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차마고도-마방들의 발자취를 따라 차마고도를 걷다

Edgar. Yun 2019. 12. 29. 07:00


차마고도를 걸으며

TV에서나 보던 풍광이 눈앞에 펼쳐지니 꿈인가 싶다.

5,000m가 넘는 하바설산의 허리를 따라 걸으며 손에 잡힐듯 가까운 옥룡설산을 만난다.

괜히 BBC가 선정한 3대 트레킹코스가 아니다.



차마고도-마방들의 발자취를 따라 차마고도를 걷다

일시 2019년 12월 27일 토요일



백두산 트레킹 광고가 결국 나를 옥룡설산으로 이끌었다.

299,000원이라는 백두산 트레킹 광고를 보고 신청하려다가 겨울철에는 버스의 통행이 어려워

오르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아내가 골라 에약을 해준 곳이 호도협과 옥룡설산 트레킹이다.

애들 셋을 대학 보내다보니 사실 해외에 있는 고산을 가 볼 기회가 없었다.

경제적인 이유, 그리고 시간까지... 어쩌면 마음의여유가 더 없었는지도 모른다.

24일부터 휴가를 신청하고 아픈 허리와 어깨 치료를 한의원에서 받으며 준비를 한다.

산에 가서 아프면 큰일이다.

생에 처음 가는 해외 고산 트레킹인데...

25일에 가족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보정동으로 걸어 가는데... 이런 왜 한동안 문제 없던 무릅이 갑자기 아픈거지?

설상 가상으로 몸살 기운까지...

시집 가는날 등창난다더니...에고 어쩌나!

다음날 들린 내과병원에서는 혹시 독감일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뭐야!

열심히 맨소래담으로 열심히 무릅도 마사지 하고...

26일 오후 리무진을 타고 설레임반, 걱정반의 맘으로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무릅아 나의 첫 해외 원정 산행을 태클 걸지마라!

이번 트레킹의 주관사인 혜초여행사와 미팅을 하고 수속을 밟으니 드디어 해외 고산 트레킹을 가는 실감이 난다.



밤 8시가 넘어 이륙한 비행기는 현지시간으로 10시반에 성도국제공항에 도착!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1박을 한다.

이곳은 조명이 어둡다는 가이드의 말이 100% 실감나게 호텔방이 어둡다.

마치 촛불을 켜놓은듯...

난방을 하지 않아 추운 객실에서 걱정스런 무릅을 맨소래담을 듬뿍 발라 마사지하고 잠을 청한다.

새벽 일찍 다시 공항으로 가서 여강으로 이동을 해야 해서 잠을 잘수 있는 시간은 3~4시간이 전부다.

국내선을 타고 1시간 15분을 비행하여 여강공항으로 이동한다.

여강공항에서 내려 마주한 풍경, 조금은 실감이 난다.



현지가이드 미팅 후 바로 호도협 트레킹의 시작점인 교두진으로 향한다.

바로 눈앞에 옥룡설산이 보이는듯 하지만 2시간 걸려야 도착 할 수 있다.

잠시 내린 휴게소, 아 여기가 중국이구나 실감이 난다.

특히 화장실은 ㅎㅎ 진짜 중국을 실감나게한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나시족들의 전통가옥도 보이고 생각보다 높은 산을 넘어 옥룡설산으로 향한다.

중국의 55개 민족중 25 25개의 소수민족이 있는 원난성이 생활상도 다양 할 수 밖에 없다.















교두진 나시객잔에서 처음으로 중국현지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원래 현지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이라... 큰 걱정 없이 잘 먹는다.

미니밴으로 갈아타고 트레킹의 시작점으로 향한다.

2,000m가 넘는 고도에 올라서니 눈앞에 옥룡설산이 피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이 말문을 막는다.





눈앞에 마주한 차마고도, 그리고 옥룡설산

2,670m로 향하는 28밴드길은 생각보다 가뿐 숨을 요구하지만 이렇게 기분 좋은 산행이 있었던가?

28번을 지그재그로 약 1시간 30분을 걸어 올라서 2,670m로 올라선다.





호도협 입구는 고속철도 교량 건설과 고속도로 교량 건설이 한창중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장이 아닌가 싶다.

공산당이니 좋은 점도 있을듯 싶다.

우리나라는 민원이 헌법위에 있어 작은 공사하나 하기도 쉽지 않은데 

중국은 정부가 내린 결정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니 쉽게 공사진행이 가능하다.












28밴드에 올라서니 호도협의 계곡물이 아득히 내려다 보인다.

계곡물에서 이곳까지는 대략 700m의 표고차이니 호도협의 고도도 한라산보다 높은 2,000m를 흐르고 있는 것이다.









오늘 하룻밤을 묵어갈 차마객잔에 도착했다.

나시객잔을 떠난지 약 4시간이 소요되었고 28밴드를 지난지 2시간 30분이 지났다.

나시객잔에서 이곳까지는 약 7.5km이다.

차마객잔이 있는 마을은 호두나무가 곳곳에 있는데 호두는 이곳의 특산물중 하나라고 한다.







먼저 객잔의 옥상으로 올라간다. 차마객잔은 여러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식당 건물이 가장 아래에 있고 옥상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옥룡설산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기분! 어떡해 표현하고 어떡해 감당해야지?



숙소를 배정 받고 방으로 들어서며 깜짝 놀란다.

문을 열자마자 바로 더블 침대가 보인다.

위도가 낮아 한겨울이 그리 춥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별도의 난방은 하지 않으니 방이 썰렁함을 넘어서 춥다.

온수를 한참 틀어 놓아도 나오지 않아 포트에 물을 데워 씻으려고 준비를 했더니 그제서야 따뜻한 물이 나온다.

수압은 맘에 들지 않지만 제법 샤워를 할만하다.



차마객잔의 저녁은 오골계백숙이다.

우리처럼 약재를 넣는 것은 아니지만 백숙이니 입맛을 논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하루를 같이 지내며 일행들이 가까워져 소주잔을 부딪히니 친구가 따로 없다.

이번 트레킹의 가장 큰 형님은 우리나라 나이로 70이 넘으셨고 공무원을 정년 퇴직하신 완도에서 오신 둘째 형님은 65세다.

두분다 여러차례의 해외 원정 경험이 있으신분들, 이분들의 경험담을 듣는것도 재미가 있다.





새벽에 일어나서 밖을 내다보았을때는 별이 보였는데 하늘은 아쉽게도 구름이 가득하다.

아침을 먹고 나도 출입구와 주방 입구에 흔적을 남겨본다.

다음에 올때는 매직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어젯밤에도 맨소래담으로 무릅을 정성껏 마사지한탓인지 생각보다 무릅컨디션이 좋아 다행이다.

또다시 오늘 일정을 시작하기전에 무릅을 정성껏 마사지하녀 부탁한다.

무릅아! 제발 어제처럼 얌전히 나를 도와주렴





이번 트레킹 첫번째 단체사진이다.

아침을 먹고 호도협으로 출발하기전에 단체사진 한 장 남긴다.

다양한 연령층에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게 된다.



산은 사람의 벽을 허무는 재주를 가졌다.

어제 처음 만났지만 친구가 된 김해에서 온 친구와 사진을 남긴다.

조기축구회장으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데 산에 미친 아내의 손에 끌려 왔다고^^













차마고도(茶馬古道, Ancient Tea Route/Southern Silk Road)를 걸으며 생각나는 것은

사람이 사는 방법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이다.

2,000m가 넘는 고산에도 여기저기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만의 방법만으로 삶을 이어간다.

















차마고도(茶馬古道, Ancient Tea Route/Southern Silk Road)는 비단길보다 앞선 오래된 무역로이다

당나라의 공주가 티벳으로 시집을 가며 100가지의 씨앗을 가져 갔고 그 중에서메밀만 살아남았는데 

메밀차를 마신 티벳인들의 식생활이 개선되며 수명이 늘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원난성의 차가 티벳으로 팔렸고 돌아오는 길에 티벳에서 말을 들여왔다고 한다.

이들 상인들을  '마방(馬幇)'이라 불렀고 이들이 걷던 교약로를 차마고도라고 불렀다.

오늘 그 길을 내가 걷고 있다.









이곳 차마고도의 오지에도 문명이 밀려들고 있다.

호도협위로 도로가 개설되고 전기와 통신이 들어오고 마을 곳곳에 수도가 공급되며 발전의 속도를 높여 가고 있다.





차마객잔에서 약 1시가40분이 걸려 중도객잔에 도착한다.

중도객잔도 옥상을 전망대로 만들어 옥룡설산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우리는 중도객잔에서 잠시 들려 휴식을 취하지만 일정이 맞다면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는것도 좋을것 같다.















중도객잔에서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차마고도를 걷는다.

뒷편으로 보이는 하바설산은 간밤에 내린 눈이 쌓여 눈부신 설경을 보여준다.

아 밤새 덮여있던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모습을 들어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중도객잔에서 다시 30여분을 걸으면 관음폭포에 도착한다.

2,450m의 고도에 있는 관음폭포는 많은 수량은 아니지만 제법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관음폭포 주변은 차마고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절벽위의 길이 이어진다.



















관음폭포 주변의 길은 천길 낭떠리지의 절벽길이다.

관음폭포에서 호도협까지는 대략 500m, 진사강의 물소리가 여기까지 올라온다.







관음폭포에서 약 1시간을 걸어 내려가면 만나는 장선생객잔이 보인다.

차마고도의 마지막 일정이 장선생객잔에서 막을 내리게 된다.

끝없이 걸어도 좋을 차마고도의 트레킹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밀려든다.



그 아쉬움에 어제 오후부터 걸어온 차마고도를 돌아본다.

진사강이 흐르다 허바설산과 옥룡설산을 만나 협곡을 흐르며 세계적인 트레킹코스를 만들었다.

하루동안 걸어온 차마고도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잔선생객잔으로 내려서는 바위밑에 벌통이 누워있다.

어제 차마객잔에서 빵과 같이 나온 꿀이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꿀의 맛과는 차이가 있었는데 이곳의 벌통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누워 있다.



장선생객잔이 약 2,080m의 고도이니 500m를 내려서야 한다.

나뭇짐을 지고 내려오는 아빠와 함께 내려오는 9살의 예쁜 소녀를 보니 어릴적 생각이 난다.

마땅히 놀아줄 친구도 없으니 나무를 하러 가는 아빠를 따라 나섰나보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동그랗고 커다란 눈, 너무 예뻐 쵸큿릿을 좋아하냐고 물으니 베시시 웃음으로 대답한다.

쵸큿릿과 연양갱을 주니 더 활짝 웃는다.



마을로 내려서서 후미를 한참을 기다린다.

김해의 산악회에서 오신 단체분들이 너무 사진을 좋아하셔서 조금 늦는다.

어제와 오늘 걸어온 차마고도

2007년 KBS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는데 정말 한 번 걸어보고 싶었던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