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성여행

Edgar. Yun 2021. 2. 12. 06:16

고성으로 귀향하다!

일시 : 2021년 2월 11일 목요일

코로나가 일 년 넘게 물러서지 않고 기승을 부리며 우리네 일상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내일이면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설이지만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시행할 정도로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 단연히 설 차례도 지낼 수가 없고 처갓집 방문도 할 수 없다. 춘천 산소 성묘도 형제들이 각자 시간을 내어 따로 갈 수밖에 없다. 언제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7시가 넘어서 출발했는데도 고속도로는 생각보다 교통 흐름이 나쁘지 않다. 기분이 좋아야 되는건지... 싫어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산소에 들려 만두 떡국을 끓여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고 아침을 먹는다. 늦은 설날이라서 그럴까? 바람이 그렇게 차지 않아 마치 이른 봄날의 아침 같다.

 

 

아침을 먹고 떠나는 고성 여행, 답답함을 털어버리려고 출발을 하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워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강릉과 속초는 패스다. 막내가 없어 허전하고 아쉽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이 떠나는 여행이 즐겁다. 우리 가족의 첫 번째 여행지는 소노캄 델피노이다. 미시령 고개를 넘어서면 좌측에 있는 리조트로 대명리조트에서 이름을 바꿔달았는데 설악산의 울산바위와 상봉, 그리고 신선봉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주차를 하고 전망대에 오른다. 약간의 박무가 있기는 하지만 봄날에 이정도의 조망 좋은 날씨를 만나기도 쉽지 않으니 제대로 설악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울산 바위를 만나는 방법과 장소는 여러 곳이 있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울산바위가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눈 덮인 울산바위는 아니지만 골프장을 품은 울산바위는 명불허전의 풍광이다.

 

 

달마봉 그 뒤로 대청봉과 공룡능선이 그리움처럼 다가선다. 울산바위와 황철령, 그리고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설악산의 능선도 나를 부르는듯하다. 또 다른 울산바위 조망대인 성인 대도 금강산 제일봉 상봉에 기대어 있고 신선봉도 바로 눈앞에 있다.

 

 

 

 

언제나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시커먼스 세여자^^ 첫 여행지가 맘에 들었는지 사진을 연신 찍고 동영상에 담아둔다.

 

 

 

전망대 커피숍옆에 있는 별을 따는 소녀는 진짜 별을 땄을까? 내가 따고 싶었던 어릴 적 별은 어디로 어디로 갔을까?

 

 

기분 좋아하는 아내와 딸들을 태우고 소노캄 델피노를 떠난다. 코로나가 물러가면 가족들과 함께 꼭 이곳으로 여행을 오겠다는 다짐을 하며 고성의 바다로 향한다.

 

 

국도를 달리다가 바닷가로 들어서면 아주 작은 포구 아야진항을 만나게 된다. 아야진은 원래 대야진이라고 하였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큰大'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아야진으로 바뀌었다는 유래가 있는 작은 항구다.

 

 

 

아야진 항구를 돌아서면 갯바위가 아주 인상적인 아야진해변이 기다리고 있다. 제주도의 해변과 오버랩이 되는 아야진 해변은 갯바위와 물이 맑아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데 오늘은 갯바위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아야진 갯바위에 간밤에 별이 떨어졌나보다. 이곳저곳에 떨어진 별들이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한다.

 

 

문암 해변과 교암 해변 사이에 있는 능파대는 해안에 발달한 타포니(곰보바위)가 이색적인 풍광으로 안내를 한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찾았는데 고성 여행에서 빼면 안 되는 명소가 아닌가 싶다. 고성 8경에도 들지 못했지만 이색적인 풍광은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바위틈에는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이른 봄의 햇살을 받으며 낮잠을 자고 있다. 낮잠을 자던 고양이들은 낯선 방문객의 부름에 고개를 들어 방문자를 찾더니 눈을 껌뻑이며 응시한다. 우씨 왜 낮잠을 깨우는 거냥!

 

 

 

 

장군봉의 해골바위도 떠오르고 마이산도 떠오르게 하는 해골바위에 안겨 사진도 남겨본다. 

 

 

능파대 너머로 이름처럼 하얀 백도해변이 이어진다. 여름에 이곳으로 여행을 와서 해수욕도 하고 낚시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신선봉 도원능선에서 흘러내려 도원저수지에서 잠시 멈춰섰던 시원한 계곡이 흘러드니 더더욱 좋을것 같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토송면을 바라본다. 교암 해변을 지나 아야진 해변으로 이어지니 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기 좋은 명소가 아닐까 싶다. 

 

 

 

차를 몰아 송지호 해변으로 향한다. 르네 블루 바이 워커힐호텔 옆에 있는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변을 걷는다. 잡석들이 썩여 있는 해변에 실망하려 하는 순간 화진포해변의 성분과 같다는 아주 고운 백사장이 반겨준다. 무인도가 있어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백사장의 형태가 만들어진 것 같다.

 

 

윤슬이 눈부시다. 백사와 물결이 오후 햇살에 눈이 부시게 반짝이고 해변을 걷는다. 큰딸 솔비가 알려준 윤슬이라는 단어가 너무 예뻐 오늘 이풍광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공현진항을 찾았지만 어판장과 회를 파는 시장 말고는 별로 볼거리가 없다. 회를 좋아하는 사함 들이라면 한 번 찾아가도 좋을 듯하다. 다시 차를 돌려 르네 블루 바이 워커힐호텔에 있는 샌드 스케치 커피숍으로 향한다. 송지 해수욕장해수욕장 북쪽 500m 거리에 위치한 송지호에 잠깐 들리는데 철새들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코로나 방역으로 휴관이라 아쉽다. 걸어서 호수로 다가가지만 겨울철 철새인 고니의 도래지로 유명한데 고니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르네 블루 바이 워커힐호텔에 있는 샌드 스케치 커피숍으로 돌아왔다. 나와 아내는 아메리카노, 큰딸 솔비는 라테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는다. 운 좋게 창가 테이블에 앉아 해변을 바라보니 멍 때리기 최적의 장소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5 천우 너이라 비싸다고 했더니 아내와 솔비는 비싸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내가 너무 올드한가?

달콤한 케이크와 쌉쌀한 아메리카노,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오후 5시가 되어 집으로 향한다. 내비에서 가리키는 도착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다. 늦은 시간의 귀가로 교통체증을 걱정했는데 평소 주말보다 교통 소통이 더 좋은가 보다. 예전 같으면 미시령을 너머 인제로 가리킬 내비는 이곳까지 개통된 고속도로를 추천하고 있다. 오전에 들렸던 소노캄 델피노를 지나간다. 울산바위도 소노캄 델피노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 이곳에서 역과 으로 바라보는 설악산을 좋아한다. 수도 없이 찾았던 설악산이지만 그동안 보아왔던 설악산과는 또다는 설악산이라 너무도 반갑다. 외설악의 등대, 세존봉도 보이고 공룡능선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아내도 차에서 내려 연신 사진을 담아낸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쉽게 볼 수 없는 풍광이니 어찌 그냥 칠 수 있을까? 문뜩 올해는 청대산에 올라 설악산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곡사의 봄  (0) 2021.04.04
개나리가 피었다!  (0) 2021.03.03
자가격리  (0) 2021.01.26
정족산성과 교동 대룡시장에 다녀오다!  (0) 2021.01.17
전곡항, 그리고 제부도  (0) 202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