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소백산 - 세찬 바람에 상고대가 화답하다.

Edgar. Yun 2017. 2. 11. 21:41

소백산 상고대

산에 따라 상고대도 제각각이다.

마치 산호초같은 덕유산의 상고대도 멋지지만 이곳 소백산의 상고대는 철죽나무에 철죽처럼 곱게 피었다.

수세미같이 엉킨 작은 가지마다 보석같은 서리꽃이 피었다.

오월의 철죽이 아마 그래서 더 선홍빛으로 피나보다.




소백산 - 세찬 바람에 상고대가 화답하다.

일시 : 2017년 2월 10일 토요일

코스 : 초암사~북망봉~비로봉~달밭골~산자락길~초암사


함산을 약속했던 산우가 시큰어머니 상을 당해 혼자 산행에 나선다.

제주와 호남 남부, 그리고 울릉도에 폭설이 내려 나를 유혹한다.

혼자 가는 거라면 산행지를 바꿔 눈내린 무등산을 가고 싶다.

개똥에 약에 쓸려면 없다고 토요일에 무등산을 가는 산악회가 아무리 찿아도 없다.

에고~ 그냥 계획대로 소백산 가야지 뭐!

단양을 지나고 영주가 가까워져도 잔설조차 없어 나를 실망시킨다.

그래 영하 10도의 소백 칼바람이나 맞고 오자^^

얼마만에 맞는 소백산의 칼바람이던가?

어~ 그런데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대박이다!

하얀 옷을 소백이 구름 모자를 쓰고 나를 마준하고 있다.



비로봉 정상에는 눈, 또는 상고대로 소백이 메이컵을 했다.

난 이런 풍경을 좋아한다.

마치 히말라야의 고산을 보는 듯 해서 넘 좋다.




동양대학 캠퍼스에 오르면 더 좋을 것 같아 차를 몰로 가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다.




동양대학에서 바라다 보이는 이산의 정체는?

마치 몽골의 어느 도시 같다는 생각이든다.




초암사 입구에서 다시 비로봉을 담아본다.

초암사 가는 길은 한참 공사중이다.

아마 공사가 끝나면 초암사까지 버스 진입이 가능해저 산악회들이 많이 찿지 않을까?

아무도 없는 초암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준비를 하는데

공단 직원이 나와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산행 할꺼냐고 묻는다.

당근 해야죠^^

만약에 한파가 심하면 내려오라며 걱정한다.




등로에는 눈도 별로 없고 산객도 없다. 

낙동강 발원지가 있는 봉바위에 도착하니 제법 눈이 쌓여 있다.




봉바위를 지나자마자 돼지바위가 산객을 맞는다.

소원을 빌면 모두 이루어진다는데... 무슨 소원을 빌어볼까?




능선이 가까워지자 졸참나무에 애기 상고대가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능선에 올라서자 바람소리가 다르다.

대박이다.

철죽나무에 선홍빛 꽃잎대신 눈부시게 하얀 서리꽃이 피었다.



밤새 세찬 바람을 맞으며 피웠을 서리꽃을 생각한다.

세상에 어디 바람맞지 않고 피는 꽃이 있을까?

아무도 없는 소백의 깊은 어둠속에서 밤새 서리꽃을 피웠을게다.




큰나무에 산호처럼 피는 덕유산의 상고대와는 다르다.

수세미처럼 많은 가지에 앉은 상고대가 너무 예쁘다.




국망봉을 다녀오면  갈 비로봉 방향의 능선이다.




상고대와 국망봉을 함께 담는다.




세상의 어떤 꽃이 이보다 더 예쁠 수 있을까?




국망봉으로 가는 길

 좌측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여기가 소백이라고 애기하지만 그 바람소리에 들리지 않는다.




국망봉으로 향하다 다시 돌아서서 상고대를 담는다.

아침 햇살을 받은 상고대가 보석처럼 빛난다.




국망봉에소 오늘 유일한 인증샷

국망봉 부근에는 서리꽃이 없다.




국망봉 정상석에서 인증을 하고 다시 비로봉으로 향한다.








바람이 세차다.

이제는 오른쪽 뺨을 매만진다.




다시 돌아와 서리꽃을 또 담는다.




국망봉을 다녀오는 사이 세찬 칼바람에 서리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수리취 꽃?



비로봉으로 향하는 등로... 철죽길이 상고대길로 바뀌었다.








바람이 옮겨 놓은 눈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비로봉으로 향하는 산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비로봉으로 가는 등로는 소백의 칼바람이 태클을 걸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소백의 칼바람이 반갑다.




칼바람속에서도 산객들은 인증이 중요한가 보다.

아주 오랜만에 왔지만 정상석 인증은 이들에게 양보하고...
























비로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그리 몰아치던 바람도 이곳은 아주 조용하다.







달밭마을

달밭골은 정감록의 십승지설중 일승지에 포함된 지역이란다.

다른애기로 말하면 오지중의 오지란 말이겠지^

달밭에서는 달을 가꾸어 뽑는 곳이라는 말이 더 정감스럽다.

 달의 진정한 의미가 지혜라니 나도 달밭마을에서 살고 싶다.

달밭골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빛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는데 정월대보름 오늘달은 정말 가장 아름다울까? 



마중 나온다던 산우는 오지 않고 홀로 주막에 들려 손두부에 영주막걸리 한병으로 조촐한 하산주를 대신한다.

두부맛도 막걸리 맛도 괜찮다.


아마 주인아줌마가 66말띠인가 보다.

말띠 띠방친구라는 남여 7~8며이 옆테이블에 앉았는데... 깜짝 놀랐다.

설마 54년 말띠는 아니겠지?



주막에서 똥술 한잔 먹으니 세상이 평온해진다.

이곳에서 초암사로 가는 산자락길은 약 2.5km이다.

주막집을 나와 조금 걸으면 잣나무가 가득한 작은 고개가 나온다.

어릴적 다른 동네 잔치 다녀오는 고갯길 같다는 생각이 든다.



2.5km지만 생각보다 길이 길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계곡이 함께해서 여름에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오후 세시지만 산골의 해는 일찍 도망가고 찬 바람만 산객을 따라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