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암골에서 바라본 울산바위와 달마봉
살면서 계획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될까?
황철봉에서 능선을 타고 신흥사로 오려던 계획은 비와 짙은 안개로 내원암골로 바뀌었다.
계획하지 않았던 내원암골을 만나 긴 시간을 함께한다.
서락산 - 내원암골을 만나다.
일시 : 2017년 9월 16일 토요일
코스 : 소공원~울산바위 서봉~황철봉능선~내원암골
블로그마다 능이버섯이 넘쳐 난다.
지난주 전시회가 있어서 산을 가지 못했으니 이번주는 나도 능이를 만나고 싶다.
누군가가 예전에 신흥사 뒷능선에 버섯이 많다고 헀던 기억이 나서 그곳을 찿을 계획이다.
지지난주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인생 처음 능이버섯을 만난 초짜중의 초짜가 그리쉽게 만날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밑져야 본전, 가보지 않은 곳을 가는 설레임만으로도 충분하다.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아직 잠이 덜깬 안산을 보는 즐거움이 사라졌다.
오늘은 예전에 다니던 인제를 지나 설악으로 간다.
안산이 보고 싶다.
한달전에 모란골에서 안산을 찿았지만 안산 문턱에서 하산했었다.
난 이곳에서 바라보는 안산의 모습이 너무 좋다.
이곳에서 일출을 봐도 멋있겠지만 오늘 일출은 이곳이 아니다.
작년 이맘때쯤 인생 일출을 이곳에서 만났었으니 다시 이곳을 찿는 것도 무리는 아닌듯 하다.
그러나 오늘의 일출은 직년의 일출과는 넘 다르다.
뚜꺼운 구름이 해를 가려 제대로 된 일출을 보기 어렵다.
그래도 멋진 양떼구름이 일출에 대한 아쉬음을 달래준다.
그래도 조금만 구름을 피해 해가 얼굴을 내밀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수 없다.
작년에 만났던 일출이다.
어떤이는 오메가 일출을 최고로 치지만 난 작년 그날의 일출이 더 좋다.
어쩌면 다시는 만나기 힘든 그런 일출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같은 일출을 보는 것도 행운이다.
멋진 일출을 보고 오라고 애마는 깜빡이며 주인을 응원한다.
뒤를 돌아보면 달마봉과 울산바위 사이로 세존봉이 서락의 등대처럼 보인다.
조금 더 기다렸지만 두꺼운 구름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해를 막아서고 있다.
조금만 더 구름이 채색되었다면 작년만큼 멋지지 않았을까?
구름사이의 햇살이 양떼구름을 채색하니 속초의 하늘은 커다란 유화가 그려진 화폭이다.
제법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기다리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인듯 하다.
소공원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려서서 남쪽을 바라보니 아직 양떼구름이 아침을 맞고 있다.
주차장에는 여름보다 제법 많은 산객들이 차가 주차되어 있다.
울산바위화장실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을산바위를 담아본다.
수도없이 이곳을 지났지만 계조암을 담은적이 없는데
오늘은 우리외에는 아무도 없으니 담아도 괞찮을듯 싶다.
서너시간이 지나면 길게 줄을 서겠지?
빠르게 서봉으로 향한다.
서봉골의 물이 끝나는 등로에서 올 첫단풍이 산객을 맞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올해 처음 만나는 단풍이라서 더 반갑다.
올해 서락의 단풍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DSLR카메라를 둘러메고 내려서는 홀산객을 만나 인사를 하고 물으니
비박2명과 산객 2명이 서봉에 있다고...
올해도 벌써 네번째 만나는 울산바위 서봉이라...
태풍 "탈림"의 영향으로 하늘이 잔ㄸ그 찌쁘리고 있으니 울산바위도 덩달아 찌뿌리고 있는 듯 하다.
라면과 막거리로 아침을 먹는다.
구라청의 예보대로 흐리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서락의 어깨에 구름이 무겁게 내려 앉아 있다.
눈을 감고 누워있는 사람의 얼굴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둘러 서봉을 내려서니 2명의 산객들이 우리처럼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있다.
서봉에서 황철봉을 다녀온지가 4년되었을까?
울산바위가 멋지게 조망되는 암릉에서 휴시을 취한다.
누워서 한잠자고 갈까?
어느곳에서 봐도 멋진 울산바위지만 황철봉으로 향하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도 멋지다.
우리가 올라갔던 서봉보다 더 서봉도 담아보고...
산객들이 올라가는 동봉보다 더 동봉도 담아본다.
멀리 신흥사가 보이고... 오늘 계획하고 있는 황철봉 동능(내원암골 좌능선)도 눈에 들어온다.
흐린다던 구라청의 예보는 오늘도 구라였나보다.
철없이 피어난 털진달래가 외로이 비를 맞고 있다.
비가 내리더니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는짙은 안개가 서락을 가득메운다.
나무밑에서 비를 피하지만 역부족이고 비는 그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할수 없이 오늘 계획했던 황철봉 동능을 버리고 내원암골로 내려선다.
내려서지마자 표고벗섯이 산객을 위로한다.
내원암골로 내려서는 등로 초입에는 곰취와 산당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진흙투성이라 식수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꽤 많은 수량이 있는 샘물이다.
이름이 뭐니?
앵두처럼 생긴 넌 누구고...
넌 알것같다.
독초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투구꽃"이다.
비교적 평탄한 등로를 내려서니 드디어 내원암골 수원지를 만난다.
이끼가 가득한 발원지는 모두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바위는 물론 나무까지도 이끼옷을 입었다.
쓰러진 나무에는 이름모를 하얀 버섯이 기득하다.
나무는 죽었지만 아직 세상과 이별하지는 않은것 같다.
예전에는 알았었는데... 미안하다^^
너도 나이 먹어봐라
내원암골은 생각보다 길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계곡이 이어진다.
잠시 우측의 너덜길에 올라 울산바위와 달마봉을 조망하며 위로를 받는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와 달마봉은 또 다른 멋이다.
너덜길을 지나서도 내원암골은 끝이나지를 않는다.
산객의 흔적이 별로 없는 계곡을 내려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생각지도 않았던 노루궁뎅이 버섯 두개를 선물로 받으니 오늘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기대했던 능이버섯은 아니지만 얼마나 귀한 선물인가?
내원암골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폭포, 지쳤나? 사진이 흔들렸다.
이폭포를 만나면 내원암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보통 계곡에는 산머루나 다래넝쿨이 많은데 내원암골서는 만나지 못한것 같다.
그저 평범한(?) 서락의 한 계곡이다.
변변한 이름 하나 없는 계곡, 이유가 있다.
내원암에 도착하자 어둠이 내려서고 있고
쓰레기를 소각하던 스님이 "어 이곳은 다닐수 없는 곳인데... 약초캐셨어요? 인사를 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계곡에서 알탕을 하고 차로 돌아오니 7:15분이다.
시간상으로는 13시간의 산행이지만 글쎄...
오늘도 서락을 만났으니 그저 행복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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