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옥룡설산-생애 처음 4천미터를 오르다.

Edgar. Yun 2020. 1. 1. 11:13


여신동(4,060m)

내생애 처음으로 4천미터를 오른 뜻깊은 순간이다.

설산아구(4,260m)꺼지가 최초 목적이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여신동이 오늘 종착지가 되었다.



옥룡설산-생애처음 4천미터를 오르다.

일시 2019년 12월 29일 월요일



산에 쌓인 눈이 마치 한 마리의 은빛 용이 누워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옥룡설산은 

히말라야 산맥의 남단 끝 자락으로 샹그릴라에서 여강까지 길게 뻗어있다

해발 5595m로 중국 남단의 산 중 가장 높이 솟은 옥룡설산은 소수민족 중 하나인 나시족들이 성산으로 추앙하는 곳으로 

정상 등반은 금지되어 있어 최고봉은 선자두로 처녀봉이다. 

오늘 드디어 그 옥룡설산을 오른다.

물론 정상이 아니라 4,260m의 설산아구까지 오르게 된다.

여강고성의 화새호텔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버스에 올라 옥룡설산으로 향한다.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날씨는 매우 쌀쌀하지만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다.

환경구로 이동중 어제 저녁을 먹었던 한식당에서 현지 가이드와 표를 받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된다.

환경구가 가까워 오자 버스 창밖으로 아침햇살이 비추는 옥룡설산이 탄성을 불러온다.



서둘러 창문을 열고 카메라에 담는다.



우리나라의 일출이나 중국의 일출이 별반 다르지 않다.

짙은 오렌지 컬러의 아침햇살이 옥룡설산의 잠을 깨우고 말로 설명 할 수 없는 절경이 펼쳐진다.

나시족이 성산으로 추앙하는 이유를 알것 같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벌을 받아 갇혔다는 옥룡설산이다.

매표를 하고 셔틀버스로 다시 케이블카장이 있는 모우평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50여분을 이동한다.

날씨가 생각보다 매섭게 추워 물어보니 오늘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날이란다.











케이블카가 아니라 2인용 곤드라다.

마치 놀이동산에서 어린이들이 타는 곤드라같다는 생각이 든다.

탈때나 내릴때 조금만 잘못하면 사고가 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창문이 없어 그늘을 지날때는 매우 춥지만 옥룡설산을 깨끗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속도는 중국인들처럼 "만만디" 그자체다.























곤돌라에서 내려 산행을 준비한다.

해가 뜨니 매섭던 추위도 한 발 물러서서 산행하기 좋을 것 같다.























곤드라에서 내리면 고도는 3,500m가 된다.

3천5백미터에 펼쳐진 커다란 평원은 한라산의 선작지왓을 생각하게 한다.






어제부터 함께 술을 나누어 마신 팀원(?)들과 기념사진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곤도라장을 떠나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것은 라마교의 사찰이다.




올해 나이가 71세인, 이번 트레킹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분이다.

나도 이분처럼 70이 되어도 고산 트레킹이 가능할까?











오늘 옥룡설산을 함께할 현지 가이드들이다.

이름을 물어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평원의 곳곳에는 야크목장이 있다.

이곳 사람들에게 야크목장은 가치 있는 재산이라고 한다.












경사는 별로 없지만 처음으로 오르는 3천5백미터가 넘는 고도탓인지 제법 숨이 가쁘다.












3,650m의 산수갈림길에는 전나무등의 숲이 제법 멋진 모습이다.
















3,680m의 설산소옥에 도착하니 불을 피워놓고 점심을 준비중이다.

한참, 또 한참을 기다린다.

이미 일정보다 많은 시간이 지체되었는데... 난 4천미터 이상을 꼭 오르고 싶은데 조바심이 난다.





















자색 양파를 볶은 반찬과 감자볶음, 그리고 토마토와 계란볶음, 얼은 양배추볶음이 반찬이다.

별다른 양념이 없지만 누룽지와 제법 잘 어울린다.








점심을 먹고 서둘러 출발한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가이드는 2시가 되면 어디까지 올랐던 돌아서 내려와야 된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것은 아니지"

고산증을 걱정할 겨를없이 가이드를 바짝 따라 붙는다.
















이곳에서 설산아구로 올라갈팀과 파노라마코스로 내려갈 팀을 나눈다.

나는 당연히 설산아구로 향한다.

그런데 시간이...

가이드에게 요청하니 30분을 시간을 더 주겠다고 한다.















멋진 전나무 숲을 서둘러 오른다.

시간상 설산아구는 어려워도 4,060m인 여신동은 꼭 가고 싶다.

자꾸 시간을 보고 있는 가이드를 재촉하여 여신동으로 향한다.








드디어 4천미터가 넘는 여신동에 도착하니 오후 2시30분이다.

내생에 처음으로 4천미터를 넘겨 오른날로 영원히 기억될 그날이다.

설산아구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여기까지... 만족한다.








함께 오른 가이드와 기분좋은 기면사진을 남긴다.

에고 설산아구가 바로 코앞인데...












뒤이어 올라온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동안 난 발아래 펼쳐진 풍경에 빠져 넋을 놓고 있다.

시간관계상 오래 머물수 없어 서둘러 다시 내려선다.
















오늘 여신동에 함께 올랐던 일행들과...












곤드라장에 도착하여 아직 도착하지 못한 일행들을 기다린다.


호텔로 돌아오면서도 쉽게 진정되지 않는 감동의 하루였다.

이제 4천미터를 올랐으니 다음은 5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