳이 얼어 있어 아내는 많이 힘들어 한다. 

 

 

 

백련사를 지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제부터는 6km의 구천동 계곡만 내려서면 된다.

 

 

어사길이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다. 콘크리트의 차도를 걷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둘레길처럼 구천동 계곡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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