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가격리

Edgar. Yun 2021. 1. 26. 12:28

이제 48시간 남았다!

 

월요일 저녁

막 퇴근해서 옷을 갈아입고 한숨 돌리려는데 핸드폰의 벨이 울린다.

누구지?

모르는 전화번호에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는다. 

지난주 금요일에 미금동 소재의 "OOOOO"에 다녀 오셨지요?

네!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서 자가격리하셔야 됩니다.

네? 전 마스크를 1초도 벚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자가격리 하셔야 됩니다.

이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야!

놀라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바로 안방에 격리된다.

담당 공무원이 보내준 자가격리앱을 깔았다.

 

그 다음날 오전에 수지보건소에 가서 검체를 한다.

수지보건소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검체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서류를 작성한다.

주변의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는지 

어린이와 함께온 젊은 부부들로 어수선한데 무서운지 한 아이는 목이 터져라 울어댄다.

 

오후에는 택배로 격리통지서가 배달되었다.

격리기간 2021-01-18~2021~01~28 낮 12시

입원 또는 격리 조치를 위반한 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9조의3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내가 죄를 지은것도 아닌데 협박문이 눈에 거슬린다.

 

기침만 한 번 나와도 혹시... 체온이 0.2도만 올라가도 혹시... 근육통이 조금만 있어도 혹시...

 

구호물품(?)이 도착했다.

컵라면도 있고 생수도 2통이나 있고... 햇반도 있고 통조림도 있다.

 

노트북을 켜 놓고 재택 근무라고 생각하고 업무를 한다.

오전 10시와 오후 8시에 하는 자가진단이 1초만 늦어도 핸드폰이 경고음을 낸다.

핸드폰을 2시간 넘게 만지지 않았더니 요란한 경고음으로 사람을 놀라게 한다.

기분 더럽다.

 

창문 넘어로 때이른 봄햇살이 밀려들더니

홍릉수목원의 복수초 개화소식과 부산 유엔공원의 홍매화 서식이 뉴스에 나온다.

 

이제 47시간 33분 남았다.

자유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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