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2014년 첫 상고대와 설화를 만난 덕유산

Edgar. Yun 2014. 12. 6. 21:21

2014년 첫 상고대와 설화를 만난 덕유산

 

언제 : 2014년 12월 6일 토요일

코스 : 무조리조트~설천본~향적봉~대피소~백련사~삼공리주차장

 

 

고흥의 적대봉도 가고 싶어 고민했다.

요즈음 답답한 일들이 이어져 시원한 바다가 보고 싶었고 참소라, 골뱅이에 술 한 잔하고 싶었다.

 그러나 며칠사이 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덕유산으로 간다.

덕유산 번개를 친 산수산악회에 죽전 탑승 가능하냐고 댓글도 달고 문자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다.

넘넘 사업이 잘되어서 그런가?

그럼 할 수 없지~ 내 애마를 타고 직접 가는 수 밖에... 난 구걸하지는 않는다.

처음으로 산행파트너로 옆에 사는 큰 누님과 함께 한다.

요즈음 가정사로 고민이 많아 힘들어한다.

5:50에 누님을 Pick-up하여 덕유산으로 향한다.

집에서 190km가 조금 넘는 곳에 덕유산이 기다리고 있다.

설천봉의 겨울은 한 편의 동화같다.

우려했던 안개가 도착하자 마자 걷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지만 넘넘 춥다~~

아직 추위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그런가?

하긴 지나주에는 알탕을 했으니...

 

 

 

 

출발한지 2:10이 지난 8:10에 무주리조트 곤도라 매표소에 도착해

매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지만 곤도라는 9:30부터 운행한다.

눈이 날리고 바람이 부는 이곳에서 1시간 30분을 넘게 기다린다.

언제나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고 힘이 들지만 오늘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워 더 힘이 든다.

매표를 해서 곤도라를 기다리지만 점검중이라며 출발시간이 지연된다.

일년에 몇번 발가락이 시리지 않는데 오늘은 발가락이 시리며 아프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점검이 끝나 9:45에 곤드라에 오른다.

설천봉으로 향하는 길에 곤도라에서 상고대 가득한 덕유산를 바라보며 기도한다.

안개가 걷히고 햇빛이 반짝거리며 비춰달라고...

그래서 가장 멋진 겨울을 보여달라고...

설천봉에 도착하자 리조트와는 전혀 다른 날씨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이미 2시간 가까이 기다리며 얼어붙은 몸은  더 추위를 느낀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아이젠을 착용한다.

 안개를 걷어 달라고 기도했는데... 아직 안개가 있다.

그래도 상고대는 안갯속에서도  정말 멋지다.

 

기도덕분인가? 안개가 걷히고 하늘이 빼꼼 인사를 한다.

안개가 걷히고 하늘이 열렸다.

안개가 걷힌 설천봉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지만 정말 춥다.

 

향적봉으로 오르며 돌아본 설천봉은 동화에 나오는 설국의 멋진 모습이다.

 

 

향적봉으로 가는 길은 상고대의 천국이다. 여기는 이미 겨울의 한 가운데 있다.

 

 

다시 전망대에서 돌아본 설천봉은 말로 표현이 불가능한 선계의 풍경이다.

 

마음 같아서는 산객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싶지만 넘넘 추워서 부탁을 할 수가 없다. 

 

 전망대에서 향적봉을 올려다 본다. 상고대가 솜처럼 뭉쳐서 피어 있다.

바람이 세차게 불며 맹 추위를 날라온다. 조금만 가만히 있어도 손끝이 얼고 정신이 없다.

그래도 전망대에는 산객들이 멋진 풍광을 담느냐고 정신이 없다.

 

향적봉에는 마음 급한 산객들이 벌써 도착해 있다.

향적봉에 올라 인증샷을 하지만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맹추위에도 사진을 찍어준 산객이 고맙다.

마음 같아서는 한시간이라도 머물고 싶지만 바람과 추위가 허락하지 않는다.

예쁘면 까칠한가?

 

추위를 피해 대피소로 도망을 치며 향벅봉을 바라본다.

설천봉 방향과 이곳 대피소는 전혀 다른 기후다. 그렇게 몰아치던 바람도 조용하다.

대피소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추위에 얼어 있던 몸이 녹는다.

따뜻한 차와 닭강정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백련사로 향한다.

다시 향적봉을 올라 멋진 상고대를 만나고 싶지만 이젠 설화를 보러 백련사로 향한다.

 

상고대와는 또 다른 멋을 갖고 있는 설화도 멋지게 피었다.

사실 상고대보다 설화를 보기가 더 어려운데 오늘 대박 행운이다.

 

 

 

 

 

 

 

 

 

파란 하늘이 다시 향적봉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향적봉은 얼마나 더 멋질까?

 

 

 

자작나무의 겨우살이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다시 봄의 소식이 들리려면 아직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삼공리 주차장가는 길에도 느티나무 가득 겨우살이꽃(?)이 피었다.

셔틀버스를 타려던 계획을 바꿔 택시를 타고(택시비 만원) 리조트로 돌아 온다.

이렇게 2014년 첫 상고대&눈꽃 산행이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