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서락산 신선봉-운무를 꿈꾸다.

Edgar. Yun 2017. 7. 16. 09:49

북양양I/C에서 바라본 외설악

벌써 세번째다.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이곳 북양양을 지나 서락을 만나는 것이 벌써 세번째다.

이곳에서 보는 외설악은 황철령과 달마봉이 주연이고 울산바위가 조연이다.

 

 

서락산 신선봉-운무를 꿈꾸다.

코스 : 소공원~비선대~무너미고개~신선봉


꿈이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멋진 설악의 운무를 볼 수 있을까?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설악의 운무를 보기 위해 신선봉으로 향한다.

주차장에서 니오니 폭우가 내리고 있다.

구리에서 산우를 태우고 가평을 지나갈때까지 폭우는 멈춰서지 않는다.

외설악의 예보는 오정 9시 이후에 1mm 내외가 내린다고 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

오늘은 홍천휴게소에 들려 김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인제양양 터널을 빠져나오니 하늘이 생각보다 가볍다.

북양양I/C를 빠져 나와 새로운(?) 외설악의 풍경을 담아본다.




신흥사 뒷편 주차장을 이용하면 좋으련만 신돈의 종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투덜대며 비선대로 향하는 산객을 예쁜 산짚신나물꽃이 위로를 한다.

여린잎은 나물로도 먹고 뿌리는 커피대용으로도 먹는다고 하니 다음에는 한번 나물도 뿌리도 먹어 봐야겠다.




내집처럼 드나드는 비선대 가는 길이 오늘은 비탓인지 새초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오월의 신록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공원에서 비선대까지의 등로를 산객들은 대부분 투덜대며 걷지만 나름 멋진 등로가 아닐까?




비선대를 지나 계곡으로 들어서서 휴식을 취한다.

공룡능선위의 하늘은 금방이라도 세찬 빗줄기를 뿌릴 모습이지만 달마봉 방향은 아직 하늘이 가볍다.




계곡의 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귀면암을 지나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 비야 내려라

어차피 땀에 젖나 비에 젖으나 피차 일반인것을... 대신 운무를 갖고 와라!




어제 고객들과의 술자리탓인지 컨디션이 엉망이다.

아니 출장등으로 아침 운동을 하지 못한 이유가 더 큰지 모르지만 비에 젖는 것보다 땀에 옷이 젖는다.

양폭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나이 지긋한 산객들이 도착해서 술 한잔하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멋지고 부럽다.

같은 취미를 갖은 사람들이 한께 한다는 것은 행복 그 자체일거다.



양폭산장 발코니에 앉아 지난날 행복을 선물했던 천당과 음폭, 만경대를 만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지친 육신이 금새 회복되는 듯 하다.

그냥 여기서 불어오는 바람이나 맞으며 하루를 보낼까?




오늘은 양폭을 스처 지나가며 만난다.

너무 자주 보니 별 감흥이 없는걸까?







양폭보다는 오히려 만경대의 멋진 자태가 더 눈길을 잡는다.

작년 가을에 칠선골을 절쳐 칠선계곡에서 만경대를 올랐던 추억이 새롭다.

그때 최고의 단풍을 보았었다.



천당도 스처 만나고...




눈은 천당을 향해 있다.

지난 6월에 최고의 천당을 만났었는데... 벌써 기억속에서 지워져가고 있다.

TV "알뜰신잡"에서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 것은 호기심이 사라져가서 그런거란다.

호시심이 사라져 가는것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증거일까?




오늘은 생각보다 더 힘이 부친다.

몇번을 땀에 젖은 옷을 짜서 입었는지 모른다.

무너미고갯길에 말나리꽃이 지친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지만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다.

일상의 찌꺼기가 얼마나 켭켭이 쌓였길래 이리도 힘이드는 걸까?

내 마음을 아는지 순결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말나리꽃이 등로 주변에 제법 피어 나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물을 뜨러간 산우를 기다리다 지친 내모습이 궁금해서 셀카로...눈이 휑하다.

에궁~

우리는 힘이들어 하면 "힘내세요" 응원을 하지만 이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힘이들면 쉬어야지 또, 더 힘을 내라고?


행복하기 위해 살지만 과연 행복한지...

우리세대나 선배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우선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내일 걱정에 행복 할 수가 없다.

오늘의 행복이 더 중요한데 말이다.

내일...내일... 또 내일... 행복이라면 죽음은 오늘이다.




겨우겨우(?) 무너미고개에 오르니 내설악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의 응원네 서둘러 신선봉, 옛 공룡능선길을 오른다.




작년에도 신선봉 오르는 등로 옆에 솔채꽃이 피었었다.

바람이 시샘하며 온전히 솔채꽃을 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몸으로 바람을 막아가며 담아보지만 역부족이다.

조금전까지만해도 그 바람에 행복하다고 생각했었다.




등로 돌틈에서 자라고 있는 특이한 버섯이 눈길을 잡는다.

마치 포장마차에서 굽고 있는 빵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신선대는 눈으로만 오른다.

바람도 세차게 불지만 지친 몸을 이끌고 오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바람이 신선봉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신선봉을 지나 마루금에 올라 외설악을 온전히 만난다.

바라던 운무는 없지만 한여름의 외설악은 여전히 어떤산도 넘보지 못하는 절경의 카리스마로 산객을 맞는다.




용소골에서 칠형제봉을 오를때 미사일 발사대 같던 모습의 바위를 이곳에서 내려다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망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시원한 캔맥주로 급한 갈증을 달래고 야채전과 막걸리로 허기를 채운다.

삼겹살은 화룡점정이다.

남녀가 칠형제봉 비박을 위해 지나간다. 

비오는 설악에서 저 남녀는 무었을 하며 칠흑같은 밤을 보낼까?




체력을 회복하니 외설악이 더 멋져 보인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진리인것 같다.

지난주 울산바위에서 만났던 하늘을 오늘 다시 만날 수 있을가?




급할것이 없지만 기약도 없는 운무를 기다리며 한참을 능선에서 머문다.




산객들이 밟을까 걱정이 되는 산객의 맘은 아랑곳하지 않고 등로에 솜다리가 꽃을 피웠다.

2주전에 전람회길에서 만난 솜다리와는 또 다른 자태의 솜다리다.




이렇게 과도한 백색 화장을 하지 않아도 예쁠텐데...ㅋㅋ




화채능선위의 하늘이 비그친 파란 하늘로 변할려고?




능선에는 몇억을 호가할 멋진 소나무들이 암릉속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곳에서 보는 공룡능선이 가장 멋질거라 생각한다.

기대했던 운무를 보지 못해 아쉽지만 그냥 이자리에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지난주에 갈 계획이었던 천화대와 범봉의 자태가 멋지다.

천화대에서 보는 운무도 아주 멋진 풍경임은 말이 필요 없다.




운무가 없으면 어떠랴!

바람이 있고 그 바람 맞고 있는 서락이 있고... 그 설악에 내가 있는데...




용아장성 넘어 귀때기청은 온종일 안개와 전쟁중이다.








이렇게 않자 멋진 운무를 기다리자~ㅋㅋ








검은 구름의 그늘에... 박무에... 멋진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 없지만...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이곳에서 언젠가는 멋진 공룡을 마난날이 있으리라!

기약없는 기다림을 접고 이제 다시 내려서야 한다.




돌아서는 산객을 바람속의 홀아비바람꽃이 배웅을 한다.




다시 무너미 고개로 내려서며 신선봉을 담는다.

다시 찿아오면 멋진 운무를 볼 수 있으려나?


오늘도 전용 알탕에서 시원한 물에 피로를  씻어내고 산행을 마감한다.

소공원에 내려서자 제법 비가 내린다.

양양을 떠나 인제를 지날때도 비는 세차게 내리고 어둠속에서 오늘 보지 못한 운무가 산하를 덮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