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용문산 백운봉-안개가 야속하다.

Edgar. Yun 2020. 12. 27. 11:26

용문산 백운봉-안개가 야속하다.

일시 : 2020년 12월 26일 토요일

 

어젯밤에는 둘째의 요청에 따라 보드게임을 즐기다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시계는 평소보다 아주(?) 늦은 7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백악산이나 군자산을 갈 계획이었으나 늦잠 탓에 산행지를 가까운 거리의 용문산 백운봉으로 바꾸고 9시가 넘어 출발을 한다. 도로는 코로나가 연일 1천명을 넘긴탓인지 평소보다 차량이 적었는데 곤지암부근의 사고로 한동안 정체되어 10시30분이 되어서야 용문산 자연휴양림에 주차를 한다. 자연휴야림은 휴관중이어서 주차를 쉽게 할 수 있었다. 휴양림을 올라오는 길에 바라본 마을은 1~2년전보다 전원주택인지,별장인지 모르는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10~11시 사이에 눈이 예보되어 있는데 눈은 올것 같지 않지만 하늘은 온통 찌뿌리고 있어 파란 하늘을 조망하기는 어려울것 같다. 백운봉 정상에서 마주하는 조망은 명품조망인데 오르는 동안 안개가 걷혀 오늘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은 계곡은 곳곳이 얼어 붙어 있어 근래의 맹추위를 증명하고 있다. 오늘은 아침 기온이 영하 4~5도의 기온이지만 낮에는 영상까지 오르니 포근해서 산행하기는 좋지만 이런 날 좋은 조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도처일까? 기도처만 아니라면 텐트 2동은 족히 칠수 있는 비박으로 꽤 괜찮은 자리가 아닐까 싶다. 옆에 작은 계곡도 있고 들머리에서 가까우니 박지로 나쁘지 않아 보인다.

 

자연휴양림을 지나면 제법 가파른 등로가 이어지고 바닥은 돌길이다. 아직은 눈이 쌓여 있지 않고 곳곳에는 계단이 최근에 설치되어 있어 생각보다 힘이 들지 않는다. 계곡이라서 그럴까? 등로 주변에는 물푸레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물푸레나무 군락은 백년약수까지 이어진다. 백년약수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백운봉으로 향한다. 능선에 올라서니 제법 바람이 불어 쌀쌀함을 느끼게 하는데 짙게 낀 안개나 걷어 갔으면 좋겠다. 아내는 2주만의 산행탓인지 그 어느때보다 느림보 걸음을 옮긴다. 아내와 함께 등산을 하면서 속도는 포기한지 오래되었지만 오늘은 더 느린 속도로 애를 태운다. 이문세의 "오늘 하루"를 들으며 타는 속을 달래는데... 노랫말이 오늘 조망을 애타게 기다리는 나를 노래 하는 듯 하다.

 

 

정상에 올라서니 5~6명의 산객이 데크에서 식사를 마치고 정리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을 피해 데크 아래,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 우리도 점심을 준비한다. 마을 입구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삼각 김밥을 사서 전자렌인지에 덮혔는데 아직 온기가 남아 있어 좋다. 바람 한점 없는 자리에서 막걸리를 곁들여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은 자리에서 한 발 물러서서... 안갯속의 연수리가 안타깝지만 일기는 나의 능력이 아니니 어쩔 수 가 없다.

 

 

 

 

점심을 먹고 데크로 올라서니 아무도 없다. 정상석에서 맘껏 사진을 찍어도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으니 이 얼마나 축복인가! 940m의 높이에 거침없는 조망, 백운봉은 지근거리의 명산이다. 예전에 가족들과 오른 기억도 있고 혼자 용문사에서 가섭봉을 오른뒤 장군봉과 함왕봉을 걸쳐 이곳 백운봉에 온적도 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백혈병을 앓고 있던 친구의 건강을 위해 용문산을 종주 한 적도 있는 백운봉이다.

 

 

 

양평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안개는 변함이 없다.

 

 

 

조망의 아쉬움을 남기고 백운봉을 내려선다. 백년 약수밑에서 마난 6~7명의 젊은 비박커들을 만나니 부러움이 끝이 없다. 그런데 백운봉에 6~7동의 싸이트 구축이 가능할까? ㅎㅎ 내가 거정 할 일이 아닌데... 부러우니까 그냥 걱정도 하는거지 뭐!

 

다시 자연휴양림으로 돌아와서 뒤돌아보니 하늘은 잉크빛 뚝뚝 떨어지는 파란빛이다. 언젠가 파란 하늘일때 다시 오라는 백운봉의 인사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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