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의 카페에서
비바람 부는 날에 전망좋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것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2017가족여행-넷째날,애월의 카페에 반하고 위미리 애기 동백향에 취하다.
일시 : 2017년 12월 24일 일요일
새벽에 요란한 비바람소리에 눈을 뜬다.
비는 쉽게 멈출기미가 없어 검은 오름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해성이의 버킷, 넥슨컴퓨터 박물관을 찿는다.
사실 서귀포에서 제주까지 오려던 한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여행을 떠나기전에 각자 2개의 버킷은 서로 존중하기로 했으니 기분좋게 가야지...
3층의 컴퓨터 박물관에는 우리처럼 비바람을 피해 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물론 얼마전에 바영된 "알쓰신잡"의 여향이 더클지도 모른다.
컴퓨터 관련한 전시물에는 관심이 없고 2층에 마련된 오래전의 게임에 더 관심이 많다.
그중에는 나도 좋아했던 Raiden도 있어 한참을 게임에 열중한다.
무슨 소리가 들릴까?
비가 오고 바람이 부니 어쩌면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애월항 가기전 구엄포구 작은 언덕에 예쁜 모습으로 자리를 잡은 "달자" 바다를 달리는 자전거카페
딱 내취향이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창가 자리는 이미 다른 이들의 자리다.
한참을 기다려 창가로 자리를 옮겨 앉는다.
거센 바람에 파도는 화가 났지만 부서지는 포말이 난 좋으니 어쩌나!
잔뜩 찡그리고 비바람치던 하늘은 거짓말처럼 바다와 같은 파란 색이 되었다.
더 앉아있기 미안하니 아내는 허니블래드를 시킨다.
휴가동안 두꺼워지는 뱃살은 어찌할라고...
이젠 내가 소품이 되어...
마음같아서는 하루종일 앉아 바다를 내려다 보며 음악을 듣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지?
밖으로 나오니 아직 바람은 장안이 아니다.
구엄"돌"염전 삼별초가 애월읍 고성리에 근무 할때 마을 이름이 엄장포였다고 하니
오래전부터 제주 사람들은 이렇게 돌에 염전을 만들어 이용했던가 보다.
다시 우리는 위미리 아기동백농원으로 향한다.
어제 아내와 가족은 내가 한라산 등반 할때 카멜리아 힐의 동백꽃을 보았지만 나를 위해 또다른 동백꽃군락지로 향한다.
어렵게 찿아온 위미 애기동백농원(서기포시 남원읍 위미리 904-3) 앞에는
50여명의 사람들이 정문에서 문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다.
비가 오는날에는 문을 열지 않지만 비가 그쳐 16:00에는 문을 열어 관람을 허용한다고 한다.
우선 문밖에서 도찰(?)을 한다.
장미향보다 열배는 짙은 동백의 향기가 감미롭다.
4~50명의 손님을 문밖에 두고 동박새는 연실 동백꽃을 들락거린다.
이곳의 동백은 토종이 아닌 일본 유입종이란다.
그래서 선운사의 동백이나 여수 항일암의 동백과 달리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장미처럼 꽃잎이 바닥에 핀다.
온라인에서는 얘기동백은 동백이 아니라거나
일본에서 들어온 山茶化로 가치 여부에 대해서 논쟁이 있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그냥 은은한 동백향 가득하니 내 마음의 행복도 가득해서 난 좋다.
드디어 주인(현병춘 할머니)이 오시니... 문밖에서의 도찰을 마치고 동백향 짙은 농원으로 입장이다.
오늘 하루종일 손님이 없던 농원이라 더 동백의 향기가 짙은지도 모르겠다.
행여 꽃잎을 밟을까 잠시 두렵기도 하지만 이내 동백농원은 천상의 낙원이 된다.
선운사의 꽃잎은 4월이 되어야 피지만 이곳 제주의 동백은 12월 중순이면 꽃망울을 터트리고 겨울을 보낸다.
온라인에서는 얘기동백은 동백이 아니라거나
일본에서 들어온 山茶化로 가치 여부에 대해서 논쟁이 있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제주 동백은 꽃송이를 처절하게 떨어트리지 않고 장미꽃잎처럼 바닥에 가득 붉은 꽃잎을 가득 피웠다.
장미꽃 같기도 하고... 해당화 같기도 하고...
아니다. 장미꽃이 해당화가 제주의 동백꽃임을 닮은 거다.
잔뜩 찌푸렸던 하늘도 맑게 개어 따사한 저녁햇살을 비추니 동백은 더욱 아름다워라!
제주의 동백은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붉은 꽃을 피운다고 하니 봄꽃이 아니라 가을꽃? 겨울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외래종 동백이 먼저 피고 토종 동백이 늦게 핀다고 한다.
사실 冬伯이라는 꽃이름 자체가 겨울에 피는 꽃이라는 뜻이니 겨울꽃이 맞지 않을까?
그러니 위미리 아기동백이 생뚱맞게 겨울에 핀것이 아니라 제철레 핀 것이다.
이곳 위미리 아기 동백나무숲은 농장주가 1997년 씨를 뿌려 40여년간 가꾸어 왔다고 한다.
거센 바닷바람을 막으려고 심었던 동백나무 군락이 이제는 겨울 제주관광 최고의 명소가 되었다.
카멜리리아 힐은 2008년에 조성된 테마파크로 80여개국 500여종, 6000여그루의 동백이 꽃을 피운다.
500여종의 꽃이다 보니 다양한 색의 동백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겨울에 제주를 오면 그때는 카멜리아힐을 다녀와야겠다.
다시 한번 바닥에 핀 동백꽃잎을 담아보고...
마음이야 어둠이 내려도 이곳에 남아 동백향에 취하고 싶지만... 아쉬움을 접고 문을 나선다.
아쉬움은 그리 쉽게 남겨둘수 없나 보다.
돌담에 기대어 핀 동백을 다시 담는다.
카멜리아 힐 동백과 또다른 동백꽃 관광지인 휴애리 동백을 보지 못해서 비교하는 것은 불가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동백증에는 최고가 아닐까 싶다.
어느 시인처럼 뚝뚝 떨어지는 꽃송이에 눈물을 흘릴 필요도 없어 더욱 좋다.
장미꽃잎처럼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진 붉은 동백꽃잎이 바닥에 레드카펫처럼 깔려 있다.
겨울 제주관광 코스로 꼭 추천해보고 싶다.
위미리 동배군락지를 검색해서 가면 신흥리 동백마을을 안내 할 수 도 있다.
아기동백 군락지를 가려면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927번지로 검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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