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삼악산-화악산과 용화산을 조망하고 눈에 덮힌 의암호 춘천을 만나다

Edgar. Yun 2014. 12. 21. 13:56

삼악산-화악산과 용화산을 조망하고 눈에 덮힌 의암호 춘천을 만나다

 

언제 : 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코스 : 등선폭포~털보산장~흥국사~용화봉~삼악산장

 

 

오십을 넘어서 우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어려운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는 법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어떤놈이 남자는 일생에 세번만 울어야 된다고 했나...

2014년의 마지막이 힘이들고... 가슴이 답답하다.

이럴때면 나의 힐링캠프 서락이라도 가서 견디기 어려운 추위를 맛보며 대청봉이라도 오르고 싶은데...

저녁에 가족 송년회라서 그럴수도 없다.

그래서 서락 대신 춘천의 오봉산을 선택했는데(오봉산 조망과 소양호를 바라보면...)

 늦잠을 자서 다시 산행지를 바꾼다.

오봉산만큼 가슴이 뻥뚫릴만큼 시원한 조망을 보여주는 삼악산이다.

소양호 대신 의암호를 바라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것 같다.

 

삼악의 세 주봉중에 가장 조망이 좋은 용화봉을 오르기로 한다.

삼악산장에서 바라본 의암호에는 마치 우주 정거장같이 얼음이 얼어 있다.

그렇게 맹 추위가 몰아쳤는데 아직 의암호는 버티고 있다.

저렇게 버티고 있지만 조만간 호수전체가 얼겠지?

버티는 놈이 이기는것을 알까? ㅋㅋ

 

 

강촌역에 내려서 삼악산을 바라본다.

얼떨결에(아니 불친절한 버스기사 탓에-삼악산가냐고 물어보는데 웬 짜증?)

삼악산 가는 버스를 놓치고 택시를 탄다. 생각보다 택시비가 많이 나온다(7,000원)

등선폭포매표소에서 매표(1,600)을 하고 협곡으로 들어선다.

협곡이라서 그런가? 바람이 세차게 불어 제법 춥다.

사찰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치만 산객을 내려다보고 있는 부처님께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모든 것을 비워달라고 기도하고 싶다.

마치 소림사에 나오는 그런 풍경이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둥선폭포가 있는 협곡으로 들어선다.

 

 

협곡의 작은 폭포와 계곡은 햇살이 들지 않은 탓일까? 꽁꽁 얼어 붙어 있다.

 

이 깊은 협곡에 햇살이 내려 앉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뛰어들어 알탕할까? 알탕하면 시원할까? 그럴 용기가 있을까?

협곡을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면 털보산장에 도착한다.

가게안에는 주인은 없고 화목난로에서 나오는 연기와

부부로 보이는 산객이 앉아 모두부를 안주삼아 탁주 한잔을 곁들이고 있다.

나도 마걸리 한잔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냥 돌아서 나온다.

 

이곳은 후삼국시대에 견훤이 산성을 쌓고 왕건과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흥국사에 들려 합장을 하고...

나라가 흥하라고 흥국사라고 작명했을텐데... 이미 견훤은 망한지 오래되었다.

부처님도 모든이의 소원을 다 들어줄수는 없겠지?

 

333계단을 오르고 큰 초원을 지나 삼악의 주봉 용화봉에 오른다.

가슴이 뻥 뚫린다.

멀리 용화산과 오봉산 그리고 그뒤로 삿갓봉도 조망이 된다.

정상석 좌측으로는 경기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이 가까이에 다가온다.

후우~ 긴 한숨을 토해낸다.

내 가슴도 저렇게 시원하게 열렸으면 좋겠다.

 

 

의암매표소 코스로 하산을 한다.

전망데크에서 다시 의암호와 춘천을 조망한다.

이곳에서 비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쪽으로 고개를 돌려봐도 멋진 조망이다. 

 

 금학산이 보이지 않을까?

좌측으로는 대룡산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의암매표소로 내려서는 길은 눈까지 덮여 하산길이 만만하지가 않다.

세상일이 오르는 것도 어렵지만 내려서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듯하다.

 

한참을 내려서니 이제 의암댐이 조망이 된다.

대부분의 사찰은 양지 바른곳에 있는 상원사는 볕이 잘 들지 않는 협곡에 있다.

그래서일까? 쓸쓸하고 더 춥게 느껴진다.

삼악산장에서 바라본 의암호에는 마치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처럼 멋진 얼음조각이 떠 있다.

매표소에서 대중교통을 물어보니 9분뒤 의암댐위의 정류장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강촌역에 내려서 늦은 점심으로 막국수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엣날 핫도그 하나사서 역으로 향한다.

약 3시간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시원한 조망으로 조금은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된 것 같다.

성남에 도착해서 가족 송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