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북바위산-코로나19에게서 도망치다.

Edgar. Yun 2020. 4. 12. 19:34

 

북바위앞에서

 

북바위산-코로나19에게서 도망치다.

일시 : 2020411일 토요일

코스 : 물레방아휴게소~북바위~정상~뫼악동~채종원~물레방아휴게소

 

반갑다!

기쁘다!

2020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선거가 시작된 410일 너무 반가운 뉴스가 들려온다.

COVID19 감염 확진자가 27명을 줄어들었고 대구의 확진자가 31번 확진자 이후 처음으로 0명이었다고 한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지는 COVID19 PandemicManic에서는 벗어나지 않을까?

오랜만에 아내를 태우고 산으로 향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 종료되지 않아 조금 미안하고 마음이 불편하지만

더는 방콕교도서에서 지내다가 미쳐버릴 것 같으니 조심해서 산을 다녀올 생각이다.

 

월악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나 이름이 없었던 북바위산이 오늘 나의 도피처다.

산 중턱에 북을 닮은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 북바위산인데 고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산이다.

전설에 따르면 북바위는 월악영봉의 호령을 천하에 알리는 천고(天鼓)라고 한다.

월악영봉이 천하에 호령한다.

"코로나 너 이제 그만해라"

답답한 일상에 지쳐 비록 내가 코로나에게서 도망치지만

대면 접촉은 더 두려워 산객이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해서 고른 산, 북바위산이다.

새벽에 잠을 설쳐 너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TV를 보다가 설거지를 시작한다.

설거지의 딸그락 소리에 아내가 깨고 나의 최애 라면 콩나물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고 북바위산으로 향한다.

늦게 출발해서 교통혼잡을 걱정했는데 아직까지는 나빼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지켜지는지 생각보다 원활하다.

이곳의 벚꽃은 아직 봄을 떠나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횡재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사실 출발하면서 하늘을 보고 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흐리고 안개가 있냐고 투덜투덜했는데...

 

 

역시 벚꽃은 터널쯤 되어야 탄성을 불러 올 수 있다. 지금처럼...

얼마나 아름다운 봄인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본 2020의 봄이다.

어쩌면 봄이 속절없이 지나가도 우리의 일상은 곁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더 힘들게 한다.

 

 

아내와 함께 대학생일때 처음 만났던 월악산, 월악영봉이다.

얼마만에 이곳으로 돌아와서 영봉을 올려다보는지 모르겠다.

삼십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건만 변하는 것은 우리네 인생뿐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강산이 세번 변할 시간이지만 그래 아마 산에게 삼십년은 세월이 아니라 그냥 시간일거다.

 

 

물레방아휴게소에는 7~8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우리도 서둘러 준비를 하고 북바위산을 오른다.

산을 오를때마다 느끼지만 초반은 언제나 힘이든다.

평범한 등로를 조금 오르다 만난 흰진달래, 흰철죽은 가끔 산에서 만나지만 흰진달래를 만난것은 처음이라고 생각된다.

 

 

슬랩구간을 오르며 북한산이 생각난다.

월악산과 북한산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이 아니것 같다.

 

 

크게 볼거리는 없지만 암릉과 어울리는 소나무들을 보는 것은 행보이다.

매끈하게 치솟은 소나무도 멋지지만 암릉사이에서 질긴 생명을 이어가며 자라는 소나무도 그에 못지 않다.

 

 

처음만난 조망처에서 월악의 주봉들을 조망한다.

비록 파람 하늘이 아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언제 이렇게 월악의 주능선을 조망한적이 있었던가!

 

 

북을 닮은 바위?

아무리 이리저리보아도 내눈에는 북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니 쪼~~~끔 그렇게 보이기는 하지만 북이라고 하기에는 억지가 있다.

답답했는지 아내가 나에게 "이렇게 보면 북처럼 보이지 않아요?"라며 설명하지만 난 여전히 이정하기 어렵다.

북이면 어떻고 부채를 닮았으면 어떤가!

나같은 사람도 북바위라는 이름이 없었으면 찾아오지 않았을 북바위산이 아니던가!

 

 

암릉의 틈을 비집고 삶을 이어가고 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면 경이로움을 떠나 존경심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조금만 삶에 지치고 힘들어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데 소나무는 포기가 없다.

 

 

소나무사이에 피어난 진달래가 더 선분홍빛으로 보이는 등로를 지난다.

매화축제와 벚꽃축제는 이미 끝이났고 진달래축제도 코로나에 밀려 그냥 지나가고 있다.

 

 

설악의 용아장성에서 만났던 고래등바위와 별길에서 만났던 잠수함바위가 생각나는 바위를 지나

맥주 한모금으로 잠깐 휴식을 취한다.

오랜만에 함산하는 아내가 잘 따라오더니 조금 힘든지 자꾸 뒤쳐지니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북바위를 올라서면 세번을 작은 봉우리를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야 한다.

올라오는 동안 3쌍의 부부, 즉 6명을 만났으니 애초에 생각했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북바위산의 정상은 화려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조망이 좋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 앱을 깔아두었는데 아직 사용법을 숙지하지 않아 아쉽다.

주변의 산이름이 궁금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772m의 북바위산 정상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자리잡고 있다.

뫼악동방면의 산군들이 멋지게 조망되고 넓은 바위들이 있고 조망데크가 있어 한참을 머무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조망에 잃어버렸던 넋을 챙기고 조금 내려서서 다시 맥주 한 모금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아내가 몹씨 힘들어 하니 다시 돌아서서 내려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여

뫼악동으로 내려서서 산에서 내려다 보였던 임도를 따라 걸어 가기로 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길은 비탐방로여서 갈 수 없는 길이었고 뫼악동에서 택시를 불러 가야한다.

 

 

하산길에 만난 노랑제비꽃

지난주 탄천에서 만났던 흰제비꽃럼 자주 만나는 제비꽃은 아니다.

제비꽃의 종류가 70여가지라고 하니 제비꽃을 모두 만나기는 쉽지 않다.

노랑제비꽃의 꽃말이 "농촌의 행복"이라니 재미있다.

 

 

산에서 거의 다 내려와서 올라가는 젊은 국공직원을 만나 물레방아휴게소까지 거리를 물어본다.

나중에 알았지만 동상이몽이었다.

나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길을 물었는데 국공직원은 아마 뫼악동휴게소에서 가는 길을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나중에 알았지만 채종원이 있어 이길은 비탐방이었다.

 

 

맹견이 여러마리가 있는 민가를 지나 임도로 내려선다.

채종원 가운데에 있는 임도를 내려서다가 올해 처음 만난 각시붓꽃, 이렇게 반가울수가...

급히 무릅을 끓고 렌즈에 담는다.

와! 이렇게 벌써 깊은 봄이 와 있었구나!

 

 

다시 나를 흙바닥에 엎드리라고 얘기하는 꽃이 있으니 솜나물꽃이다.

봄에 한 번 피고 가을에 폐쇄화로 다시 한 번 피는 꽃이다.

이렇게 봄,가을에 두번 피면 쉽게 만나야하는데 그렇지가 않은 이유는 뭘까?

봄에 나는 어린잎은 나물로도 먹고 술도 담가먹는 솜나물꽃의 꽃말은 "발랄"이다.

 

 

채종원이 끝날때 임도도 같이 끝이난다.

좁은 등로를 내려서면 멋진 계곡이 여름 산행을 유혹한다.

비탐방이 문제지만...

 

 

물레방아휴게소로 들어서며 보니 출입금지 푯말이 있어 괜히 미안하게 한다.

정말 맑은 물이 흐르는 송계계곡, 여름이면 더 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 근처의 다리밑에 화사한 분홍빛으로 피어 있는 복사꽃

이곳 월악도 벚꽃은 떠나가고 복사꽃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너무도 깨끗한 화장실(음악도 좋은^^)에서 옷을 갈아 입고 청풍랜드로 향한다.

벚꽃축제는 코로나로 취소되고 내년에 만나자고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드라이브 스루" 벚꽃을 만나고 싶다.

 

 

삼십년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식당으로 들어가 늦은 점심을 먹는다.

아내는 연어회비빔밥, 난 올갱이 해장국!

왜 관광지의 음식은 한결같이 맛이 없고 주인들은 친절하지 않을까?

 

 

청풍랜드 가는길에 만난 월악에 반해서 차를 세우고 다시 렌즈에 담아본다.

멋진 놈은 뒷모습도 멋진가 보다.

봄이 오는 월악은... 역시 월악이다.

 

 

청풍의 벚꽃은 이미 그 화려함을 잃어 가고 있었다.

꽃잎이 질때 더 아름다운 꽃이라고는 하지만 피어날때의 화사함보다 더 아름답지는 않다.

이곳 저곳을 차로 한참을 돌다... 지쳐갈때쯤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