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드디어 속리산에 들다!
일시 : 2020년 12월 12일 토요일
코스 : 화북~문장대~입석대~오송폭포~장각폭포
올봄 도명산을 시작으로 낙영산... 도장봉, 그리고 지난주 청화산 등 속리산바라기 산들을 여러 차례 올랐었다. 그 산들을 오를때 마다 아내는 문장대를 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니 오늘 드디어(?) 속리산 문장대로 향한다. 법주사에서 문장대를 오르면 좋지만 지난주 청화산을 다녀오며 너무 힘들어 했던 아내에게는 짧은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옳은것으로 생각되어 화북에서 오르기로 한다.
차를 몰고 영통을 지나며 하늘을 보니 여명이 밝아오는 하늘에 걸려 있는 금믐달이 너무 예뻐 카메라를 찾으니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다.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어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차를 돌려 집으로 가며 둘째에게 찾아보라고 하고 집에 도착해서 찾아봐도 카매라가방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딜있지? 분명히 아침에 배낭옆에 두었었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다시 차에 와서 찾아보니 이런 뒷좌석에서 떨어져 앞시트 밑에 카메라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놓여져 있다.
다시 차를 돌려 화북으로 향한다. 이제는 괴산과 문경을 가는 길이 낯설지 않다. 아내는 마치 시댁에 가는 기분이란다. 지난주 청화산 산행은 첫눈을 뿌려주기는 했지만 눈이 몰고온 안개 때문에 속리산의 파노라마 같은 주능선을 제대로 조망 할 수 없었는데 오늘은 어떨까? 일기예보는 오전은 말그대로 쾌청이 예보되어 있는데... 쾌청해서 그동안 올랐던 속리산바라기 산 들을 모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하며 속리산을 바라본다. 7년전에 왔었나? 오랜만에 바라보는 속리산의 칠형제 능선이 오늘은 더 멋져 보인다. 코로나19가 더 기승을 부려 사실 속리산을 산행지로 선택하며 많이 망설였는데 그래도 주차장 이곳 저곳이 비어 있으니 다행이다.
천천히 아내와 함께 문장대를 향해 오른다. 좌측의 칠형제능선에서는 파도소리같은 바람소리가 불어오지만 계곡을 따라 오르는 등로는 삼월의 봄날같은 느낌이다. 지난주 청화산 산행할때의 기온이 -7였는데 오늘은 영상이니 봄날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르겠다. 청화사이 조명되는 조망처에서 잠시 쉬어간다.
기암이 멋지다. 산행을 하면서 이런 멋진 풍경이 있으면 더 없이 좋은 이유는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하고...
이젠 제법 청화산이 가까이 다가와 인사를 한다. 그냥 산이름만 알고 바라보는 것과 이렇게 오르고 나서 바라보는 느낌은 달라도 너무 다른 느낌이다. 문장대에 올라서 속리산 바라기산들을 봐라보면 분명 더 반가울거다. 그동안 오랐던 도명산, 낙영산, 막장봉, 칠보산... 한눈에 들어올까?
아직은 가을인줄 알았는데 꽁꽁 얼어있는 계곡을 보니 한겨울임을 실감한다.
문장대에 오르니 아까 지나갔던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이 넓은 바위에 둘러 앉아 시끄럽다. 관리공단 직원들도 걱정이 되는지 사무실에서 나와 자꾸 쳐다본다. 우리를 지나쳐 올라가는 그들의 배낭에는 "참좋은..들"이란 패찰이 배낭에 달려있었고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노마스크, 그들에게 코로나19는 조금의 걱정도 없는듯하다. 올라오다 뉴스를 보니 오늘 확진자가 950명이었는데 몇시간을 버스를 타고 와서 저렇게 같이 앉아 큰소리로 떠들며 식사해도 괞찮은걸까? 내가 저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기는 한 걸까?
아내가 오매불망 오고 싶어했던 문장대에 도착했다. 다행히 단체 산행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적은 산객들만 있어 조금은 걱정을 덜어낸다. 보통때면 줄이 길게 늘어섰을 문장대 표시석에서도 기다림 없이 사진에 담을수 있었다.
큰 암석이 하늘 높이 치솟아 흰 구름과 맞닿은 듯한 절경을 이루고 있어 운장대(雲藏臺)라고도 불리는 1,054m의 문장대다. 물론 표시석은 문장대 바로 아래의 공터에 있으니 1,054m는 아니고 속리산의 주봉은 아니지만 주봉인 천황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오르는 곳이다.
큰 암석이 하늘 높이 치솟아 흰 구름과 맞닿은 듯한 절경을 이루고 있어 운장대(雲藏臺)라고도 불리는 1,054m의 문장대다. 물론 표시석은 문장대 바로 아래의 공터에 있으니 1,054m는 아니고 속리산의 주봉은 아니지만 주봉인 천황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오르는 곳이다.
문장대를 오름다가 멈춰서서 우측을 바라보면 속리산의 칠형제봉이 혹시 속리산의 속살이 보일까봐 도장산을 가리고 서 있다. 암벽 사이에 있는 털진달래가 피어나고 신록의 꽃이 피어나면 무릉도원이 될 수 있을까?
청화산이 바로 암벽 건너편에 있어 뛰어 내리면 청화산을 밣을듯하다. 문뜩 설악산 용화장성릉의 개구멍이 생각난다.
문장대 계단 중간에 있는 석천사이에서 한참을 머물며 사진으로 담아본다. 석천수가 있다는 곳이 이곳일까?
암릉사이를 걸어 나오면 법주사 방향의 산그리메가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져있다.
1,033m의 문장대에 오르면 1,055m의 천황봉과 비로봉(1,032m), 문장대(1,033m), 관음봉(982m), 입석대는 물론이고
문장대에 오른다. 서너명의 산객만 있을뿐이다. 그리고는 세찬바람이 문장대를 휘돌아 나간다. 1,033m의 문장대에 오르면 1,055m의 천황봉과 비로봉(1,032m), 문장대(1,033m), 입석대가 그림같은 파노라마의 절경을 펼쳐 놓고 구 뒤로 구병산이 어렴풋이 보인다. 한때 충북알프스 종주가 유행했던적이 있는데...
관음봉(982m)과 묘봉이 늘어서 있는 북쪽 능선을 바라보면 저멀리 낙영산, 도명산, 백악산 등의 속리산 바라기산들이 반가운 모습이다. 문장대에서 관음봉 구간도 비법전탐방로, 대간팀들의 애를 태우는 구간이다.
조선시대 세조가 복천에서 목욕하고, 이곳 석천의 감로수를 마시면서 치명할 때 문무 시종과 더불어 날마다 대상에서 시를 읊었다하여 문장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문장대를 세번 오르면 극락에 간다는 속설이 전해진다니 나는 아마도 극락에 가지 않을까?
동영상으로 속리산과 그 주변 산들을 담고 싶었지만 바람소리가 너무 거슬려 포기하고 문장대를 내려선다.
이곳에서 하산을 계획했는데 컨디션이 좋다며 아내가 욕심을 내서 입석대로 향한다. 입석대에 가면 다시 신선대를 가고 싶고 신선대를 가면 천황봉을 가고 싶을텐데 어찌 속리산을 와서 속세의 욕심을 내는지...
입석대 가는길 중간, 양지바른곳에 자리를 잡고 간단한 점심을 먹는다. 군만두에 마걸리 한잔! 욕심을 접고 아내를 돌려세워 다시 화북으로 향한다. 아쉬움이야 다시 오면 되는것 아닌가?
道不遠人人遠道, 山非離俗俗離山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도를 멀리 하고
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으나
속세는 산을 떠나는구나"
신랑 헌강왕 때 고운 최치원이 속리산에 와서 남긴 시처럼 염치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이 살면서 염치(廉恥)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야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
속리산의 대표적인 폭포인 오송폭포이다. 신선대에서 발원한 계류가 10m의 높이에서 5단으로 떨어지는 폭포로서 이 일대의 계곡을 시어동(侍御洞)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세조가 이곳을 찾았을때 하늘로 칡넝쿨이 솟아 행차가 편하도록 하였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역시 아쉬운 것은 수량으로 갈수기를 감안해도 너무 적은 수량이다.
자차를 이용하면 불편한 것도 많지만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러번 속리산에 오면서도 가보지 못했던 장각폭포를 찾는다. 화북에서 아주 가까운곳에 있어 쉽게 갈 수 있는 폭포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금란정에 다가가니 초로의 노인이 정자를 청소하다가 다가와 금란정을 소개반 자랑반... 70여년전 8명이 모여 세웠는데 그 후손이 600여명, 교수도 6명에 안경협회 회장도 그 후손이란다. 기둥은 대추나무이니 만져보라고...
금란정 밑으로 내려가 폭포를 보니 갈수기인데도 제법 규모를 자랑하고 노송과 어우러진 금란정이 멋진 모습이다. 한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러 찾을 것 같다.
청소년수련장 옆의 국도 소나무가 너무 멋져 차를 세우고 내려서 사진에 담아본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에 보면 더 멋진 풍광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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