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서락산 - 아! 그리운 안산이여!

Edgar. Yun 2017. 8. 20. 09:26

안산

서락에서 내가 좋아하는 순서를 정하면 안산은 꽤 앞에 자리할 것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일년에 2~3번은 안산을 만나는 이유다.

어쩌다 보니 올해는 이번 안산산행이 처음이 되었다.





서락산 - 아! 그리운 안산이여!

일시 :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코스 : 모란골~1257봉~안산 안부~석황사골



지난 7월 22일 신선대를 다녀온뒤 산행다운 산행을 한번도 하지 못했다.

관터골 비박산행도 비로 취소했고 지난주 계획했던 안산산행도 비로 취소를 했다.

중간에 여름휴가를 다녀오느라고 또 건너뛰고...

한달만의 산행이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을 앞세우고 반가운 서락을 만나러 간다.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고 화양강휴게소를 처음 찿는 것 같다.

오늘같은 주밀이면 서락으로 향하는 산객들로 가득했던 휴게소는 차량 3~4대가 전부여서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어제 내린 비탓인지 운무가 화양강을 따라 흐른다.

오늘 혹시 서락에서도 멋진 운무를 볼수 있을가?




지난 가을에 이곳에서 안산을 담고 오랜만에 다시 안산을 담아본다.

서북능선위에는 가득한 운무가 아침햇살에 서둘러 하늘로 오른다.




비는 다행히 오후에  예보되어 있어 있지만 예보된 강수량도 적어 걱정을 하지는 않지만

햇살이 비추는 서북능선을 보니 기분이 좋다.




운무가 춤을 추는 안산은 안산같지 않다(?)

히말라야의 어느 고산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살아 있는 안산을 보는 것도 기쁘지만 오늘 오후 내가 저곳에 섰을때는 서락의 온전한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내설악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한다.

제법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모란골로 향한다.

모란골은 Extreme spots를 즐기는 산객들이 설악 태극종주라는 코스를 만들어 산행을 시작하는 곳이다.

나도 한때는 Extreme이라고 까지는 아니지만 꽤 종주를 좋아했었다.

지리산 무박종주와 한계령에서 시작하는 공룡능선 산행을 일년에 수십차례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도 없고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 것같다. 




들머리로 들어서니 예쁜 잔대꽃이 산객을 맞는다.

어릴적 논두렁에 지천으로 있던 잔대는 최근에는 매우 귀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




나는 잔대의 그냥 예쁜꽃이 좋다.




등로에는 곳곳에 삽주가 꽃을 피우려고 하고 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자연인 관련 프로그램에서 마치 아주 귀한 약초처럼 소개되고 있지만 그렇게 귀한 약초는 아니다.

어릴적에 어머니는 농한기인 겨울과 초봄에 삽주를 다리키 한가득 캐 오셔서 밤새 손질을 하곤 하셨었다.




한달만의 산행은 역시 녹녹하지가 않다.

등로는 좋아 걷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제대로 호흡이 되지 않는다.




몇번을 쉬어가며 겨우 조망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한다.

오늘 들머리인 모란골 입구가 내려다 보인다.




멀리있는 원통시내도 당겨서 담는다.

알프스의 어느 동네처럼 예쁘지 아니한가!








등로주변에는 매우 다양한 버섯들이 곳곳에 있지만 모르는 버섯은 모두 독버섯일뿐이다.




작은 암릉에는 싸리꽃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작은 나비가 싸리꽃과 사랑중이다.








건너편의 가리능선은 정상부근에 아직도 운무를 놓아주고 있지 않다.








안산에 올랐을때는 남아있는 운무조차도 걷혀서 온전한 서락을 만났으면 한다.




조금 더 올라 조망이 가능한 작은 암릉을 만나 다시 원통시내를 담는다.

그러나 오늘 조망은 여기까지다.

갑자기 짙은 안개가 밀려들어 서락은 온통 곰탕이다.



서락이 곰탕이니 눈에도 카메라에도 담을 것이 없다



처음 만난 검정색의 이 버섯은 뭘까?

오늘 만나고 싶은 꽃송이 버섯과 모양은 같지만 색이 검정색이다.

나중에 하산해서 확인해보니 귀한 먹버섯이란다.

에고 알아야 보석이지 모르면 그냥 돌이다.




점심을 먹는 곳에서 작은 암릉에 오르니 그래도 ㅇ나개가 일부 걷혀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기대는 기대일뿐이었다.

이내 다시 서락은 짙은 안개속으로 숨어 버렸다.








태극종주 코스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작은 암릉을 수도 없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니 만만하지가 않다.

조망도 전혀 없는 등로를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니 흐르는 것은 땀뿐이다.

그래도 점심을 먹고난 뒤는 컨디션이 좋아져 다행이다.

안산 삼거리에 도착했을 때도 짙은안개는 걷히지 않아 안산을 포기하고 석황사골로 내려선다.




하산등로에 있는 유일한 조망터에서 아쉬운 안산을 바라본다.

하산을 시작한지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안산은 한치앞도 보이지 않던 안개를 걷어내고 있다.

인생이 다그런것 아니겠는가?

나는 수도 없이 안산을 다녀와서 괞찮지만 함산한 산으들에게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옷은 물론이고 배낭도 땀과 나무때에 엉망진창이지만 무사히 내려선것에 만족한다.








갈직교에서 바라보는 안산은 역시 멋지지만 오늘 안산은 나를 만나기 싫었나보다.

언제 다시 안산을 만나러 가면 그때는 반갑게 맞아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