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북한산 - 만경대에서 맞는 행복한 아침

Edgar. Yun 2020. 2. 24. 02:05


백운대에서

어제까지도 미세 먼지가 가득했던 하늘이 눈이 부시게 파랗다.

코로나19탓인지 늘 가득했던 백운대가 텅 비버있으니 오늘은 나도 맘껏 호사를 누려본다.


북한산 -  만경대에서 맞는 행복한 아침

일시 2020년 2월 22일 일요일



코로나19의 상태가 장난이 아니다.

신천지교회가 슈퍼전파의 온상이 되어 버려 전국이 코로나19 확진 비상이다.

종교 활동도 좋지만 자제 할때는 자제해야지...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종교의 의미인지 모르겠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발칵 뒤집혔을때도 우리나라는 다른 세상처럼 조용했는데...

어제 친구 아들의 결혼식 참석도 할 수 없이 참석을 했지만 왠지 찜찜해서 조심하고 또 조심했었다.


새벽에 눈을 뜨니 5시가 넘어가고 있다.

지금 준비해서 떠나면 혹시 북한산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배낭을 챙겨 5:20, 출발을 한다.

잠깐 일출 시간을 검색을 하니 오늘의 일출시간이 7:10 정말 가능할까?




도선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6:20분이다.

서둘러 하루재를 오르며 돌아서보니 벌써 여명이 시작된것 같은데... 마음이 급하다.

최근의 산행속도와 비교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 빠른 속도지만 세월은 어쩔수 없다.

땀은 비오듯이 쏱아지고 호흡은 거칠어도 너무 거칠지만 쉬지 않고 걸어본다.

백운산장을 오르며 돌아보니 아직 해는 용마산을 넘어서지 않았으니 일출을 만날수 있는 희망이 있다.

위문에서 만경대를 오르는 길은 지난번 내린 눈이 얼어 붙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았더니 오르기 쉽지 않다.

그런데... 능선을 타고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결국 일출은 5분을 기다려주지 않고 야속하게 올라오는구나!








일출은 놓쳤지만 붉게 물든 북한산을 만나는 만경대의 풍경은 역시 명품이다.

10여명의 진사들이 일출을 놓친 나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힐긋힐긋 바라보지만 난 괜찮은데...





한참을 더 아침 풍광을 담으며 만경대를 거닐며 이른 아침의 바람을 맞는다.

흠뻑 젖은 옷때문인지 아니면 제법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탓인지 등짝이 서늘해진다.






이젠 노래방바위로 올라서서 백운대와 인수봉을 만난다.

백운대에는 10여명의 산객들이 북한산의 아침을 온전하게 맞고 있다.





만경대에서 바라보는 백운대와 인수봉의 아침 풍경은 늘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어떡해 저 멋진 암봉들을 이렇게 쉽게 만날수 있을까?

천만 서울시민들의 큰 행운이다.

운해라도 들어오는 날에는 죽음 그 자체다.



저 멀리 우이령 너머 오봉과 자운봉, 그리고 신선대도 붉은 햇살을 받으며 아침을 열고 있다.

올해는 오봉을 한 번 다녀오고 싶다.



백운대를 볼때마다 난 그런 생각을 한다.

아직까지 오르는 길이 없었다면 국립공원공단이 등로를 열고 시민들에게 개방할까?




이집트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를 닮은 바위를 바라보며 백운대를 오른다.

등로 곳곳에 빙벽이 생겨 발길을 잡는다.

백운대의 아침을 맞은 산객들은 벌써 내려서고 있다.





철난간은 마치 히말라야의 고산을 오르는듯하는 행복한 착각을 하게 한다.

다시 생각해도 지금이라면 등로를 만들지 못하게 할 것이 뻔하다.






악어새바위를 당겨서 담아두고...



숨은벽능선도 당겨서 담는다,



일출 마중을 끝낸 백운대는 코로나19의 영향인지 텅비어 있어 온전히 나를 위한 백운대가 되었다.

언제 이런날이 있었던가? 호사아닌 호사를 누린다.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만경대, 그리고 노적봉

멀리 북한산의 주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저 있다.

모처럼 미세먼지 없어 시원스러운 풍광을 조망 할 수 있다.



쉽게 다가갈수 없는 염초봉도 담아보고...



북한산의 들개 뉴스가 심심찮게 나오지만 백운대까지 들개가 올라오다니...

기를 자신이 없으면서...ㅊㅊ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코로나가 비상인 이 시국에 시위를 강행하는 그 인간들도 개보다 못하긴 매 일반이다.





비록 일출을 보진 못했지만 오늘 북한산 산행은 행복 가득했다.

채 3시간도 되지 않는 산행시간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