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북한산 - 비개인 북한산의 새벽을 만나다.

Edgar. Yun 2019. 4. 27. 14:45

비개인 새벽의 도봉산

미세먼지에 찌들어 있던 서울이 간밤에 내린 비에 봄의 청초함을 되 찿았다.

어쩌면 신록이 피어나는 지금이 가을산보다 더 아름다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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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 비개인 북한산의 새벽을 만나다.

 

 일시 : 2019년 4월 27일  토요일


지난주에도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주 토요일도 겨우내내 스트레스를 주었던 업무 해결을 위해 근무를 해야하니 산행은 요원하다.

설상가상! 그저께부터 갑자기 심한 몸살이 찿아왔다.


다행히 오후가 되며 컨디션이 조금 나아져 퇴근을 하며 밴드에 급벙 공지를 하고 배낭을 챙긴다.

새벽 산행을 하고 출장지로 향하면 큰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한다.

못마땅해하며 혀를 끌끌차는 아내를 뒷전으로 배낭을 챙겨 놓고 몸살약을 털어 넣고 바로 잠을 청한다.

약기운인지 아니면 몸살탓인지 금새 잠이들고.. 눈을 뜨니 새벽 3시가 다 되어 간다.

서둘러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섰다.

봄철내내 속을 썩이던 미세먼지가 간밤에 내린 비에 씻겼으니 신록이 피어나는 북한산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사당에서 산우 한명을 태우고 북한산 도선사에 도착하니 4시 30분이다.

서울 일출이 5:44분이니 적당하게 도착 한 것 같다.

도선사주차장은 생각보다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비개인 북한산의 일출, 운무를 기대하며 산을 찿은 이들이 제법 많은 듯 하다.

주차장 입구의 부처님들이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을 보니 부처님 오신날도 그리 멀지 않았나보다.






백운산장을 지나면서 여명을 만난다.

여명사이로 들어오는 풍광은 기대 이상이다.

물론 더 운무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정도면 만족, A+라고 할수 있다.











만경대의 출사포인트에는 벌써 만원이다.

겨우 빈자리에 앉아 불암산 너머로 오고 있는 일출을 기다린다.

이렇게 적은 노력(?)으로 멋진 일출을 볼수 있는 곳이 전국에 얼마나 있을까?

"아름답다"는 말이 쉬지 않고... 부지런해야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황홀한 일출을 보았으니 향기로운 커피로 몸을 녹이며 여운을 간직하고 싶다.

우럭바위 밑으로 돌아와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신다.









커필를 마시며 언(?) 몸을 녹이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분명 4월의 끝이고 신록이 피었지만 손가락이 시렸다.

패딩은 준비하면서도 장갑과 핫팩은 준비하지 않았으니... 게으름과 귀차니즘의 결과다.















자리를 노래방바위로 옮겨 아직 여운이 남은 도봉산과 인수봉의 풍경을 담는다.

한걸음에 달려 갈 수 있다면 도봉산도 가고 싶다.



상장능선과 그 뒤에 멋진 자태를 뽐내는 도봉산, 서울 사람들은 복이 많은 사람들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이렇게 멋진 풍경의 산을 만날수 있으니 말이다.













위문위 성곽주변에는 아직 진달래가 한창이다.

그 어느곳 진달래보다도 짙은 분홍색 꽃잎을 갖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 더 짙은 분홍색인지도 모르겠다.

새벽에 보아야 예쁜 꽃이 있고 아침에 보아야 예쁜꽃이 있다.

어떤 꽃은 한낮에 보아야 더 예쁘고 어떤꽃은 저녁에 보아야 예쁘다.

진달래와 철쭉은 이른 아침에 보았을때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늘 백운대를 오를때면 이국적인 풍광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풍광일까?









백운대를 오르다 인수봉에 정신이 팔려 한참을 머문다.

암벽을 하는 클라이머들의 성지같은 곳이지만 백운대를 오르는 일반 등산객들에게도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낮에는 엄두도 내기 힘든 백운대 정상에서 인증의 호사를 누린다.







한낮이면 이곳에 자리를 펴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가득차는 곳이다.

나도 오늘 근무하지 말고 이곳에서 하루종일 봄햇살 가득한 이곳에서 놀다 갈까?







백운산장을 돌아 내려선다.

이른 아침 햇살에 분홍 진달래는 더 분홍빛이 되었다.





올라가면서 만났던 매화말발도리를 잊지 않고 담아본다.

작년에 그렇게 외워드려고 했던 꽃이름이지만 쉽게 외워지지 않는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꽃잎의 매화말발도리의 꽃말은 "애교"란다.


주차장에서 차를 갖고 내려서다 우이역을 지나 작은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아침을 먹는다.

산행이 행복했으니 아침은 당연히 꿀맛이다.

주인이 들으면 섭운해할지 모르지만 꿀맛의 대부분은 비개인 북한산이 선물한 풍경임을 부인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