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국사봉 - 행복한 24시간의 비박

Edgar. Yun 2019. 4. 14. 20:59

옥정호 붕어섬

섬진강 다목적땜 건설로 만들어진 옥정호

물이 차면서 마을이 잠기면서 선물한 붕어섬이다.

"외앗날"이라고 불리웠지만 금붕어처럼 생긴 섬의 모양 때문에 지금은 옥정호의 붕어섬이라고 불린다.

붕어섬의 조망은 국사봉 오르는 길이나 오봉정상이 좋지만 오늘 우리 비박은 국사봉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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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 행복한 24시간의 비박

 

 일시 : 2019년 4월 13~14일  토/일요일


위태위태하더니 결국 몸에 탈이 났다.

유난히 4월에 집중되어 있는 교육, 하루 7시간 강의. 일주일에 3~4회의  교육 진행이 그리쉽지 않았나 보다.

몸살 감기가 찿아 왔지만 지난주 업무는 더 숨쉴틈이 없었으니 감기몸살이 낫는 것은 애당초 기대하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올해 처음 떠나는 비박산행은 가고 싶고...

욕심으로 약 먹는 횟수를 늘렸더니 급기야 위경련까지 나를 괴롭힌다.

다행히 금요일 오후부터 몸살감기가 조금씩 물러가는것 같아 비박 배낭을 챙긴다.

안개와 미세먼지 예보에 살짝 실망도 되었지만 태봉을의 구기저수지에 도착하니 화창한 봄이다.

이곳에서 일행을 울진에서 오는 일행을 만나 벚꽃을 구경하고 점심을 먹은 뒤 국사봉으로 갈 계획이다.














먼저 구이저수지 주변의 벚꽃을 찿는다.

나보다 더 나이먹은 구이저수지(63년 완공) 뚝방 아래에 심어져 있는 벚나무는 최소 수령이 55년 이상인 거모 벅꽃나무들이다.

외줄로 심어져 있지만 워낙 큰 나무들 덕분에 벚꽃 터널이 만들어 진다.

벚꽃의 규모에 압도 당한다.







벚꽃과 모악산이 어우러진 풍광은 제법이다.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나는 벚꽃이지만 이렇게 큰 벚나무 군락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래도 신록과 어우러지는 산벚꽃만하랴!











주차를 하고 모악산 산행들머리 가는 길을 따라 오른다.

구이저수지의 벚나무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벚나무는 작지만 만개한 벚꽃 터널을 걷는 기분은 그 이상이다.

아쉬운 것은 공사를 꼭 토요일까지 해야되나?



운암면의 나루터식당에서 정말 촌스런 음식의 백반으로 점심을 먹는다.

지금은 양념과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정말 기본 양념만 사용해서 반찬을 만들어 먹었었다.

김치찌개도 예전에 먹던 맛 그대로의 맛이었다.


주자장에 한참을 시간을 보낸다.

일찍 올라가도 텐트를 칠수가 없다.







오랜만에 비박 배낭을 메고 오르니 다리는 뻐근하지만 기분이 좋다.

일주일 넘게 앓았던 몸이 아니다.

제3전망대에 올라 붕어섬을 조망한다.

사실 붕어섬이 아니라 금붕어섬이라고 해야 옳을듯하다.

오늘 함께하는 산우들의 표정도 좋다.





오늘의 비박장소인 국사봉정상의 데크에 도착한다.

다행히 먼저 와서 기다리는 비박팀들이 없다.

사실 이곳에 자리가 없으면 오봉정상으로 가야하기에 조금은 걱정한 것이 사실이다.






















오후 5시가 넘어 데크를 찿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가 텐트를 구축한다.

데크라서 평탄해 좋지만 팩을 설치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이제 텐트를 구축했으니 저녁이다.

비박의 꽃 저녁아니던가?

싱싱한 쪽파와 방풍나물로 전을 부쳐 우선 허기를 달랜다.

파의 상큼함과 방풍나물의 향이 봄날과 너무 잘 어울린다.

다시 위경련이 올까 살짝 겁이 나지만 쏘맥과 곁들이니 기분은 환상이다.

새우구이와 삼겹살도 굿옆에 텐트를 구축한 분들이 소주 두명을 협찬해서 부족한 술의 아쉬움을 털어 낼 수 있었다.







한참 저녁을 먹거 있는데 해는 소리없이 오봉산 정상을 넘고 있다.

많은 작가들이 국사봉으로 일출을 보러 오지만 사실 국사봉 일출과 일몰은 그리 멋진 곳은 아니다.

그래도 불타듯이 넘어가는 일몰은 늘 기분 좋게 한다.

 



어둠이 내려 앉는 옥정호의 둘레길은 분위기 있는 풍경이다.

아마 혼자라면 음악을 들으며 우두커니 데크에 오래 앉아 있었을 풍경이다.












적당히(?) 술을 먹고 내 텐트로 돌아와 침낭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일주일 동안 앓았던 몸에 술을 부어 놓았으니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바로 잠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서너번 잠을 깨기는 했지만 그래도 제법 단잠을 잤다.

5시가 조금 넘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아직 어둠도 미쳐 물러거자 못했는데 숲속에서는 새들소리가 요란스럽고

멀리 모악산 너머 전주 시내는 불빛이 꺼지지 않고 있다.











텐트를 서둘러 걷고 미역라면으로 해장을 겸한 아침을 먹는다.

마땅히 할 일도 없지만 하늘은 온통 잿빛 구름, 파노라마로 주변을 렌즈에 담고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날씨탓인지, 아니면 아직 시간이 이른 탓인지 내려서면서 만난 3전망대가 조용하다.

주차장에 내려서서 양치를 하고 한 번더 붕어섬을 바라본다.

옥정호에 담긴 붕어섬, 한 번더 옥정호에 담긴 모습이 예쁘다










이른 귀가를 시작한다.

비가 예보되어 있으니 망설일 필요 없다.

그래도 운암면 시내로 가는 길에 만난 옥정호의 봄 풍경은 외면하기 어려워 길옆에 차를 세우고 렌즈에 담아본다.

봄은 호수에도... 넓은 들녘에도...마을 뒷산에도 오고 있는게 분명하다.

아니 이미 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