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0년 11월 21일
코스 : 주차장~쌍용폭포~도장산~헬기장~심원사
군자산을 가려던 계획은 104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도장산으로 바뀌었다.
비가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지만 수량이 늘어난 쌍용계곡의 쌍용폭포가 보고 싶고 비가 씻어낸 속리산의 주능선을 보고 싶다. 도장산은 속리산 한가닥이 뻗어내린것으로 청화산과 맞닿아 있으며 소백산맥 동사면의 백두대간 자락이다.
산의 모양새가 공자의 제자인 안자와 증자가 스승을 모시고 시립하는 것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예전에는 교통이 워낙 불편한 오지였지만 최근에는 BY에서는 100대 명산에 포함시키고 있다.
용추교를 건너면 간이화장실 근처로 7~8대의 차량이 주차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이 있는지 1대가 이미 주차되어 있고 잠시후 또 1대가 주차를 한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계곡 옆으로 난 너덜길을 따라 걸으면 가장 먼저 도장산의 수호신 같은 기암이 반겨준다. 거센 쌍용계곡의 물줄기도 어쩌지 못했는지 계곡의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다.
기암 위로 올라가면 초겨울 느낌이 물씬나는 쌍용계곡이 반겨준다. 작은 갈림길에 쌍용폭포 이정표가 있고 나무 계단이 있어 오르지만 그 뒤로는 길이 희미하다. 물론 쌍용폭포가 지천에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헤메기 쉽상이다. 쌍용계곡으로 내려오던 물은 물줄기가 두개로 갈라져 내리며 쌍용폭포라는 이름을 얻었다.
폭포에서 되돌아 나와 심원사로 향한다. 돌들이 지천인 폭좁은 임도(?)에는 비에 젖은 낙엽이 수북이 쌓여 꽤나 미끄럽다. 심원사 갈림길에서 우리는 좌측 사면의 등로를 선택해서 오른다. 한참을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면 능선에 올라서는데 이곳에서도 주능선에 올라서려면 한참을 올라야 한다.
주능선에 올라서자 바람이 세차게 불며 가을의 끝을 알려주고 답답했던 시계가 사라진다. 오늘 내려오는 길옆의 심원사가 아득히 보인다.
작은 바위뒤에서 바람을 피해 막걸리 한잔하고 다시 도장산으로 향한다.
메두사 같은 소나무가 가장 볼거리일정도로 눈에 띄는 경치는 없는... 그저 평범한 능선길이다.
그래도 능선을 조금 더 오르니 청화산이 가까이에서 조망되어 기분을 좋게 한다. 다음주에는 청화산을 다녀 올까?
도장산으로 착가했던 전위봉을 서너개 더 지나야 도장산 정상을 만날 수 있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정신을 빼놓고 자꾸 멀어지는 아내를 기다리기를 반복한다. 멋진 소나무 사이로 속리산의 주봉이 조망되면 마지막 오름이 기다리고 있다.
정상에 도착하여 아내를 기다리며 속리산을 조망한다.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저렇게 칙칙한 무채색의 속리산이 아닌 만추가 그려놓은 멋진 속리산을 보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내를 기다려 인증을 하고 헬기장 방향으로 내려선다. 정상 부위는 자리도 별로 없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 점심을 먹기에는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다. 한참을 내려서니 속리산이 제대로 조망되는 멋진 자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속리산이 설악산보다 더 행복 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도장산도 그렇고 도명산, 낙영산, 청화산, 백화산.... 수많은 산들이 속리산을 바라보고 있다.
헬기장을 지나 내려서면 청화산이 지척에서 손짓한다. 아직은 나에게도 미답지인 청화산이기에 조만간 오를 생각이다.
낙엽에 미끄러진 아내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시 도장산을 찾는다면 화북초등학교에서 올라오는 등로를 선택 할 것 같다. 심원사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것은 원점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이지 그 이상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고약한 개짖는 소리에 심원사는 패스하고 심원폭포로 내려가서 사진을 담는다. 음기가 느껴지는 심원폭포, 수량이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속리산이 설악산보다 더 행복 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도장산도 그렇고 도명산, 낙영산, 청화산, 백화산.... 수많은 산들이 속리산을 바라보고 있다. 어떤 산이 이렇게 많은 산의 바라기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나도 그러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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