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태백산 - 아들과 함께 10년만에 찾은 태백산의 설경

Edgar. Yun 2020. 2. 28. 20:16

장군봉에서거짓말처럼 안개가 순식간에 걷히고 건너편의 함백산과 비단봉이 조망되는 선물을 받는다.태백산에 주목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많은 산객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을까?

 

 

태백산 -  아들과 함께 10년만에 찿은 태백산의 설경

일시 2020년 2월 28일 금요일

코스 : 유일사매표소~장군봉~천제단~용정~백단사주차장

 

 

코로나19가 하룻밤이 지나면 상강초월의 확진자 수를 만들어 낸다.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은 가능하다면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지만 영업적인 방문을 하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업무도 한가해지고...

어젯밤까지 전국에 비와 눈이 내렸다니 산이나 가자!

올 처음 월차 휴가를 내고 아들을 꼬신다.

중학교때 마지막으로 산행을 같이 했으니 8년여를 함께하지 못했는데... 아들이 응답했다.

 

 

아들을 깨워 산행 준비를 한다.날씨가 쾌청하면 더 없이 좋으련만 전국에 비가 예보되어 있다.다행히 오늘 산행지인 태백산은 오후 늦은 시간에 눈이 예보되어 있으니 큰 문제가 없을듯하다.
산조차 잔설도 없더니 상동을 지나 화방재로 들어서니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기어조차 없는 유일사매표소에 주차를 하고 8:40분 산행을 시작한다.차에서 내리니 어휴~ 세찬 바람이 불어 제법 춥다.

 

유일사로 오르는 등로에 눈이 가득하여도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른다.올 겨울 처음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을 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설화가 이어지던 풍경은 유일사가 가까워지자 상고대로 변신한다.참나무 높은 곳에 자리를 잡은 겨우살이도 상고대로 치장을 하여 마치 까치집처럼 보인다.

 

 

 

 

 

유일사 삼거리 대피소에는 많은 새등이 찿아와 눈속에서 먹이를 찿고 있다.문뜩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눈이 많이 내렸던 어린 시절, 눈이 내리면 창애를 만들어 새 사냥으로 하루를 보냈었다.뱁새, 박새등이 주요 사냥 대상의 새였던것 같다.

 

정부에서 예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종교 단체와 비교가 된다. 코로나19는 사람도 차별하지 않고 종교도 차별하지 않는데... 아 어쩌란 말인가!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은 타인들에게 피해를 주라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이해 할 수 없는 그 들의 종교이다.

유일사에 들리지 못하는 아쉬움은 상고대가 달래준다.능선에 부는 세찬 바람이 가지가지마다 주렁주렁 상고대를 달아 놓은듯 하다.

 

 

 

오늘의 산행 파트너 해성이는 8년만의 산행이 버거운지 80먹은 노인네처럼 "세월아 내월아"그래도 불평없이 올라와주는 아들이 대견스럽고 고맙다.

 

 

 

 

 

 

 

 

 

 

 

 

 

 

 

 

 




 

잎이 많은 잣나무의 상고대가 유독 눈에 띤다.봄날에 어머니가 해주시던 쑥버무리같다는 생각에 잠시 어머니가 다녀가신다.

 

 

 

 

 

 

 

 

태백산에 주목이 없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 아닐까?

기억이 나지 않던 태백산이 주목을 만나면서 어렴품이 기억이 난다.

 

 

 

 

 

 

 

 

주목 바로 앞이 상고대는 상고대의 끝판을 보여준다.

파란 하늘이었으면 아마 인생 상고대가 되지 않았을까?

 

 

 

 

 

 

 

 

안개까지 밀려들어 아쉬움을 남기지만 그래도 잊지 못할 태백산의 상고대 풍경이다.

십년전의 태백산은 설경이었는데 이렇게 상고대가 아름다울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망경대삼거리의 상고대 풍경

안개까지 밀려들어와 상고대의 보석 같은 눈부심이 가려져 있어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내일 다시 와야 할까? ㅋㅋ

 

 

 

 

 

 

 

십년전의 기억이 온전히 소환되는 주목의 풍경이다.

그때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은 기억이 난다.

태백산을 찿는 산객이 이 주목을 사진으로 남기지 않는 산객은 없다.

 

 

 

 

짙은 안개를 원망하며 카메라를 가방에 넣다가 "아빠! 안개가 걷혔어" 아들의 외마디 비병같은 외침에 급히 다시 꺼내든다.

5초도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정말 거짓말처럼 안개가 걷히고 건너편의 풍경까지 보여준다.

 

 

 

 

 

 

 

 

 

 

 

 

 

 

 

 

다시 안개가 밀려들지 모르니 서둘러 셔터를 눌러댄다.

하늘까지 파랗다면... ㅎ 욕심은 끝이 없다.

그래도 오늘 아들과 함께 왔다고 태백이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태백산의 주봉 장군봉에서 나도... 아들도 인증샷

태백산국립공원의 최고봉은 아이러니컬하지만 함백산이지만 태백산의 주봉은 누가 뭐래도 장군봉이다.

 

 

 

안개가 걷히니 천제단으로 가는 길의 상고대도 빛을 발한다.

상고대로 유명한 덕유산과는 또다른 상고대의 풍경이다.

 

 

 

 

 

 

 

 

 

 

 

 

 

 

신라시대부터 하늘에 제를 올리던 천제단

겨울이면 산객들로 발을 딛기 어렵지만 오늘은 평일 탓인지 아들과 나뿐이다.

 

 

 

 

 

 

 

 

산객이 없는 천제단의 모습이 낯설지만 특이한 풍경이 오히려 맘에 든다.

십여년전에는 이곳에 라면 냄새 진동을 했는데...

 

 

 

 

 

 

 

 

하산은 단종비를 지나 망경사로... 망경사의 낙엽송 상고대가 멋지다.

지리산 바래봉의 낙엽송 상고대로 오늘 멋진 모습을 하고 있을까?

 

반재를 걸쳐 백단사로 내려서는 길은 차량 통행이 가능할 정도의 잘 닦여진 등로이다.

조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편함은 당근 좋다.

내리는 눈이 고개를 들면 코를 간지럽혀 고개를 들수 없어 고개를 숙이고 내려선다.

백단사주차장에서 유일사주차장까지는 2,2km

차의 눈을 치우고 계신 아주머리한테 길을 물으니 안쓰러운지 고맙게도 태워다주신다.

 

 

화방재를 내려서니 눈이 진눈깨비로 바뀌고 다시 비로 바뀐다.길옆에 있는 3대째 맷돌순두부집에서 점심을...3대째에 여러번 속았지만 이집은 꽤 괜찮은 집으로 추천 할 만하다.1인분이 7천원인 두부전골의 상차림이다.두부는 엄마가 해주시던 두부맛에 못미치지만 고추부각도 맘에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