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한라산 영실기암 & 철죽

Edgar. Yun 2015. 6. 1. 21:19

한라산 영실기암 & 철죽

코스 : 영실정류장~영실매표소~병풍바위~전망대~노루샘~윗세오름대피소

언제 : 2015년 5월 31일 일요일

 

한라산의 철죽을 만난것이 89년이었나?

그때는 돈내코로 올라 남벽으로 정상을 올랐던 것 같다.

그뒤로 여러차례 한라산을 올랐지만 한라산의 철죽을 만나지 못했다.

올해는 봄에서부터 한라산의 철죽을 보고 싶어 Earlybird 항공권을 예약하려 했지만

주말 Earlybird 항공권을 구하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아내가 고생해서 겨우 티켓을 구했다.

일반적으로 한라산의 철죽은 6월 6일 현충일에 절정을 이루지만

작년에는 날씨가 포근해서 일주일을 당겨서 피었다.

그래서 올해도 일주일을 당겨서 항공권을 예약했는데...

한라산 국립공우너에 문의 결과 남벽분기점은 약 30~40%의 개화란다.

우이씨~ 어떡하지?

김이 샛지만 그래도 가야지! 뭘 어떡해!

거기다 일기 예보까지 토욜에 일욜에 비온다고 설레발이다!

 

4:00에 일어나 배낭을 챙긴다.

오월에 무리해서 달렸더니(어제 서락을 다녀왔고...) 몸 컨디션이 여~엉 맘에 들지 않는다.

공항에 도착하니 출발시간이 아직 1시간이 남은 5:20분을 지나고 있다.

발권후 아침으로 해물짬뽕을 시켜서 먹는다.

공항이나 터미널 음식은 늘 사기당한 기분이다.

이렇게 대충해서(집에서 끓여 먹는 짬뽕라면보다 못하다) 팔아야 할까?

공항에서 터미널까지는 택시를 이용해서 이동한다.

다행히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간격으로 있는 740번 버스출발 시간이 10분 남은 7시 50분이다.

이 버스를 놓치면 9:00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야 하는데...

병풍바위를 지나 올라서면 노루샘 너머 한라산의 주봉이 보인다.

하늘과 산, 그리고 철죽과 바람까지 환상적이다.

 

 

 

돈내코로 오를까 생각도 했지만 영실을 들머리로 어리목을 날머리로 산행 계획을 변경한다.

영실정거장에서 9:45에 2.5km 거리에 있는 영실매표소로 걸어서 이동한다.

정류장에서 매표소까지 가는길은 우측에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좌우에 곶자왈의 울창한 숲이 우거져 기분좋게 걸을수 있다.

공항에서 떠날때는 잔뜩 흐린 날씨에 쌀쌀했는데... 하늘은 지난반 서락의 하늘처럼 시원하고 예쁘다.

도로옆으로는 어디선가 낯익은~~ㅋㅋ 곰취가 지천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곰취를 딸 수는 없지^^

윗세오름대피소 부근에도 곰취가 가득하다. 그래도 맛은 볼껄~~ㅋ

약 40분을 걷자 영실의 기암이 파란 하늘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소나무사이로 병풍바위도 마중을 나오고...

 

매점에서 캔맥주와 얼음물을 사서 배낭에 넣고 산행을 시작한다.

영실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많은데...

 

울창한 나무사이로 영실의 기암이 마치 서커스 기예단의 모습처럼 보이며 유혹한다.

서락 비탐처럼 저기도 언젠가는 한 번 다녀와야지~~^^

울창한 숲을 빠져 나오자 영실의 기암들과 병풍바위가 마중을 한다.

병풍바위 위에는 윗세오름으로 가는 산객들이 줄지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

데크로 올라서자 시우너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며 열린 조망을 선물한다.

병풍바위 좌측 사면에는 만개한 철죽이 보여 지친 나를 위로하며 응원한다.

 

사면에 가득한 철죽들이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한라산에 철죽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붉은병꽃도 마치 철죽처럼 붉게 피어 산객을 유혹한다.

 

 

영실을 대표하는 까마귀도 철죽 구경을 나왔나보다.

산객들은 이미 전망대와 전망대를 넘어선 철죽 밭에도 가득하다.

땀에 젖은 옷을 손질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틀 연속 산행탓인가? 너 많은 땀이 나는 것 같다.

 

이곳의 철죽은 만개하여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영실에서 운무가 밀려오며 시원한 바람을 선물한다.

 

살아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구상나무 숲에도 철죽은 곱게 피었다.

평평한 숲을 지난다.

바람과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초목은 겨우 내키를 넘지만 어떠한 불평도 없다.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할뿐이다.

며칠전부터 나를 심란하게 한 것들을 반성하게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되는데...

왜 할 수 없는 것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까!

그리고는 힘들어하고... 

귀롱나무 꽃이 피어있는 숲을 끝나면 멀리 윗세오름과 한라산의 북서벽이 우뚝솟아 마중을 한다.

전망대 밑에도 철죽이 가득 피어 산객들을 마중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북서벽은 오름속에서 우뚝 솟아올라 있다.

 

 

 

전망대에서 노루샘을 걸쳐 윗세오름대피소로 향하는 등로에는

설앵초와 구슬옥이, 피나물꽃 같은 노란 꽃들이 가득하다.

최소한 이곳에서는 철죽이 아닌 이들이 주연이다.

 

 

 

 

 

 

 

윗세오름 대피소에 11;30에 도착한다.

벌써 많은 산객들이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점심을 먹을까?

오후에 흐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서둘러 윗세오름과 남벽에 다녀온뒤 점심을 먹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