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서락산 - 관터골에 가을이 온다.

Edgar. Yun 2017. 8. 27. 05:04

관터골 무명폭포

서락의 계곡이지만 지리산의 뱀사골을 닮은 관터골은 작은 폭포와 소, 그리고 아름다운 작은 담이 수없이 이어진다.

한여름이라면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고 단풍드는 가을이라면 단풍에 취해 산을 오르지 못 할 명품 계곡이다.





서락산 - 관터골에 가을이 온다.

일시 : 2017년 8월 26일 토요일

코스 : 관터골~관모능선~대청봉~오색



오래전에 서락을 몇번 함산했던 블친 "달인"님이 함산을 제의해 오신다.

둘 모두 서락에 미쳤으니 미친사람 둘이서 서락을 가는데 그보다 더 좋을 것이 없으니 마다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남양주TG에서 4:40에 달인님을 PICK-UP한다.


동서고속도로 덕분에 관터마을에 도착하니 6:20분이다.

계속 이어진 비가 그치고 갑자기 기온이 내려간 오늘 서락은 이미 가을처럼 제법 선선하다.

관터마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관대교로 향한다.

숲길을 걸어 사방댐까지 진행한뒤 관터골 끝까지 계곡치기를 할 계획이다.

그리고 관터능선으로 올라 대청으로 향할 계획이다.

관대교를 넘어 들여다본 관터골의 아침이 싱그럽다.




사방댐에 도착하니 지난 봄에 만났던 관터골의 그 사방댐이 아니다.

수량이 늘어난 사방댐이 제법 멋진 모습이다.

사방댐 자리가 꽤 멋진 풍광이 있는 곳이라 사방댐의 위치가 부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서락에서 지리산을 떠 올리는 것이 생뚱맞기는 하지만 수량이 늘어난 관터골은 마치 지리산의 뱀사골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몇걸음을 옮기면 또 다른 폭포가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니 이 어찌 행복하지 않은가?




각두골의 작은 실폭도 제법 폭포의  모습을 갖추고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다.

이곳에서 합수점 위에서 라면을 끓여 지평막걸리로 아침을 먹는다.

그런데 에구 이런... 라면을 끓이며 보니 어제 준비해 놓은 동태전과 파숙회, 그리고 밥도 보이지 않는다.

현관을 나서다가 뭔가 빼먹은 것 같아 다시 식탁을 둘러보았지만  생각나지 않아 그냥 돌아서 나왔었는데...




점심 걱정은 나중이고 이 좋은 풍광속에서 아침을 먹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아침을 먹고 다시 관터골을 오른다.

바위밑에 신혼집을 지었던 말벌도 계속되는 비가 싫었는지 집을 버리고 이사를 했다. 

난 빈 벌집은 관심이 없는데...




아침의 싱그러움이 가득 담긴 작은 담이 이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적이 있었던가?

더 오르지 않고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러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거다.



아침햇살과 물보라가 무지개를 만들어 놓은 작은 폭포는 분명 선계의 그 것이었다.




관터골에도 아침이 찿아들고 있다.

아직 햇살을 받지 않은 계곡물은 더욱 시원하게 느껴진다.

사실 오늘 서락은 이미 가을이라는 생각이 드는 선선한 아침이지만 그래도 계곡의 시원함이 싫지 않다.




아직 인간의 흔적이 별로 없는 관터골에 풍부한 수량이 더해지고 시원한 바람이 곁들여지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3단으로 흘러내리는 와폭이다.




지난 비에 떠내려 왔을까?

시원한 폭포앞에서 오늘 첫 인증을 한다.




조금 더오르니 자주색 꽃을 피운 참당귀가 곳곳에서 가을 준비하고 있고 벌꿀이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꿀을 모은다.




처음에는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만 조금 지나면 선경에도 무덤덤해지는 곳이 관터골의 매력이고 단점(?)이다.








아침 햇살을 받아 떨어지는 폭포가 마치 새의 깃털을 닮은듯하지 않은가?




오늘 함산하는 달인님도 열심히 관터골의 선경을 담는다.




시원한 폭포속으로 걸어오며 관터골의 선경을 카메라에 담다보니 어느덧 설악골과 관터골이 만나는 합수점에 도착했다.

지난 7월에 이곳으로 비박을 계획했다가 비가 내려 취소했었다.

오늘도 난 설악골을 외면하고 관터골을 오른다.

언젠가는 설악폭포와 원설악폭포를 만날수 있는 날이 올거다.




예전에는 그냥 들국화라고 불렀던 쑥부쟁이가 관터골 초입에서 반가운 인사를 한다.

봄에는 나물로도 먹었었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도 지쳐가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치는 설악골이 아쉬워 당겨서 담아둔다.




예쁘게 피었지만 이름도 모르고 식용여부는 더더욱 모른다.

버섯은 모르면 독버섯이다.

오늘 지난봄처럼 표고버섯이나 한아름 선물받았으면 좋겠다.



다시 관터골의 깊은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무슨꽃이었지?

분명 예전에는 알았던 꽃이었는데 도대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꽃과 열매는 나무를 보니 확실히 알수 있다.

내가 봄에 가장 좋아하는 나물중의 하나인 두릅나무 꽃과 열매로 마치 잘익은 산머루를 닮았다.

머루는 익었을까?




관터능선으로 늦은 아침이 시작되고 있다.

벌써 9시가 넘었지만 서락의 깊은 골은 햇살도 찿아오기 어려운  길인가 보다.








작지만 아주 정갈하다는 생각이 드는 폭포가 내 발걸음을 잡는다.









관터골 깊은 곳으로 들어설수록 참당귀꽃은 지천이다.












고개를 들어 보지 않아도 천지를 흔드는 물소리만으로도 칡덕폭포가 눈앞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량이 바뀐것 말고는 하나도 바뀐것이 없는데... 폭포는 전혀 다른폭포이다.












다시 칡덕폭포를 온전히 담는다.




칡덕폭포 상단의 모습도 아름답다.




머루나무가 폭포수에 줄기를 담그고  물놀이를 하고 있다.












단풍과 어루러지면 정말 죽음일것이란 생각이 든다.

가을에 다시 와야 하나?




잔나비걸상버섯이 군락을 이루고 있지만 그중 가장 큰것 하나만 달인님에게 선물하고 나머지는 그냥 패스다.




끝날듯 끝나지 않은 관터골, 이곳에서 계곡을 버리고 우측 사면으로 관모능선으로 향한다.

특별히 위험하지 않고 조금 올라 등로를 찿지만 생각보다 길고 힘이든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니 곰취가 제대로 커서 꽃을 피우고 있다.




조금만 오르면 금방 능선에 오를것이라 생각했지만 관모능선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올해 처음 만난 노루궁뎅이 버섯이 힘든 나를 위로한다.

이 버섯은 함산 기념 달인님 선물이다.























힘들게 올라선 전망대를 꼭 인증하고 싶다.

상의를 적신 땀자국이 힘든 산행을 대신하고 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오르다 초소를 피해 대청봉으로 향한다.

마지막에 잡목이 우거져 힘들었지만 아무 탈 없이 정탐 등로에 오르니 한숨 놓여진다.




드디어... 드디어 대청봉이다.

대청봉의 바람은 제법 쌀쌀하게 느껴진다.

대청봉을 인증하기 위해 몇명이 줄을 서 있지만 힘들게 올라왔으니 오늘은 대청봉에서 필 인증샷을 해야 한다.

인증샷을 마쳤으니 이제 바람을 피해 너무 늦은 점심을 먹어야 한다.

내가 점심을 챙겨오지 못해 중청산장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지만 너무 늦어 그냥 이곳에서 달인님 점심을 나눠 먹기로 한다.

30년 전통의 밴댕이 전문점에서 주문해오신 밴댕이 무침을 깻잎에 싸서 소성주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다.




허기진 배를 채웠으니 이제 다시 주변을 구경해야하지 않나? ^^

끝청과 서북능선, 그리고 그 뒤로 가리능선이 멋지다.








배가 부르니 울산바위도 더 멋져 보인다.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단목령 뒤로 켭켭이 둘러친 산그리메가 멋지다.




점봉산 너머 방태산자락이 선명하다.




이렇게 가리능선이 온전히 조망되는 것을 보면 분명 가을은 가까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늘 나를 지치게 했던 관모능선도 다시 담아본다.

언젠가는 백압골로 올라 다시 이곳을 오르리라.




대청봉 아래 곳곳에는 둥근이질풀꽃이 주인노릇을 하고 있다.

약용으로도 사용한다고 하지만 이 계절에 산객을 반겨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색으로 내려서며 가리봉을 돌아보며 담아본다.

가리봉 다녀온지도 꽤 오래된것 같다.





모싯대가 환상적인 꽃잔치를 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모싯대가 군락을 이뤄 피어있는 것을 오랜만에 만난다.




흰모싯대꽃이 바람과 어울려 흔들거리는 모습이

그 옛날 단발머리에 교복을 입고 재잘거리던 중학교 소녀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모싯대에 흰모싯꽃과 보라색 모싯꽃이 같이 피었었나?




오색으로 내려서다가 등로옆에서 익어가는 산머루를 만났다.

그래 가을이 진짜 멀지 않은 곳이 있구나^^


오색탐방로를 오르고 내릴때마다 아쉬움이 많은 탐방로이다.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 코스이기는 하지만 아무것도 볼거리거 없어 지루하고

돌계단과 데크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 등로는 많은 탐방객들의 무릅을 힘들게 한다.

이날도 내려서는 등로에는 절절매며 하산하는 산객들을 수도 없이 지나쳤었다.

차라리 케이블카의 지주를 세우려고 하는 끝청 남능선으로 올라 중청으로 연결하는 코스를 개발했었으면 좋았을것 같다.

어떤 놈이 이코스를 설계했는지 한 번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