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구봉산-초겨울의 바람이 가득하다.

Edgar. Yun 2017. 11. 19. 07:26

구봉산 하늘다리에서...

단풍이 지나간 11월 중순의 토요일 오후

 구봉산의 구름다리에는 산객은 없고 정신 바짝 차리게 하는 찬바람만이 산객과 함께 한다.




구봉산-초겨울의 바람이 가득하다.

일시 :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코스 : 바랑골~바랑재~천왕봉~8봉....2봉


지리산을 다녀오고 몸이 더 쳐지며 힘들어서 한동안 고생을 했다.

지난주에도 산을 가고 싶었지만 몸이 허락하지 않아 아내와 드라이브로 대신했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아직 이별인사(?)도 하지 못한(칠선 계곡을 다녀오고 한달동안 서락을 가지 못했다) 서락을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연일 이어진 교육, 그리고 교육생들과의 과음이 나를 서락으로 가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급히 선택한 산행지가 진안의 구봉산이다.

산우 치우가 리딩하니 넘 외로워 할 필요도 없고... 산행 거리도 적당(?)하고...

저녁에는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더니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데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제대로 배낭은 챙겼을까? 죽전간이정거장에서 산악회버스에 오른다.

40석이 넘는 자리가 만석이다.

내가 막내 아닐까?

 버스안에는 나보다 최소 5년은 더 많아 보이는 노산객(?)들로 가득하다.




10시가 조금 넘어 버스는 구봉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구봉산은 여전한데 주차장이나 주변 시설은 몇년전에 왔던 구봉산이 아니다.

주차장이 새롭게... 넓게 새단장을 하였다.

준비를 마치고 카메라를 켜는데.... 에궁 이런 배터리가 하나도 없다.

분명 지난주 아내와 드라이브 다녀와서 충전했는데...

할수 없이 버스에다 다시 카메라를 놓아드고 출발... 스마트폰의 카메라 테스트 한 번 하자.




바위봉으로 올라 바랑재로 가는 코스로 계획되었으나 바위봉능선은 출입금지 되어 있어 바랑골로 바랑재를 오른다.

바람이 있는 곳은 초겨울이다.

된비알의 코스를 1시간 30분 올라 바랑재에 이른다.

멋진 소나무에서 운장산 방향의 능선과 함께 인증을 한다.

가을이 지나간 구봉산은 쓸쓸함이 가득하다.




가을은 구봉산만 떠나가지 않았다.

멀리 보이는 용담땜에도 가을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저 멀리 덕유산과 적성산이 보이니 오늘 구봉산은 나에게 조망이라는 큰 선물로 나를 위로한다.




바랑재를 조금 지나 전망대에 도착하니 1봉에서 8봉이 온전히 조망이 된다.

에전에 왔을때는 운무가 더해졌던 기억이 난다.








능선은 찬바람이 불어 제법 겨울같다는 생각이 든다.

벗었던 옷을 다시 꺼내 입었지만 그래고 제법 춥다.









구봉산 정상에는 십여명의 산객들이 정상 인증을 하고 있고...

나도 줄을 서서 한컷!




서둘러 바람이 없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점심을 먹는다.

타프로 남은 바람도 가리고...

산우가 준비해온 김치찌개에 지난주 담근 돌갓김치와 고들빼기 김치... 이정도면 환상이지!

서락 마가목주까지 곁들이니 구봉산 만찬은 환타스틱....




이제 8봉으로 내려선다.

좌측 멀리 대둔산이 보이니 더 반갑다.

내년에는 대둔산을 두번 다녀올 계획이다.

한번은 비박! 한번은 세미릿지 코스.... 쉰나게겠지?




8봉으로 가기전에 있는 전위봉에 올라... 시간이 여유로워 더 좋다.

에궁 그런데 바람은 완전히 한겨울이다.




사진 우측에 운일암&반일암이 보인다.





데크로 다시 내려서니 많던 산객들이 자리를 떠나 온전한 내 차지가 되었다.

멀리 덕유산이 보이고 용담땜이 보이고...













9봉을 거의 다 내려서니 고드름이 겨울이 자리했음을 증명한다.




8봉 오르는 등로에서 만난 커다란 굴참나무




조망처에서 산우들을 기다리며 망중한을 즐긴다.








8봉을 올라 다시 7봉과 그리고 구봉산의 랜드마크 하늘다리를 담아본다.




바랑재에서 마이산을 담고 싶었다.

조금 더 잘보이는 곳에서 담으려다 결국 담지 못했다.

혹시나 돌아보지만 구봉산에 가려 마이산은 보이지 않는다.




이젠 이런 마을에 자꾸 눈길이 간다.

정말 내가 몇년후에는 귀촌 할 수 있을까?








조금은 중국의 향이 나는 5봉의 구조물

조금더 한국적인 조형물은 어려웠을까?





이제는 대둔산은 보이지 않고 세찬 바람만 산객을 괴롭힌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오늘 세월호의 미수습자 발인식이 있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목포 신항의 세찬 바람에 유족들이 아직 가기 싫었냐며 통곡햇다는 소식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세월호 사고 발생 1313일!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불행한 역사다.

다시 한 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특히 미습자들의 명복을 다시 빈다.
















구봉산의 운명을 바꿔 놓은 하늘다리다.

이제 산객들은 모두 떠나고 온전히 나의 것이다.









내 고향에도 하늘다리가 있었다. 우리는 출렁다리라고 불렀었다.

당시에는 구조물이 완벽하지 않아 세차게 흔들려서 처음 건너는 사람들은 매우 곤혹스러워했었다.








이정도면 자전거 타고 묘기하며 건너도....















항일암과 반일암을 당겨서...




1봉은 패스하고...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마지막으로 다시 하늘다리를 담아보고












주차장에 내려서서 식당에 들려 파전에 막걸리 한잔!

선배 산객들이 사줘서 맛있게는 먹었지만 파전은 영~ 아니다.

지금은 독점이라 이렇게 해도 장사 되는지 모르지만 조금 신경써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