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남한산성 -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듣다.

Edgar. Yun 2017. 10. 6. 12:08

가을날의 지화문

성남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다.

남한산성은 당연히 제2의 고향의 랜드마크이다.

남한산성을 처음 만난것이 1980년이니 벌써 40년이 다되어 간다.

성곽과 누각은 변함이 없으나 성문앞에 있는 느티나무는 세월의 흐름을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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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듣다.

일시 : 2017년 10월 5일 목요일

코스 : 지화문~남장터~동문



아침에 조문을 다녀올 일이 없었으면 아마 서락에 갔을지도 모르겠다.

꼭 다녀와야 할 조문, 다녀오니 오전이 훌쩍 가버렸다.

조문을 다녀오며 바라본 하늘은 나를 집에서 쉴수 없게 한다.

그런데 컨디션은 최악이고... 어떡하지?

그래 아내와 오랜만에 남한산성이나 다녀오자!

버스를 타고 일찍 올라가서 성곽을 완주할 계획이었는데...

버스가 오히려 걸어 오르는 것 보다 더 느리다.

연휴를 맞아 남한산성을 찿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가 보다.

예전의 매표소가 있는 곳에서 내려 0.5km를 걸어 지화문에 도착을 한다.




지화문에는 가족 단위의 많은 탐방객들로 북적인다.

예상보다 외국인들도 꽤 많다.

세그루의 큰 느티나무중에서 한그루는 생명의 절반 이상을 놓아버리고 철제 보조물에 가지를 의지하고 있다.

큰 느티나무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가을이 오는 성벽에는 산씀바귀가 노란꽃을 피우고 있다.




서둘러 씨를 맺어야지! 곡 차가운 서리가 내릴텐데...




남장터로 향하는 성벽안 등로주변에는 이름모를 꽃이 마치 메밀꽃처럼 하얗게 피어 있다.




누군지 모르지만 이 친구는 이미 가을을 떠나 보낼 준비를 마쳤다.








내 고향에도 골짜기마다 밭배나무가 있었다.

늦은 가을 빨갛게 익은 팥배를 한줌 입에 털어 넣고 씹으면 시큼하면서도 특유의 떫은 맛이 흘러나온곤 했었다.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다^^




조금 더 오르자 벌개미취가 가을을 맞고 있다.




쑥부쟁이도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다.




오늘 이쪽 코스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이 코스모스다.

남장터로 오르는 성벽안에 가득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이채로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어떤 이들은 산성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산성도 결국에는 사람이 사는 곳인데 무슨 문제일까?




꽃밭에는 코스모스와 쑥부쟁이가 어울려 피어 있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맘때 쯤이면 내고향에도 코스모스가 하늘거렸었다.

집에서부터 백여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코스모스길이었다.




엄마는 꽃을 참 좋아하셨었다.

그래서 집안은 물론 대문 밖과 동구밖으로 가는 길에 꽃을 가득 심으셨었다.




이국적인 칸나꽃, 족두리꽃, 백일홍, 맨드라미...

그중에서 코스모스는 길옆에 주로 심었다.




하교길에 나를 반기는 것은 코스모스였다.

꽃잎을 타서 꽃잎을 엇갈려 하늘로 날려보기도 하고...








물이 가득한 꽃망울을 터트리기도 했었다.

....!



그래서일까? 문뜩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와 같이 이곳에 왔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팥배와 비슷하지만 이 친구는 찔레열매다.




ㄷ단풍이 빨리 드는 나무중에 머루나무도 빠지 않는다.

잎을 들추고 "혹시 머루가 있나" 들여다 보지만 가을 냄새뿐이다.








조밥나물꽃?




조밥나물꽃과 비슷하지만 이 친구는 산국이다.




누구의 가을맺음일까?




좌익문으로 내려서기전에 한움큼의 억새가 나를 잡는다.

이번주에 영남알프스로 비박을 가는데... 아직 제대로 피지를 않았다. EC~~








이제 좌익문으로 내려간다.

멀리 용문산이 조망되고... 용문산의 남릉끝인 백운봉도 아스라이 멀리 있다.




산국이 아름답다.




길건너 망월사가 보인다.




성벽에서 자란 산국 뒤로 새로 단장한 좌익문이 보인다.




도로변 담쟁이넝쿨도 가을을 보내고 있다.




진주처럼 반짝이는 까만색의 산초열매를 보니 지난 여름 "올해는 꼭 산초 짱아치를 담가야 겠다"던 다짐이 생각이 난다.

몇년째 반복하는 지키지 못하는 혼자만의 계획이다.

내년에는 산초짱아치를 맛볼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