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서락산-나 혼자 봄을 기다렸나보다.

Edgar. Yun 2020. 3. 8. 07:03


서락산 노루귀꽃

내가 가장 좋아하는 봄꽃 "노루귀꽃"이다.

올겨울 가뭄탓일까?

개체수도 너무 줄었고 꽃도 작고 초라하다.




서락산-나 혼자 봄을 기다렸나보다.

일시 2020년 3월 7일 토요일

코스 : 신흥사~흔들바위~울산바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남도의 봄축제가 모두 취소되었다.

지금쯤이면 매화축제가 한창인 광양 매화나무 아래에는 상춘객이 넘쳐나고

양산의 원동에도 바람에 날리는 꽃잎보다 사람의 발자국이 더 많을 때인데...

구례 산동산수유 축제도 결국 문을 걸어 잠그고 말았다.


중년의 우울함 치료제로 봄꽃만한 것이 있으랴!

남도로 갈수 없으니 서락의 봄꽃을 찿아간다.

지난주에 태백산의 상고대를 보고 일주일만에 봄꽃을 보러 남쪽도 아니고 더 북쪽에 있는 산을 가다니...?

블로그를 열어 작년 기록을 보니 3월 9일에 다녀온 기록이 있으니 별 문제 없을 것 같다.




케이블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통일대불상을 지나 신흥사로 향한다.

통일대불상앞에 덩그러니 혼자 서있으니 왠지 모를 슬픔이 밀려든다.

아무리 간절기의 서락이지만 이렇게 서락이 텅비어 있었던 적을 본적이 없는데 코로나19가 무섭기는 하나 보다.


서둘러 노루귀꽃을 찿지만 쉽게 눈에 띠지 않는다.

어떡해된 일이지?

노루귀꽃이 피는 전나무 밑을 한바퀴 돌아보지만 아주 작은 노루귀 몇송이만이 애처롭게 피었고

지천이던 현호색도 작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올겨울이 작년 겨울보다 더 추웠나?






작년에는 하얀꽃잎을 활짝 피워놓고 나를 기다리던 너도 바람꽃도 애처로운 모습으로 나를 맞고 있다.

나만 서둘러 봄을 기다렸을까?

내가 서두른다고 봄은 서둘러 오지 않는다는 것을 오십중반, 중년의 나이에도 미처 깨닫지 못한 걸까?

땅에 엎드려 있는 내가 혹시 아파서 쓰러진줄 알고 지나가던 사람이 "괜찮아요?" 당황스런 관심을 보인다.

지금 제가 괜찮아 보이세요?











신흥사 위쪽의 노루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개체수도 작년에 비해 비교도 안될만큼 줄었고 노루귀의 키도 너무 작다.

아쉬움에 한참을 서성이다가 몇컷에 담고는 울산바위로 향한다.

"그래 뭐  그래도 노루귀와 너도바람꽃, 그리고 현호색... 보았으니 되었지 뭐"











울산바위로 향하는 등로는 붉은 황토로 포장을 했다.

따뜻한 봄날에는 맨발로 걷는 사람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수로 없는 등로가 여름 폭우를 견딜지 걱정도 된다.






흔들바위도 홀로 아침을 맞고 있다.

문뜩 아주 그 옛날 자장율사는 어떡해 이런 곳을 찿아내고 이곳에서 수련을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없다.


















그래도 울산바위에 올라보니 몇몇의 산객들이 있다.

대학생 새내기로 보이는 2명의 아가씨가 "사진 찍어 드릴까요?" 말을 건넨다.

코로나19로 부탁하기도 힘이드는데...












바람 없는 자리에 앉아 사과안주로 맥주 한캔으로 갈증을 달래며 서락을 즐긴다.

할 수 없으니 더 생각나는것이겠지만 이곳에서 비박한번 하고 싶다.



혹시나 따뜻한 햇볓을 쬐면 노루귀꽃이 활짝 피지 않을까?

다시 찿은 노루귀 군락지에는 출사나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춘천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명동의 중앙시장에 있는 국수집을 찿는데 이씨~토요일과 일요일은 가게를 열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한 번 들려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닭갈비집에서 점심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