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의 새벽
서울처럼 아름다운 산이 집뒤에 있는 도시가 전세계에 얼마나 될까?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덤인지 모른다.
북한산-북한산의 가을 새벽을 만나다
일시 : 2017년 10월 21일 토요일
코스 : 도선사~하루재~백운산장~만경대~백운대
매년 시월이면 "시월에는 결혼을 금지해야 한다" 문뜩 생각하게 한다.
좋은 계절에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사람은 좋겠지만 주말마다 산에 가는 나는 아쉬운 시월이다.
ㅋㅋㅋ~ 내 결혼 기념일도 10우러 29일이다.
오늘도 친구 아들 결혼식이 홍천에서 있어 가고 싶은 서락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래서 북한산 만경봉으로 일출을 보러 새벽에 떠난다.
사실 결혼식 참석만 아니면 서락의 가야동을 갈 계획이었다.
몇년전 여름에 다녀오고 가지 못해 꼭 올해 가을에는 가고 싶었다.
그러나 올해도 가양동을 만나는 것은... 그래 내년에 가지 뭐!
6:25분 만경대에 오르니 만경대에는 출사 4~5명이 벌써 삼각대를 펼쳐놓고 북한산의 새벽을 담고 있다.
아니 북한산의 새벽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고 북한산에서 도봉산의 새벽을 담고 있다.
백두대간만 군데군데 끊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도봉산에서 북한산오는 길도 끊겨져 있다.
오래전 "불수사도사"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했던 기억이 난다.
불암산과 수락산, 그리고 서울이 안갯속에서 새벽을 맞고 있다.
6:40분이 넘어서자 예봉산과 검단산 마루금에 일출의 시작을 알린다.
오랫동안 어둠속에서 새벽을 기다리던 태양은 한여름 남아있던 새끼손가락의 봉숭아물만큼 보이더니
"쑥쑥" 아주 빠른속도로 올라선다.
일출을 볼때마다 "누가 붉은 태양이라고 했지"내가 보는 태양은 주황색이다.
몇번 셔터를 누르고 나면 일출은 끝이난다.
태양이 떠올랐지만 박무는 쉽게 도시를 떠나지 않는다.
햇살로 메이크업을 한 인수과 붉은 단풍이 북한산의 새벽을 깨우고 있다.
햇살아래 붉은 단풍과 도선사도 아침을 맞고 있다.
어둠속에 올라오느라고 보지 못했지만 단풍은 하루재와 육모정, 그리고 상장능선까지 이미 내려선듯 싶다.
햇살은 빠르게 백운대를 걸쳐 위문으로 내려서고 있다.
따뜻한 커피와 삶은 고구마로 한기와 허기를 달래며 북한산이 선물하는 멋진 풍광을 즐긴다.
배낭을 챙겨 노래방바위로 나와 햇살 담은 백은대를 담아본다.
위문으로 내려서는 짧은 등로에도 단풍이 절정이다.
일부 마른 단풍도 있지만 멋진 풍광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위문으로 내려서서 백운대로 올라선다.
성벽과 단풍, 그리고 몽환적인 안개가 어우러져 멋지다.
내가 좋아하는 노적봉도 아침햇살에 싱그럽다.
백운대를 오르는 등로에는 벌써 부지런한 산객들로 북적인다.
백운대 오르는 등로에 작은 목초군락지가 가을로 채색되어 있어 렌즈에 담으니 월악산 같다는 생각이든다.
다음에는 도봉산에 올라 일출을 보고 싶다.
서너명이 줄을 서 있어 나도 줄을서서 인증을 한다.
백운대에서 내가 사진을 찍어 주었던 외국인 산객은 아예 누워서 인수봉을 담고 있다.
어떤 사진이 나왔을까?
나는 눕지 않고 팔벌려서...
백운대밑에는 부지런한 산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햇살에 북한산을 만나고 있다.
다시 위문으로 내려오니 햇살에 이슬을 말린 단풍이 산객을 맞는다.
단풍이 서락에만 있나!
북한산의 단풍도 서락 단풍에 못지 않다.
위문에서 하루재까지의 단풍은 지금이 절정인것 같다.
빨갛고... 노랗고...그리고...
그냥 멋지다.
결혼식 참석을 위해 서둘러 내려가야 하지만 절정의 단풍은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하루재에 햇살이 들어 단풍을 더 아름답게 치장해 준다.
하루재를 넘어서자 수많은 산객들이 썰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서둘러 홍천으로 향하지만 도로는 단풍나들이 차량들로 가득하여 나를 답답하게 한다.
결혼식을 마치고 예식장을 나서니 구름한점, 먼지 한톨 없는 가을이 나를 위로(?)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도로 주변의 산은 능선마다 붉게 물들어 가며 깊은 가을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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